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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민긍호 고손자' 피겨선수 데니스 텐 사망, 김연아 식구라 더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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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민긍호 고손자' 피겨선수 데니스 텐 사망, 김연아 식구라 더 충격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8.07.2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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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데니스 텐(25·카자흐스탄)의 갑작스런 사망에 한국이 충격에 빠졌다. 의병장 민긍호의 고손자로 ‘여왕’ 김연아와 한솥밥을 먹었던 피겨스케이팅 스타라 곳곳에서 애도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데니스 텐은 19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괴한에 피습당해 세상을 떠났다. 승용차 백미러를 훔치던 이들과 난투극을 벌이다 오른쪽 허벅지 대퇴동맥에 칼을 찔려 피를 3리터 넘게 흘렸고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김연아는 소식을 들은 직후 인스타그램에 “데니스 텐의 비극적인 소식을 들어 너무 충격적이고 아직 사실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정말 성실하고 피겨스케이팅을 너무 사랑했던 선수였다. 가장 열정적이고 훌륭한 스케이터를 잃어 너무나 슬프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데니스 텐은 2014년 5월 김연아 은퇴 아이스쇼에 참가했고 4개월 뒤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다. 이후 올댓스포츠가 개최하는 아이스쇼에 단골손님으로 참가, 국내 피겨팬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했으니 우리가 느끼는 쇼크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

김연아와 인연 말고도 데니스 텐은 한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외고조부가 구한말 의병장 민긍호 선생이기 때문이다. 데니스 텐의 할머니 알렉산드라 김이 민긍호 선생의 외손녀다. 텐은 ‘고려인’이라는 자신의 뿌리를 강조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선수 프로필란에 ‘한국 민긍호 장군의 후손’이라 기재한 게 이를 증명한다. 한국 역사 공부도 곁들였다.

2010년 강원도 원주시에 자리한 민긍호 의병장 산소를 방문한 그는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민긍호의 자손으로 태어나 영광이며 자랑스럽다. 고조 할아버지는 진짜 영웅이다. 그의 피가 내게 이어지고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건 큰 책임이다. 언젠가 그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독립에 기여한 공으로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에 추서된 민긍호의 피를 물려받은 데니스 텐은 이후 국제대회 출전 때마다 뜨거운 성원을 받았다. 세계 정상급 경쟁력을 보유한 남자 피겨선수가 없는 한국이라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데니스 텐의 주가는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

데니스 텐의 피습에 김연아 말고도 이준형, 최다빈, 곽민정 KBS 해설위원 등이 일제히 추모의 뜻을 전했다. 세계 피겨계도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공식 트위터에 “데니스 텐과 그의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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