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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히딩크' 박항서 '맨땅 훈련장' 차별에도 의연, 한국 환경 탓은 핑계다 [2018 아시안게임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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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히딩크' 박항서 '맨땅 훈련장' 차별에도 의연, 한국 환경 탓은 핑계다 [2018 아시안게임 축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8.1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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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베트남 국민들에게 실망을 시켜드리지 않기 위해 필요한 건 오직 승리다.”

‘베트남 히딩크’로 자리매김한 박항서(59) 감독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뜨거운 국민적 성원에 필승을 다짐했다. ‘맨땅’과도 같은 열악한 훈련 환경 속에 대회를 준비하고 있지만 아쉬워할지언정 핑계와 같은 말보다는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는 말만 거듭했다.

베트남은 14일 파키스탄과 대회 D조 첫 경기를 치른다. 베트남은 올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결승에 진출시키며 국민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을 믿고 있지만 여러 가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 박항서 베트남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감독은 훈련장 상태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며 승리로 베트남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겨주겠다고 다짐했다. [사진=베트남넷 홈페이지 캡처]

 

파키스탄은 국가가 축구협회의 일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를 받아 3년 동안 국제무대에 나서지 못했다. 최근 바레인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가진 연습경기만을 보고 전력 분석을 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은 박항서호다.

더 큰 문제는 차별적인 훈련장 배정이다. 베트남은 지난 1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입성했는데 훈련장과 거리가 멀어 공식 첫 훈련이 예정된 12일엔 선수들의 체력 저하를 우려해 훈련을 취소했다.

다음날 도착해 훈련장을 본 박 감독은 경악했다. 훈련장 상태가 수준 이하였기 때문이다. 잔디구장으로 만들어졌지만 잔디보다는 흙이 더 많이 드러나 있었다. 맨땅이라고 봐도 무방한 형편없는 상태였다. 자칫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기도 전에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최악의 환경이었다.

 

▲베트남이 배정받은 훈련장. 잔디구장임에도 맨땅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사진=베트남넷 홈페이지 캡처]

 

베트남 매체 베트남넷에 따르면 박 감독은 이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다행히도 삼성의 도움으로 인근의 훈련장을 마련한 게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럼에도 필승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매 경기 결승전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승리를 따낼 것”이라며 “우리의 경기 결과로 베트남 국민들을 실망시킬 수도 기쁨을 드릴 수도 있다. 그걸 잘 알고 있고 기쁨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긴장감은 없었다. 박 감독은 “우리 팀과 선수들은 승리 위해 모든 걸 준비하고 있다”며 “3-4-3 포메이션으로 나설 것이고 좀 더 적극적인 플레이로 매 경기 임할 생각”이라고 전술에 대해서도 숨김  없이 나타내며 자신감을 보였다.

금메달 수확만을 바라보고 있는 한국 대표팀이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는 고온다습한 기후와 익숙지 않은 ‘떡잔디’, 험난한 일정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조건은 모두 같고 훈련장은 베트남 등에 비해 월등히 여건이 좋다. 준비 상황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모두가 비슷한 가운데 오히려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한국은 베트남 등과 같은 일부 국가에 비해 좋은 지원을 받고 있다. 핑계보다는 실력으로 증명해 보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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