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0:36 (금)
[인디레이블탐방](5) 21스캇, 최고 펑크록 들고 '가자, 해외시장으로! (上)
상태바
[인디레이블탐방](5) 21스캇, 최고 펑크록 들고 '가자, 해외시장으로! (上)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1.10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이상민 기자]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 차게 시도하고 있는 인디레이블 탐방 다섯 번째 팀은 홍대 인디신 3세대 펑크록 밴드 '21스캇'이다.

▲ 21스캇의 멤버 정재윤 김성훈 김대원(왼쪽부터).

21스캇은 정통 홍대신 출신이 아니라는 이력을 가진 팀이다. 21스캇은 지난 2001년 4월 부산에서 결성됐다. 1기 멤버는 리더이자 보컬과 기타를 맡은 '펑크록 마니아' 김성훈(34)과 기타를 맡은 이태호다. 이들은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부산 인디신의 화려한 전성기를 상징하는 밴드였다.

(*21스캇의 의미 2001년 결성했다는 뜻의 21과 스코틀랜드 파이프 음악처럼 오래가자는 뜻이 뭉쳐져서 만들어진 팀명이다.)

21스캇은 수준이 높은 펑크록을 통해 부산에서는 가장 유명한 인디 밴드로 올라섰다. 이 힘을 바탕으로 이들은 인디 밴드들에게는 꿈의 무대라고 할 수 있는 홍대에 진출하게 됐다. 꾸준한 활동이 이어졌고 홍대 펑크록 밴드 계보에서 빼놓을 수 없는 팀이 됐다. 현재 21스캇은 부산출인 인디밴드 3세대로 분류되며 큰 인지도를 가진 팀 중 하나다.

올해 21스캇은 대대적인 멤버 교체가 이뤄졌다. 원년 멤버였던 이태호가 탈퇴하고 드러머 김대원, 베이스 정재윤, 기타 박철우가 합류하면서 2인조 밴드에서 4인조 밴드로 크기와 질을 향상했다. 음악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이전 정통 펑크록의 거칠고 반항적인 비트와 리듬보다 대중적이고 감성적인 멜로디를 강조하는 '이모코어' 스타일의 펑크록을 추구하게 됐다.

이처럼 21스캇은 잠시 멤버 교체과정에서 혼란을 맞았다. 하지만 새로운 뮤지션들의 대거 합류로 안정을 찾았고 이 힘을 토대로 국외 진출을 노리는 무서운 밴드로 다시 태어났다.

 

◆ 펑크록 3세대 스캇21 '수준이 높은 펑크록을 지향하다.'

펑크록은 매우 단순한 구조를 가진 록음악이다. 강렬한 비트와 속도감 있는 진행이 매력이지만, 너무 단순해서 새로운 음원이 탄생하기 힘들다는 편견도 있는 장르다. 그만큼 펑크록 음악을 만들고 발전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21스캇은 이런 편견을 넘어선 펑크록을 하고 있다. 이번 2014년 3월 발매된 새 앨범 'Rock Ster'가 이를 제대로 설명해 주고 있다. 총 9곡으로 구성된 이 앨범은 펑크록의 영역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 앨범이다. 이미 인디신에서 활동 중인 펑크록 밴드 사이에서 지난해 나온 앨범 중 가장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이 앨범이 나오고 나서 주변에서 노래가 좋다는 소리를 정말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김대원)

"노래가 좋을 수밖에 없어요. 이 앨범에는 대중적인 멜로디부터 여러 감성이 들어 있어요. 팬들과 공감하는 것을 목적으로 철저하게 펑크록을 바탕으로 예쁘게 만들어진 앨범이에요." (김성훈)

"이 앨범 곡 중 뉴욕(New York)을 듣고 이 밴드에 합류를 결심했어요." (정재윤)

이 앨범을 직접 들어보면 전혀 펑크록 앨범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잘 다듬어진 얼터너티브 록의 느낌이 제대로 들어 있다. 이들도 이런 느낌에 동의했다.

"이번 앨범은 예전 1기 때의 앨범과는 달라요. 잘 정돈된 느낌이고 좀 더 멜로디와 감성을 추구하는 스타일로 만들어졌어요, 하지만 펑크록답게 다 쏟아부으면서 연주를 하는 것은 마찬가지죠. 라이브를 보시면 우리가 빠져들면서 울분과 슬픔을 표출하는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김대원)

"사실 1기 때는 펑크록이라는 장르에 충실해지고 싶었고 이 때문에 밝은 느낌만 강조했어요. 말 그대로 펑크록이었죠, 하지만 이번 앨범은 감성적인 스타일을 가미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단순한 펑크록이 아니라는 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수준이 매우 높은 펑크록이라는 말이 많아요."(웃음) (김성원)

 

◆ 21스캇의 수준이 높은 음악성은 '멤버들의 힘'

인디 펑크록계에서 이처럼 인정받는 21스캇의 근원적인 힘은 역시 멤버들의 역량일 것이다. 특히 보컬이자 리더인 김성훈의 음악적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이번 앨범은 우리 2기 멤버들이 들어오기 전에 이미 성훈이 형이 만든 앨범이에요. 정말 음악적인 능력도 뛰어나고 라이브에도 강한 대단한 형이에요."(정재윤)

"성훈이는 음악적으로나 라이브에서의 퍼포먼스, 가창력 등 대단한 장점이 많은 친구죠. 전달력이 있는 뮤지션이죠. 확실히 좋은 리더예요. 그리고 앞으로 우리 새 멤버들의 음악적 역량도 다음 앨범 서부터는 가미될 겁니다. 기대해 주세요." (김대원)

"두 사람이 들어오고 나서 팀이 안정됐다고 할까요. 두 사람 모두 이전 밴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던 사람들이고 뛰어난 실력은 이미 인정받은 분들이라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김성훈)

 

◆ 21스캇 이젠 진화를 선택하겠다 '장르파괴 국외 진출'

21스캇은 이제 큰 변화를 준비 중이다. 협소한 홍대신에서 해볼 것 다해 본 연륜의 밴드답게 변화만이 살길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두 가지를 제시했다. 매우 도전적인 말들이었다.

"우리는 펑크 록밴드죠. 하지만 이제 펑크록 밴드만의 무대를 탈피할 겁니다. 솔직히 펑크밴드는 이 좁은 바닥에서도 기회가 적어요. 다른 장르의 록을 하는 이들과 다른 대접을 받는다는 거죠. 그래서 펑크라는 장르를 정통으로 갈 마음은 없습니다."

"현재 우리의 장르적 기준은 얼터너티브와 펑크의 중간 지점입니다. 마이너 코드에서 메이저 코드를 빼내고 있어요. 솔직히 호불호가 많이 갈리고 있어요. 너무 좋다는 평가와 이건 펑크가 아니라는 비난이죠. 하지만 감수해야죠. 우린 더 많은 다른 장르의 밴드들과 교류할 것이고 함께 숨을 쉬는 밴드가 될 겁니다." (김성훈)

국외진출에 대한 의견도 쏟아냈다. 이들의 국외진출 계획은 매우 체계적이고 현실적이었다. 그리고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올해 말레이시아에서 있었던 아시아 록 페스티벌에 우리 밴드가 초청됐었어요. 하지만 모두가 갈 수는 없었어요. 경비 등의 문제로 결국 저와 철우가 가게 됐고 어쿠스틱 연주를 했죠. 반응은 폭발적이었어요. 이를 바탕으로 올해 4월 다시 한 번 말레이시아에서 공연을 하게 됐어요. 제안을 받은 거죠. 현재 국외 기획사들과도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고 가는 중입니다. 제대로 보여줄 생각입니다." (김성훈)

(즉흥 질문) 그렇다면 국외 진출에 대한 성공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확신이 있는가?

"아시아 록밴드들의 음악 수준이 우리가 90년대 하던 스타일이라는 점에 놀랐어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솔직히 우리와는 10년 넘게 음악의 질이나 장르적인 부분에서 큰 차이가 나요. 충분히 통하겠다는 음악가적 자신감이 생겼어요."

▲ 리더 김성훈(기타·보컬)

◆ 21스캇 그들이 생각하는 음악이란 "좋은 것들"

마지막으로 21스캇 멤버들에게 본인들에게 음악이란 어떤 의미인지를 물었다.

"제가 음악을 하는 것은 그냥 좋아서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전 원래 드러머 출신이에요. 하지만 보컬과 기타를 정말 하고 싶었고 그걸 현실로 옮긴 것이 21스캇이에요."

"솔직히 좋아서 시작했고 눈떠보니 10년이 훌쩍 지나갔어요. 시간이 지나서 현실을 보니 (음악은) 버릴 수 없는 것이 돼 버렸죠. 음악은 저에게 마약 같은 것이에요. 10년이 지나도 21스캇은 그대로 있을 겁니다." (김성훈)

▲ 김대원(드럼)

"전 음악을 통해서 저를 가장 저답게 표현하죠. 음악은 분신이죠. 이런 표현을 좋은 형들과 하게 돼서 너무 행복해요." (정재윤)

"음악은 내 자리를 갖게 해주는 것들이에요. 21스캇의 드러머 하면 제가 떠오르게 만들어 주는 그런 것. 존재감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매우 중요해요. 존재감은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죠. 그래서 음악을 통해 저는 존재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김대원)

[취재 후기] 인디레이블 탐방을 시작한 이후 펑크록 밴드의 취재는 21스캇이 처음이었다. 이들은 확실히 이전 밴드들과 달리 젊고 참신했다. 음악 역시 깔끔했고 좋다는 느낌이 강했다. 이들의 역량과 노력을 본다면 분명 대한민국 펑크록 계보에서 가장 빛나는 밴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확실히 실력파 그룹이었다.

▲ 정재윤(베이스)

◆멤버 소개

김성훈= 드러머 출신으로 2001년 21스캇을 통해 기타와 보컬로 변신했다. 부산에서 큰 인기를 누리다. 군 제대 이후 서울로 상경해 대한민국 인디신 3세대 펑크록 계보를 잇고 있다.

김대원= 21스캇의 드러머로 레이지 본, 구구행거의 드러머로 활동했다. 현재는 21스캇의 연장자로 멤버들의 융합하는 큰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정재윤= 21스캇의 베이스를 맡고 있다. 디제잉부터 힙합과 랩까지 모든 장르의 음악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멤버다. 현재는 따로 힙합과 록을 결합한 밴드를 결성하고 활동 중이다.

박철우= 21스캇의 기타리스트. 뛰어난 연주력으로 홍대에서 유명한 멤버다.

[인디레이블탐방](5) 21스캇 "홍대신은 이미 죽고 있어요" (下)  로 이어집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