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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실패로 배운 황희찬, 멘토 자처하는 남다른 책임감 [2018 아시안게임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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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실패로 배운 황희찬, 멘토 자처하는 남다른 책임감 [2018 아시안게임 축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8.09 0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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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월드컵에서 배운 점을 동료들에게 많이 이야기 해주고 싶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경험한 황희찬(22·레드불 잘츠부르크)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동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월드컵은 아픈 경험이었지만 동시에 많은 깨달음을 안겨준 소중한 기억이기도 했다.

7일 입국한 황희찬은 8일 경기도 파주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대회에 나서는 각오를 내비쳤다.

 

 

“아시안게임은 중요한 대회이기 때문에 잘 하고 싶다. 많은 기여를 하고 싶다”며 “연령별 대표의 마지막 단계에 속하는 대회다. 그만큼 좋은 선수가 많아 기대가 크다. 나는 물론이고 모두가 말할 것도 없이 우승을 바란다”고 금메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모든 선수에게 마찬가지지만 황희찬,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혹은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조현우(27·대구FC)에게 이번 대회의 의미는 각별하다. 향후 선수 커리어 향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군 면제 여부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황희찬 또한 아시안게임이 간절하기는 마찬가지다. 월드컵 이후 뒤늦게 팀에 합류했고 구단에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예선을 뛰고 떠나길 바랐지만 조기에 대표팀에 합류하고픈 마음이 커 직접 구단에 협조를 요청해 승낙을 받아냈다.

물론 구단에서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황희찬은 “월드컵 이후 팀에 돌아갔을 때 선수들은 이미 전술적으로 다 완성이 돼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시안게임 출전을 배려해줬다”고 말했다.

 

 

또 적지 않은 클럽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황희찬이 떠날 경우 챙길 수 있는 이적료의 규모가 군 면제 여부에 따라 매우 크게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월드컵에서 활약은 이적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다소 아쉬웠다. 월드컵은 몸값을 불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황희찬은 부족한 골 결정력이라는 아쉬움을 남겼고 유일한 승리인 독일전엔 후반 교체 투입돼 체력적 한계를 나타내며 20여분 만에 다시 교체되는 굴욕을 겪었다.

이는 황희찬의 가치에 치명타를 남겼다. 월드컵 직전까지도 쏟아져 나오던 이적설이 월드컵 이후 눈에 띄게 줄었다.

황희찬 또한 월드컵을 돌아보며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다. 휴가 기간에 마음 정리도 하고 개선할 부분을 많이 생각했다”며 “많은 부분을 배웠다. 정신력과 기술 등부터 세밀한 플레이까지 느낀 게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코 나쁘기만 한 기억은 아니다.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는 “이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들, 형들, 동생들이 많다. 월드컵에서 형들에게 배운 좋은 점을 전달하겠다”고 멘토 역할을 자처했다.

 

 

개인적 욕심은 버렸다. 황희찬은 “공격수라면 골을 넣고 싶은 게 당연하다”면서도 “하지만 나 말고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는 많다. 힘을 합쳐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국내 프로 무대 경험이 없는 황희찬이지만 호흡에 대해선 큰 걱정이 없다. “월드컵에서 함께 뛴 (손)흥민이 형과 (이)승우는 워낙 친한 선수들”이라며 “이들이 아니더라도 황인범, 나상호 등 어릴 적부터 알던 선수도 많다. 오랜만에 만난 만큼 함께 맞출 호흡에 대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입국해 홀로 회복 훈련에 매진한 이승우와 달리 황희찬은 인터뷰 이후 기본기 훈련은 물론이고 패스 훈련, 9대9 미니게임에도 참여하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순간적으로 돌아서거나 수비수와 몸싸움을 이겨내고 감각적인 골 감각을 과시하기도 했다.

눈에 띄는 건 돋보이는 월등한 실력만이 아니었다. 황희찬은 훈련 도중 동료의 몸 싸움에 헐리우드 액션과 함께 넘어지며 동료들을 웃음 짓게 했고 함께 할 일이 많지 않았던 황의조에게도 다가가 환한 미소와 함께 인사를 나누곤 했다.

뼈아팠던 월드컵을 통해 실력은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성장한 황희찬은 아시안게임에서 월드컵에서 안 좋은 기억을 훌훌 털어버리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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