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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도 정복' 나아름 4관왕, '광저우 눈물'이 사이클 새 역사로 바뀌기까지 [2018 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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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도 정복' 나아름 4관왕, '광저우 눈물'이 사이클 새 역사로 바뀌기까지 [2018 아시안게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8.3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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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도로에서 금메달 2개를 땄는데 기쁘지도 않았다. 트랙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

나아름(28·광주시청)의 목표는 대회 2연패가 아니었다. 애초부터 주 종목인 도로(개인 도로, 도로 독주)뿐이 아닌 트랙 종목에 대한 욕심이 있었고 결국 그 집중력은 한국 사이클의 새 역사를 써내는 원동력이 됐다.

나아름은 3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벨로드롬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아시안게임 트랙사이클 여자 매디슨에서 김유리(31·삼양사)와 함께 나서 총 76점을 획득, 홍콩(61점)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나아름이 31일 2018 자카르타-아시안게임 트랙사이클 여자 매디슨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손으로 4관왕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자 개인도로, 도로독주, 단체추발에 이어 매디슨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하며 4관왕을 달성해냈다. 한국 사이클이 아시안게임에서 배출해낸 첫 4관왕. 이번 대회 전 종목을 통틀어도 한국에서 처음 나온 4관왕이다. 대회가 종반부로 다다른 상황에서 나아름은 사실상 유일한 4관왕을 주인공이 될 전망이다.

사이클 트랙 중장거리 종목인 매디슨은 두 선수가 교대로 달려 포인트를 획득하는 레이스다. 미국 뉴욕주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처음 대회가 열려 ‘매디슨’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 팀은 번호가 같고 색이 다른 번호판을 사용하는데, 한 명이 트랙을 돌고 다른 한 명은 외곽에서 상황을 살핀다. 교대 시기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고 지치거나 전략상의 이유로 교대를 한다.

총 25㎞, 250m 트랙 100바퀴를 달리는데 10번째 바퀴마다 1위는 5점, 2위는 3점, 3위 2점 4위 1점으로 차등적으로 점수가 부여된다. 여기에 다른 선수들을 1바퀴 따돌리면 20점을 더 얻는다.

한국은 1차에선 1점을 얻는데 그쳤지만 2~4차에서 1위로 5점을 추가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7차 포인트를 향해 달리던 중 다른 선수들을 1바퀴 따돌리며 20점을 추가로 획득했다. 8,9차에서 각각 5점, 마지막 5바퀴를 남기고는 20점을 또 한 번 얻어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 나아름(오른쪽)이 김유리와 교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유리 또한 여자 단체추발과 매디슨에서 연달아 우승하며 2관왕을 달성해냈다. 여자 옴니엄에선 동메달도 추가했다.

사이클에 입문하고 싶어하는 오빠를 위해 초등학교 6학년 때 덩달아 페달을 밟기 시작한 나아름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급성장을 이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전국체전 4관왕을 차지했고 2009년 성인이 되자마자 국가대표가 됐다.

그러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뼈아픈 기억을 남겼다. 여자 20km 포인트 경기 결승에 나서 2위로 달리고 있었지만 홍콩 선수와 부딪히며 넘어져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경험이 부족했던 나아름은 결국 레이스를 포기한 채 눈물을 흘려야 했다.

비온 뒤 땅이 굳었다. 2011년 사이클 트랙월드컵에서 한국 여자 사이클 최초로 포인트 경기에서 금메달을 수확했고 4년 전 인천 대회에선 도로 독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아까지 제패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선 30위로 세계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지만 2017년엔 전국체전에서 개인 도로 등 5관왕을 수확하며 자신감을 키웠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후 나아름은 레이스 중엔 몰랐던 통증을 호소하며 “체력이 떨어져서 목과 코에 아픔이 느껴진다. 열이 나서 더웠는데 에어컨을 켜면 더 아플까 봐 에어컨도 못 켜고 버텼다”면서도 “사이클을 시작할 때부터 꿈은 올림픽 메달이었다”고 말했다.

명실상부 아시아 최강자로 거듭난 나아름의 시선은 이제 2020년 도쿄 올림픽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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