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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준-김낙현-양홍석-박인태, 무산된 병역 면제에도 눈부셨던 투혼 [2018 아시안게임 3대3 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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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준-김낙현-양홍석-박인태, 무산된 병역 면제에도 눈부셨던 투혼 [2018 아시안게임 3대3 농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8.27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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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경기 종료 5초 전, 한국의 2점 차 리드. 2점슛 한 방만 조심하면 됐지만 아쉬운 파울콜이 나왔고 동점 뒤 이어진 연장승부에서 석패를 했다. 기대했던 병역 면제가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안영준(서울 SK), 김낙현(인천 전자랜드), 박인태(이상 23·창원 LG), 양홍석(21·부산 KT)으로 구성된 한국 3대3 농구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바스켓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3대3 농구 중국과 결승에서 연장 승부 끝 18-19로 석패했다.

준결승까지 전승을 달려온 대표팀이었기에 금메달 수확에 대한 기대도 컸다. 한국 농구의 미래를 짊어질 기대주들의 순항에 농구팬들은 환호했다.

 

▲ 박인태(왼쪽부터), 안영준, 김낙현, 양홍석이 26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3대3 농구에서 준우승으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도 10점을 폭발한 안영준과 6점을 넣으며 힘을 보탠 양홍석 등의 활약 속에 한국은 중국과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14-14로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경기종료 39초 전, 안영준이 수비수를 앞에 두고 뛰어올라 2점슛을 꽂아 넣었다. 중국이 자유투로 1점을 따라붙었지만 안영준이 부드러운 스핀무브 동작과 함께 골밑 슛을 성공시켜 다시 17-15로 달아났다. 남은 시간은 11초. 1점을 내주더라도 공만 지켜내면 이길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동료의 스크린을 이용해 2점 라인으로 빠져나온 황원웨이가 공을 받아 점프했다. 재빠르게 따라붙은 김낙현이 팔을 뻗었다. 황원웨이의 슛은 에어볼이 됐지만 심판은 휘슬을 불었다. 김낙현이 황원웨이의 손을 쳤다는 것. 결국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켰고 17-17 동점, 양 팀은 연장으로 향했다.

결국 연장에서 2점을 더 내준 한국은 결국 금메달을 중국에 빼앗겼고 대표팀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 예상치 못한 파울콜에 억울해하는 안영준(왼쪽)과 김낙현.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후 김낙현은 “마지막 파울의 빌미를 만들었다. 나 때문에 진 것”이라며 자책했다. 그러나 파울에 대해서는 “상대 선수가 분명히 슛을 쏜 뒤 내 손에 자기 손을 휘둘러 쳤다. 파울이 불리지 않았다면 상황은 바뀌었을 것”이라며 억울해 했다.

처음부터 이들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은 아니다. 5대5 농구와 달리 이번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3대3 농구는 국내에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훈련을 할 수 있는 환경과 대표팀을 향한 지원도 모두 열악했다. 연습할 체육관도 구하지 못해 컨테이너 박스로 된 체육관에서 훈련을 했다. 스파링 파트너를 구하는 데에도 애를 먹었다.

정한신 감독 외에 코치진은 없었다. 선수들의 부상을 방지하고 체력 관리를 도와야 할 트레이너는 물론이고 전력분석관도 없었다. 게다가 대회 조직위원회는 경기 시작 이틀 전 갑작스럽게 조 편성을 새로 했다가 다시 원래대로 조정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조별리그 마지막 날엔 음식을 잘못 먹어 단체 복통 증세에도 시달렸다.

 

▲ 아쉬운 패배로 경기가 마무리되자 안영준(왼쪽)이 머리를 감싸쥔 채 괴로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상황이 알려지자 팬들도 큰 기대를 걸 수 없었다. 그럼에도 대표팀은 혼신의 노력으로 매 경기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랬기에 김낙현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그는 “지금까지 했던 게 모두 물거품이 된 것 같아 괴롭다. 많이 힘들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양홍석 등 동료들은 김낙현을 감쌌다. 서로 얼마나 고생을 한지 알기에 누구를 탓할 수 없었다.

병역 면제 혜택은 놓쳤지만 이들의 은메달은 충분히 금메달만한 가치가 있었다. 농구팬들은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김진영, 박지은(이상 KB스타즈), 김진희, 최규희(이상 아산 우리은행)로 구성된 여자 3대3 농구 대표팀은 대만과 8강전에서 11-15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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