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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퇴장 후 재등장한 KIA타이거즈 김기태 감독, 그동안 기행 모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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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퇴장 후 재등장한 KIA타이거즈 김기태 감독, 그동안 기행 모아보니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7.18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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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야구팬들은 17일 삼성 라이온즈와 광주 홈경기에서 김기태 KIA(기아) 타이거즈 감독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퇴장을 당했음에도 다시 등장했기 때문이다.

상황은 이랬다.

KIA가 0-2로 뒤지던 3회초 삼성이 김헌곤의 안타와 강민호의 진루타로 2사 2루를 만들었다. 이어 타석에 선 이지영이 좌전 안타를 때렸고, 2루에 있던 김헌곤이 홈까지 달렸다.

 

▲ 김기태 감독(오른쪽)이 17일 삼성전에서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KIA 좌익수 이명기가 홈으로 정확히 송구했고, 접전 상황이 펼쳐졌다. 김헌곤은 KIA 포수 김민식의 태그를 피해 홈플레이트를 밟고 지나갔다.

황인태 구심이 세이프를 선언한 직후 홈플레이트를 제대로 밟지 못했다고 판단한 김헌곤은 다시 슬라이딩하며 홈플레이트를 터치했다. 김민식도 뒤늦게 홈플레이트 쪽에 미트를 댔다. 황인태 구심의 판정은 또다시 세이프였다.

KIA 측의 요청에 따라 비디오 판독이 이뤄졌고, 심판진은 원심을 유지했다. 이에 김기태 감독은 그라운드로 나와 심판진에 강하게 항의했다.

비디오 판독 관련 리그 규정 제28조에 따르면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하는 감독에게는 퇴장을 명령할 수 있다. 심판진은 이에 따라 김 감독에 퇴장을 명령했다.

그런데 여기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 상 퇴장을 당한 감독과 코치, 선수는 운동장을 완전히 벗어나야 하는데, 김기태 감독은 포수 후면에 있는 문으로 들어와 경기를 보고 있었던 것.

이를 발견한 심판진이 김기태 감독에게 규정을 설명한 후 경기장에서 나갈 것을 명령했고, 김기태 감독은 약간의 항의 후 운동장 밖으로 나갔다.

 

▲ 김기태 감독(왼쪽)이 17일 삼성전에서 규정을 설명하고 있는 심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경기를 중계한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퇴장 당한 김기태 감독은) 운동장을 벗어나야 한다. 저렇게 있어서는 안 된다”며 “김 감독이 규정을 모르는 것 같다. 더그아웃 안에만 있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 듯하다. 하지만 운동장을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수 후면에 위치한 문은) 심판진도 들어가는 문이다. 더그아웃 옆에 바로 붙어 있다”고 김 감독이 더그아웃과 가까운 곳에 숨어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하는 김기태 감독은 과거에도 기행(奇行)을 펼친 바 있다.

2015년 KT 위즈와 홈경기에서는 5-5 동점이던 9회초 2사 2, 3루에서 4번 타자 김상현이 나오자 3루수 이범호에게 포수 뒤로 수비위치를 이동할 것을 지시했다. 포수 뒤에 야수를 세울 수 없다는 규정을 모르고 있었던 것.

주심의 제지로 이범호는 3루로 되돌아가기는 했지만 이 변칙 수비 시도는 미국에서도 화제가 될 만큼 뜨거운 이슈였다.

 

 

같은 해 4월 15일 LG 트윈스와 잠실 원정경기에선 운동장 바닥에 드러누웠다.

7회말 LG 문선재가 견제에 걸렸으나 2루 베이스를 멀리 돌아 태그를 피하는 바람에 세이프가 되자 3피트(91.4㎝) 이상을 벗어나 아웃이라고 주장하며 2루 베이스 옆에 드러눕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예전 김성근 전 감독이 SK 사령탑 시절 야수의 ‘살인 태클’을 어필하기 위해 직접 보여준 적은 있었지만, 감독이 그라운드에 눕는 건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항의 시간 5분을 넘긴 김기태 감독은 결국 퇴장 당했다.

LG 감독 시절인 2012년에는 프로 데뷔전을 치르지 않은 신인 투수를 대타로 기용해 눈길을 끌었다.

김 감독은 팀이 0-3으로 뒤진 9회말 2사 2루에서 올 시즌 단 한 번도 1군 마운드를 밟은 적 없는 루키 투수 신동훈을 대타로 기용했다. 대타로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선 신동훈은 타석에서 가만히 서 있은 채 삼진으로 물러났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당시 김기태 감독 입장에서는 3점차 리드로 승리를 눈앞에 둔 SK가 LG 좌우 타자를 의식한 투수 기용에 불만을 갖고 마지막 투수 대타를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SK는 9회에만 박희수, 이재영, 정우람 등 3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KBO는 이 상황을 가볍게 보지 않았다. 김 감독에게 야구규약 제168조(총재는 야구의 무궁한 발전과 이익 있는 산업으로 성장시키는 목적을 저해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서 본 규약에 명문상 정한 바가 없더라도 이것을 제재하거나 적절한 강제조치를 취할 수 있다)에 의거해 벌금 500만원을 부과했다. 당시 KBO는 “9회말 경기 중 승리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소홀히 해 야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스포츠 정신을 훼손시켰다”고 지적했다.

규정 미숙지에서 온 단순한 해프닝일까. 아니면 평소 성격이 묻어나온 기행일까. 야구팬들은 김기태 감독이 다음엔 또 어떤 파격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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