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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사리에 밀린 첼시 안토니오 콘테, 한국 사령탑으로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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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사리에 밀린 첼시 안토니오 콘테, 한국 사령탑으로 가능성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7.1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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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첼시가 안토니오(49)를 대신해 마우리시오 사리(59)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팀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으로 이끌었던 콘테는 한 시즌 만에 그 대우가 180도 달라졌다. 갈 곳을 잃은 콘테가 새 감독을 찾고 있는 한국 축구 대표팀을 맡게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유벤투스와 이탈리아를 이끌었던 콘테는 2016년 첼시의 지휘봉을 잡는다. 스리백 시스템을 첼시에 입혔고 이를 바탕으로 첼시는 강력한 수비와 역습을 펼치며 직전 싲느 10위까지 추락했던 첼시에 다시 챔피언 트로피를 안긴다. 이후 그의 영향으로 EPL에 스리백 바람이 불기도 했다.

 

 

그러나 첼시에서 2번째 시즌은 좋지 못했다. 선수와 불화가 나왔다. 공격수 디에고 코스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문자 논란까지 일으켰고 결국 그는 친정팀으로 돌아갔다. 이어 운영진과도 마찰을 빚었다. 그의 불같은 성격이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리 감독은 나폴리를 이끌던 감독으로 첼시와 3년 계약을 맺었다. 나폴 리가 최근 3시즌 동안 이탈리아 세리에A 준우승을 2차례나 차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불같은 성격을 문제로 삼기는 해도 콘테의 자질을 의심하는 이는 드물다. 새 축구 감독을 물색하고 있는 한국으로서 콘테는 욕심나는 인물임에 틀림없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감독선임위원장은 새 감독의 조건으로 대륙간컵이나 빅리그 우승 경험이 있고 한국 축구의 철학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꼽았다.

콘테는 이 조건에서 어긋남이 없는 인물이다. 첼시와 유벤투스에서 각각 세리에A와 EPL 우승컵을 들었다. 하락기에 있던 이탈리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에서 벨기에, 스페인 등을 꺾었고 8강에서 세계최강 독일에 선전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독일은 승부차기로 가까스로 4강에 진출했다.

한 때 지적받았던 대표팀 선수들의 해이해진 정신력 문제 등도 콘테라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는 스타일이다. 로테이션을 잘 돌리지 않아 대표팀에서 잦은 실험 없이 안정적인 운영을 펼칠 수 있다. 선수들의 부상을 철저히 관리해주는 것도 큰 장점.

세계적인 무대에서 객관적 전력 열세를 인정하고 빠르고 강력한 카운터 어택을 펼쳐야하는 한국 축구에도 수비에 중심을 둔 그의 색깔은 잘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이 첼시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사진=첼시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한국 축구가 그동안 이탈리아 출신 감독을 영입해 본 적이 없었던 것도 기대감을 자아내는 일이다. 최근엔 이탈리아 감독들이 탄탄한 수비 구축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전술 운영으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분명 존재한다. 그의 의향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몸값의 차이가 크다는 것. 협회는 새 감독의 연봉으로 40억 원 가량을 생각하고 있다. 한국의 새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는 바히드 할릴호지치 전 일본 대표팀 감독의 경우 부임 당시 220만 달러(24억 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고 알제리 복귀설이 나오는 요즘에도 30억 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0억 원은 분명 대표팀 감독으로서 적은 금액은 아니다. 그러나 클럽 감독을 원할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영국 다수 언론에 따르면 콘테는 첼시에서 900만 파운드(14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연봉으로 챙겼다. 대표팀이 제시 가능한 금액의 3배 이상이다.

물론 클럽과 대표팀의 기준을 동일 선상에 둘 수는 없다. 클럽은 한 시즌 50경기 이상을 소화하고 휴식기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대표팀 감독은 국제대회가 포함된 해라고 해도 20경기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 새로운 도전을 원한다면 대표팀 감독을 생각할 수 있지만 돈이 우선이라면 이 같은 선택을 할 이유가 없는 이유다.

게다가 한국 감독으로서 얻는 메리트가 커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세계적 명장들을 데려오기 힘든 이유 중 하나다. 아프리카 선수들처럼 잠재력이 매우 큰 것도 아닌데다가 신체적 조건도 두드러지지 않은 반면 결과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서 이젠 ‘독이 든 성배’도 아닌 ‘독배’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축구 팬들은 여전히 명망 있는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하는 장면을 꿈꾼다. 그리고 높은 수준의 조건을 내걸었다면 이를 성사시키는 건 협회의 일이다. 과연 이번엔 콘테와 같은 명장을 데려오며 국민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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