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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Da:Q] '5년차 감성래퍼' 송좌, 해학코드 담아 ‘배영’으로 돌아오다 (上)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8.08.24 07:42 | 최종수정 2018.08.24 07: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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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국내 합합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짚어보는 장기 프로젝트로 ‘힙합Da:Q’ 연재를 시작합니다. 90년대 후반부터 가요계 변방에 자리 잡았던 힙합은 최근 다수의 음악 예능 프로그램을 계기로 가요계의 주류 음악으로 올라서고 있는 모습입니다. 힙합다큐의 두 번째 뮤지션으로는 인디 힙합신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래퍼 송좌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투잡 뮤지션. 대중들에겐 생소하지만 대중음악인들에겐 현실이다. 최근 Mnet '고등래퍼' 시즌2로 이름을 알린 '빈첸' 이병재는 자신이 존경하는 래퍼 포레스트(FOREST, 박찬하)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연명한다는 현실이 믿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온라인에 남기기도 했다.

이는 음악을 전공하고 업계로 뛰어든 뮤지션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지난 3월 '양파를 썰었어'로 큰 공감을 산 래퍼 송좌(본명 송지훈)는 백제 예술대학 실용음악과를 졸업하고 래퍼의 길을 택했다. 2014년 7월 야심차게 싱글 '미리 말해'를 발매했지만 전업 뮤지션의 길은 쉽지 않았다.

"지금은 장난감 가게 매니저를 하고 있습니다. 보통 오전 10시 30분에 출근해서 오후 6시까지 근무하지만 수요일에 물건이 들어오면 조금 바빠요. 압구정을 거쳐서 강남으로 이동해야 되거든요"

 

래퍼 송좌 [사진 = 래퍼 송좌 제공]

 

인간 송지훈에게 음악은 곧 꿈이었다. 그래서 음악과 관련된 일을 찾았다.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케이티 뮤직, 싸이월드 뮤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장을 거쳤다.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사회적 경력은 포기했다. 이젠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으로만 일을 찾게 됐다.

"사실 이 모든 건 다 돈 때문이죠. 제가 만화 '원피스'를 좋아하다보니 피규어도 워낙 좋아했거든요. 회사생활을 해보니 저랑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장난감 가게에 발을 들이게 됐어요. 그런데 그 가게도 얼마 못가서 망하더라고요. 사장님 추천으로 형제분이 운영하는 지금의 가게에서 일하게 됐죠"

얼마되지 않는 벌이지만, 자금의 대부분은 음악에 투자한다. 방음이 잘 되지 않아 가이드 녹음은 집에서 진행하고, 나머지는 '지인 찬스'를 이용한다.

"작곡가나 디렉팅을 보는 프로듀서까지 모두가 괜찮다고 할 때 본 녹음에 들어가요. 요즘은 홈레코딩도 하지만 제 방은 방음이 잘 안 되서 따로 친구 직업실을 찾습니다. 녹음실은 요즘 다들 잘 안쓰는 추세에요. 그 돈으로 오히려 믹싱이나 마스터링에 투자하죠. 후반 작업이 중요하거든요"

그의 말대로 음악에 있어서 후반 작업을 더 중시하는 뮤지션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송좌는 래퍼 창모나, 식케이(SIK-K)도 후반 작업을 중시하는 래퍼들 중 하나라고 귀뜸했다.

작사나 작곡은 혼자서 해결할 수 있지만, 앨범 재킷 디자인 등은 또 다른 문제였다. 송좌는 "2014년 싱글을 내기 전부터 앨범 작업을 했다"며 "(과거 아마추어 온라인 힙합 커뮤니티인) 정글, 오아시스, 힙앤랩, 밀림 등에서 만난 친구들의 도움을 받는다"고 전했다.

홍대 인디신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나름의 인맥을 통해 작업을 하고 있다. 송좌는 "처음 앨범 재킷 디자인은 그 당시 만나던 여자친구가 해줬다"면서 "싱글 '죄책감' 이후 같은 사람에게 앨범 재킷을 맡기고 있지만 또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한 뒤 웃어 보였다.

 

래퍼 송좌 [사진 = 래퍼 송좌 제공]

 

◆ 래퍼는 운명, 무대에 올라 부른 한 곡으로 대학까지 '승승장구'

일반적으로 실용음악과에 진학하는 고등학생들은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다. 학업은 물론이고 레슨까지 받느라 정신이 없다. 돈을 쏟아붙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실용음악과 자체가 흔치 않아 자리는 한정됐고, 지원자는 항상 넘쳐난다. 하지만 송좌는 조금 달랐다. 일종의 특별 전형으로 학교에 들어가게 됐다.

"고등학교 1학년까지만 공부를 하고 말았어요. 2학년이 되니까 랩이 너무나 하고 싶은 거에요. 음악 교육 같은 건 전혀 받은 적이 없었죠. 그래서 고3 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경연에 나갔습니다"

타고난 무대 체질이었다. 무대에 오른 고등학생 송지훈은 드렁큰 타이거의 '굿 라이프(Good Life)'를 불러 서울시 금천구에서 대상을 받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어요. 서울시 대회에 나가서 참패를 했죠. 예대를 그 상장 하나로 지원한 겁니다. 그걸로 붙을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죠"

쉽게 실용음악과에 붙었지만, 학교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당시 백제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학과장이었던 재즈 기타리스트 정재열을 콕 집어 "정말 쉽지 않은 분"이라며 너털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송좌는 "그렇게 합격을 하고 학교에 갔는데 대상을 받았다고 노래를 시키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당시 카피랩만 하던 시절이라 정말 친구들 앞에서 '쪽'을 당했다"며 "1년을 고생하고 휴학을 한 뒤 홍대 인디신에서 활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 무명 래퍼들의 공연을 위한 공연, 라인업비의 씁쓸한 현실

무대에 올라 대학까지 오게 됐고, 당연히 무대에 서고 싶었다. 아는 사람들을 통했고 이들 중 일부가 일명  '저지먼트데이(JUDGMENT DAY)'였다. '저지먼트데이(JUDGMENT DAY)' 공연기획부는 '힙합플레이야(힙플)' 등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매달 공연 일정을 짜고 아마추어 래퍼들을 모집했다. 예를 들면 대학로에 위치한 'X픽153', 신촌의 'X라이브하우스', 홍대 'X고스2'에서 각 2회씩 공연 계약을 맺은 뒤 출연진을 모집하는 식이었다.

공연진 및 게스트들에게 페이를 '반드시 지급'한다는 '당근'을 내걸고 공연에 목마른 아마추어들을 모집했다. 공연 참여 중 믹스테이프 등을 발매하면 '위키트리' 보도자료를 작성해준다는 달콤한 조건도 제시했다.

하지만 문제는 '라인업비'를 걷는다는 점이었다. 라인업비는 일반적으로 팀당 5만 원이었고, 열 팀이 모이면 50만 원을 만들어서 대관을 진행했다.

"사실 공연기획부 측에서는 기획공연이라고 해서 각 클럽이랑 제휴를 맺어요. 클럽 홍보가 되니까 나중엔 대관료를 다 안내도 되는 상황이 되는 거죠. 제게 상을 안겼던 사람이 그걸 매달 정기적으로 했어요. (송좌는 2014년 바이러스레코드에서 주관한 인디뮤직어워드 시상식에서 힙합부분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런데 라인업비를 안 내도 되는 상황이 왔는데 돈을 꾸준히 걷더라고요. 동료들에게 말도 안 되는 대관비를 걷어서 혼자 독차지했죠. 꿈을 가지고 장난을 친 거죠"

아마추어 아티스트들에게 공연비를 정산하고 대관비의 일부를 되돌려줘야 했지만, 일은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다. 사람에 대한 실망감은 커져 갔고, 더 이상 돈을 내는 공연 무대엔 오르지 않기로 결심했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라인업비를 걷지 않는 문화가 생기기도 했어요. 라인업비라는 게 참 애매합니다. 솔직히 아무것도 모르고 공연 초자일 경우엔 추천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그렇게 무대에 오를 필요는 없는 거 같아요"

송좌는 "공연은 누가 불러줘서 하는 게 맞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자기가 먼저 찾아가서 돈을 내고 공연을 하니까 공연 질도 떨어진다. 그래서 라이브 클럽들도 많이 망했다. 내가 알던 것만해도 2-3곳 망했다. 세도 많이 비싸졌다"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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