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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꿈에서도 야구한 롯데자이언츠 안중열, 2년만에 맞은 '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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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꿈에서도 야구한 롯데자이언츠 안중열, 2년만에 맞은 '봄바람'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7.29 0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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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꿈에서도 야구했어요.”

긴 재활을 어떻게 버텼느냐는 질문에 롯데 자이언츠 포수 안중열(23)은 이렇게 답했다. 반드시 그라운드에 다시 서겠다는 의지 하나로 긴 터널을 지나온 그는 마침내 환한 빛을 맞이하며 미소를 지었다.

안중열은 2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2018 KBO리그(프로야구) 원정경기서 9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 5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롯데는 넥센을 11-7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 안중열이 28일 고척 넥센전에서 팀이 4점차로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2년간의 길고 긴 재활을 끝내고 지난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통해 1군에 복귀한 안중열은 공수에서 제 몫 이상을 해내고 있다. 타석에선 타율 0.242(33타수 8안타) 2홈런 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80을 마크하고 있고 수비도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날 경기 전 조원우 롯데 감독 역시 “투수 리드가 좋고 블로킹 등 수비력도 뛰어나다. 무엇보다 공격에서 잘해주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라며 “9번 타자로서 상위타선으로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안중열이 팀에 합류하고 나서 득점력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지난 21일 사직 SK 와이번스전, 25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에서 홈런을 때리며 남다른 파워를 자랑했던 안중열은 직전 2경기에서는 박세웅, 송승준과 호흡을 맞춰 나란히 선발승을 이끌어냈다.

비록 이날 선발투수였던 브룩스 레일리에게는 선발승을 챙겨주지 못했지만 퀄리티스타트를 찍게 하며 준수한 리딩을 선보였다. 레일리는 6⅓이닝 6피안타 10탈삼진 3볼넷 4실점(3자책)을 기록,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경기 후 안중열은 “초반에 레일리의 공이 좋았다. 속구도 묵직했고, 변화구도 잘 떨어져서 빨리 승부한다는 생각으로 리드했다”면서 “후반에는 변화구 위주로 승부하는 등 패턴을 바꿨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타석에서도 결정적인 타점을 뽑아내며 존재감을 높였다. 롯데가 6-4로 앞선 8회초 1사 1, 3루에서 넥센 세 번째 투수 김상수의 2구를 받아쳐 중견수 쪽 2타점 적시 2루타로 연결했다. 직전 타석까지 침묵을 단번에 만회한 한 방이었다.

안중열은 “이전 타석에서 밸런스가 맞지 않아 오른쪽으로만 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섰다”며 “마침 실투가 나와 방망이를 돌린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되돌아봤다.

 

▲ 긴 재활을 견뎌내고 1군에 복귀한 안중열이 공수에서 거인군단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2015년 5월 2일 대규모 트레이드로 KT 위즈에서 롯데로 이적한 안중열은 불의의 부상으로 오랜 시간 동안 1군에서 뛰지 못했다. 2016년 8월 2군에서 뛰던 도중 팔꿈치 골절상을 당하면서 시즌 아웃된 것.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듬해 재활을 열심히 했지만, 뼈가 붙지 않아 마음고생이 컸다. 결국 지난해마저 통째로 쉬었다.

“꿈에서도 야구했다”며 재활로 힘들었던 나날을 떠올린 안중열은 “1군 무대에서 경기하는 것만 생각했다. 재활을 하는 과정은 매우 힘들었지만 지금 여기서 야구하고 있으니, 약이 된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공수에 걸쳐 맹활약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하게 주전 자리를 꿰찬 건 아니다. 나종덕, 김사훈, 나원탁 등 잠재적인 포지션 경쟁자들이 많다. 심적으로 부담이 될 것 같은데, 안중열은 고개를 저었다.

“다치지 않고 팀에 보탬 되는 지금 이 시간이 정말 좋다”고 입을 뗀 안중열은 “주전 경쟁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 자신만 믿고 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창 두각을 나타내던 20대 초반의 2년을 부상으로 날린 안중열. 아픈 만큼 성숙해져 돌아온 그가 무더운 여름에 따뜻한 봄바람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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