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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② 짜릿한 소통, 부자를 이어준 생활체육 펜싱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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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② 짜릿한 소통, 부자를 이어준 생활체육 펜싱의 힘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1.08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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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없던 박종석-용환 부자 서로 칼날 겨누며 이야기꽃 피워

[안양=스포츠Q 민기홍 기자] 세대간 갈등이 화두다.

기성세대는 젊은 친구들이 잘 모르면서 떠든다며, 신세대는 어르신들이 답답하고 꽉 막혔다며 대화하기를 거부한다. 부자지간도 그렇다. 아버지는 아들이 몇 학년 몇 반인지 모른다. 아들은 왜 아버지가 애주가가 됐는지 관심이 없다.

스포츠가 해답이 될 수 있다. 체육의 힘은 위대하다. 서먹서먹했던 이들은 함께 부대끼며 한 배를 타면 절친한 사이가 된다. 펜싱처럼 격렬한 운동이라면 더욱 그렇다. 많은 땀을 함께 쏟고 나면 서로를 이해하고 말문을 틀 수 있다.

▲ 박종석-용환 부자는 펜싱을 하면서 대화가 늘었다. 아빠는 "일주일에 최소 8시간씩 대화를 한다"고 밝혔다.

박종석(45)-용환(14) 부자도 그랬다. 서로를 알 시간이 거의 없었다. 2013년 9월부터 확 달라졌다. 검을 잡은 순간부터다. 신장에 비해 몸무게가 너무 많이 나갔던 박 씨는 시간당 칼로리 소모가 많은 펜싱을 하기로 결심했다. 무작정 아들도 데리고 나섰다.

펜싱 클럽이 있는 안양까지 오고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왕복 50분. 일주일에 두 차례씩 차에서 이야기꽃을 피운다. 박 씨는 “저 나이면 아버지랑 대화가 안될 나이일텐데 같이 운동하는 시간까지 더하면 이젠 일주일에 적어도 8시간씩 대화를 한다”고 귀띔했다.

아들도 무뚝뚝했던 아버지가 달라졌다며 만족해했다. 용환 군은 “펜싱을 하면서 공부 스트레스를 많이 풀 수 있어 좋다. 그보다 더 좋은 것은 펜싱으로 아빠랑 친해지면서 놀러가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점”이라고 흡족해했다.

펜싱은 레슬링, 태권도, 유도 등과 달리 체급이 없다. 작든 크든, 남자든 여자든 붙으면 된다. 아빠와 아들도 매번 붙는다. 용환 군은 “가끔가다 내가 아빠를 이기기도 한다”고 실력 자랑에 나섰다. 박 씨는 “이게 펜싱의 매력이 아니겠냐”며 웃었다.

아버지는 “무작정 검부터 잡는 것이 아니다. 클럽에 들어서면 일단 30분간 체력단력과 하체 운동을 한다”며 “또래에 비해 작은 키던 아들의 키가 펜싱을 시작한 이후로 부쩍 자랐다. 성장판 자극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펜싱 홍보에 나섰다.

▲ 펜싱에는 체급이 없다. 아빠와 아들이 동등한 조건에서 맞대결할 수 있다. 용환 군은 "가끔 아빠를 이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사도 정신에 입각한 펜싱은 상대에 대한 예를 갖추는 데서 시작한다. 박 씨는 “민첩성과 고도의 집중력은 물론이고 예의까지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운동”이라며 “사교성을 함양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청소년에게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중학생 고지원(15) 양도 펜싱을 통해 밝아졌다. 많게는 40세나 많은 아저씨들과도 전혀 불편함 없이 잘 어울린다. 그는 “낯을 가리는 성격이었는데 어른들이 가족처럼 대해주신다”며 “만나기 힘든 다른 학교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정말 좋다”고 밝혔다.

소통을 원한다면 스포츠 활동을, 그 중에서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길 수 있는 펜싱이 그 중 하나로 추천되는 이유다.

[SQ스페셜] ⓛ '셸 위 펜싱!' 쾌감은 찌르고, 스트레스는 베고 앞으로 되돌아가시려면.

[SQ스페셜] ③ '당신도 남현희가 될 수 있다' 생활체육 펜서들 '찰칵' 사진화보로 이어집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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