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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역시 학범슨' 황의조·조현우 발탁-스리백 선택, 김학범 말 속에 있었던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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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역시 학범슨' 황의조·조현우 발탁-스리백 선택, 김학범 말 속에 있었던 답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8.16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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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 달 전 김학범 감독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설 20인 축구 대표팀 엔트리를 발표했을 때부터 15일 바레인전을 치르기 전까지만 해도 선수 구성에 대한 많은 의심의 눈초리가 뒤따랐다.

그러나 단 한 경기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사실 시곗바늘을 돌려보면 당시 김학범 감독이 선수구성에 대한 타당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했었다. 다만 명단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일부 축구팬들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을 뿐이다.

 

▲ 황의조(왼쪽)가 15일 바레인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E조 1차전에서 후반 교체 아웃되며 김학범 감독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황의조는 ‘인맥축구’ 산물? 아무렴 어떠랴 이토록 강력하다면

가장 논란이 된 건 황의조의 선발이었다. 가장 핵심은 ‘황의조가 그만한 자격이 되는가’라는 것이었다. 이에 김학범 감독이 과거 성남FC 시절 인연을 이유로 ‘인맥 축구’를 펼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김 감독은 “나는 학연, 지연, 의리 같은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축구계에서도 비주류계 인물로 손꼽히는 그이기에 이러한 발언에 설득력이 실렸다. 게다가 금메달 획득 실패시 지도자 인생이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에서 친한 선수를 띄워주기 위해 발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김 감독은 황의조에 대해 “현재 컨디션이 굉장히 좋다”고 그의 발탁 이유가 오로지 실력에 있었다고 설명했고 “한국 축구가 아시안게임에서 큰 점수차로 진적은 없다. 득점을 못해서 진적은 있어도”라며 공격진에 무게를 실은 이유를 밝혔다.

황의조는 바레인전 선발로 나서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낙승을 이끌었다. 불만족 스러운 반응이 대다수이던 누리꾼들도 김학범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 조현우는 단 한 경기만으로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 이유를 증명해냈다. [사진=연합뉴스]

 

◆ 월드컵 분위기 타고 조현우 발탁? 최고의 수비수 데려온 ‘신의 한 수’

조현우의 발탁도 이러한 선상에서 이뤄진 결정이었다. 골키퍼는 김학범호의 약점이 아니었다. 송범근과 강현무가 뛰어난 기량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강현무를 떨어뜨리는 뼈아픈 결정을 하면서까지 다른 포지션 한 자리를 포기하고 조현우를 위해 와일드카드 1장을 썼다.

김 감독은 “송범근과 강현무 모두 열심히 하고 좋은 선수들이지만 그럼에도 조현우를 뽑은 건 골키퍼가 선방 하나를 하면 득점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라며 “과거부터 0-1 혹은 승부차기에서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많았다. 상대 역습을 막아내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전반 내내 공을 잡아볼 기회가 거의 없었던 조현우는 후반 김학범 감독이 김민재를 빼고 의도적으로 상대에 기회를 주는 과정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수비 불안 속 상대에 많은 기회를 내줬지만 조현우는 수차례 선방 끝에 클린시트를 달성해냈다. 

 

▲ 한국 수비 스리백의 핵심 김민재(가운데)는 수비진을 진두지휘하며 득짐하게 뒷문을 지켰다. [사진=연합뉴스]

 

 

◆ 측면 수비-스리백 불안,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

명단 발표 당시 또 하나의 우려는 수비였다. 그러나 김 감독은 가장 취약한 포지션으로 꼽힌 양 측면 수비를 와일드카드로 보강하는 대신 측면 수비의 불안을 오히려 공격적인 스리백으로 대체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선수들 면면을 보고 이 같은 포메이션(3-5-2)을 정했다. 제가 잘하는 건 포백이지만 선수들을 놓고 보니 스리백이 플랜 A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민성 수비코치는 “앞선에서 더 공격적으로 압박하며 기회를 창출할 생각”이라며 “그러면 뒤에서 김민재, 황현수가 힘 있게 도우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상으로 아쉽게 월드컵에 나서지 못했지만 한국 축구 수비의 현재이자 미래라는 평가를 받는 김민재가 중앙에서 지키는 수비는 매우 든든했다. 수비에선 다소 약점을 보이는 좌우 윙백 김진야와 김문환도 보다 공격적으로 나섰다. 김진야는 팀의 2번째 골을 만들어 냈고 김문환은 감각적인 패스로 황의조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번뜩이는 플레이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물론 중요한 건 토너먼트 라운드다. 바레인을 상대로 지나치게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다만 수비를 잔뜩 내리고 플레이한 바레인에 파상공세를 펼치며 우리 플레이를 한 것은 충분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더구나 대부분 김학범 감독의 구상대로 흘러갔다는 것은 더욱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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