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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결산 ⑤] 한국 '카잔의 기적'-일본 16강, 자격 부족 논란 속 약진한 아시아 5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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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결산 ⑤] 한국 '카잔의 기적'-일본 16강, 자격 부족 논란 속 약진한 아시아 5개국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8.07.1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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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역대 최악의 개막전이 될 것만 같았던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은 개최국 러시아가 5골이나 넣으면서 월드컵 전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아시아 축구에 대한 기대감은 바닥에 떨어졌다. 사우디의 0-5 대패에 게리 리네커 영국 BBC 축구 해설위원은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떨어지는 팀들은 끔찍한 수준일 것”이라며 아시아 축구에 대한 실망감을 표했다.

그럴만도 했다. 이번 대회 참가국 중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이 가장 낮은 러시아(70위)에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러시아는 대회 직전까지 7경기 무승(3무 4패)의 끔찍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시아 축구가 4년 전 브라질 때처럼 또 다시 본선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망신을 당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러나 대회 개막 이튿날부터 아시아 팀의 약진이 이어졌다.

B조 이란은 모로코를 상대로 치고 받은 끝에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자책골을 유도하며 1-0으로 승리했다. 대회 셋째 날엔 C조 호주가 우승국 프랑스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비록 폴 포그바에 실점하며 1-2로 졌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출신 참가팀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기 충분했다.

F조 한국은 스웨덴에 졌지만 H조 일본은 경기 초반부터 퇴장으로 10명이 싸운 콜롬비아에 2-1로 승리했다. 개막전 이후 1라운드 아시아의 성적은 2승2패.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이란은 2차전 스페인을 상대로 끈질긴 경기력을 보여줬다. 0-1로 패했지만 전 세계 축구 팬들은 이란의 수비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란 수비력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통하는 수준이었다. 이란은 포르투갈과 마지막 경기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경기력으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겼다면 포르투갈을 대신해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사우디 역시 2패를 안고 맞이한 이집트와 3차전, 후반 추가시간 5분에 나온 알 다우사리의 골로 2-1 극적인 승리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유종의 미의 절정은 한국이었다. 한국은 2차전 멕시코와 대결서 잘 싸우고도 PK불운에 울며 1-2로 졌다. 그렇게 맞이한 3차전. 전 대회 우승국이자 FIFA랭킹 1위 독일과 경기에서 한국은 독일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내며 날카로운 역습을 선보였다. 끝까지 잘 버틴 한국은 후반 막판 분위기를 가져오더니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과 손흥민의 연속골로 2-0으로 독일을 잡았다. 

이른바 ‘카잔의 기적’. 독일은 80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안았고 독일을 본선에서 꺾은 아시아 최초의 팀 한국은 많은 축구 팬들을 감동시켰다.

일본은 2라운드에서 세네갈과 1-1로 비기며 1승 1무를 거둬 조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마지막 폴란드전에서 0-1로 지고도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경고가 더 많았던 세네갈에 앞서며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지고 있음에도 공을 돌리는 플레이로 “페어플레이 제도의 맹점을 비집은 언페어(unfair)플레이”라는 비아냥을 받기도 했다.

그렇게 일본은 16강에서 벨기에와 겨룰 기회를 얻었다. 얄미움을 샀던 일본은 벨기에 스리백의 측면 공간 약점을 잘 파고 들며 후반에 벨기에를 상대로 2-0으로 앞섰다. 비록 2-3으로 충격의 역전패를 당하긴 했지만 일본의 16강전 경기력은 왜 일본이 16강에 올랐는지 보여주는 것이었다.

 

 

러시아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5개국은 호주를 제외하고 모두 1승 이상은 거뒀다. 16강엔 일본밖에 오르지 못했지만 이란과 한국은 마지막 경기까지 16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가며 같은 조 상대팀들을 긴장에 떨게 했다. 적어도 고춧가루 부대 역할은 해낸 것이다. 세간의 우려를 씻어낸 아시아 팀들은 아시아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 대회를 기약하고 있다.

16년 전 한국과 일본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국, 일본 양 팀이 16강에 올랐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카타르가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하는 만큼 플레이오프까지 포함하면 총 6팀의 본선 진출이 가능하다.

아시아는 ‘농어촌 전형’이 아닌 다른 대륙처럼 ‘정시’를 거쳐 월드컵에 올라온 팀들임을 증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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