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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쏜 카누 용선-구기 첫 메달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가능성 [2018 아시안게임 결산 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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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쏜 카누 용선-구기 첫 메달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가능성 [2018 아시안게임 결산 ⑥]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9.03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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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올 초 열린 평창 동계 올림픽에선 남북이 공동입장하고 여자 아이스하키에선 단일팀으로 나서 감동적인 그림을 그려냈다. 이를 계기로 남과 북은 급격한 평화무드에 돌입했고 정상회담까지 이뤄내며 한반도에 평화 물결을 불러왔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곤 더 여유 있게 단일팀이 추진됐다. 카누와 조정, 여자농구까지 3종목에서 남과 북이 손을 맞잡았다.

메시지에 비해 결과가 아쉬웠던 평창 올림픽과는 또 달랐다.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하며 정치적 의미 말고 스포츠 내에서 단일팀이 낼 수 있는 효과도 확인했다.

 

▲ 남북 단일팀으로 나선 카누 용선 여자 대표팀 정예성, 김수향, 리향, 윤은정, 도명숙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창 올림픽에선 정치적인 부분에 큰 의미를 둬 급하게 결성됐다는 게 아쉬운 점이었다. 북 측에서 합류한 선수들은 실력적인 면에선 큰 도움을 주지 못한 게 사실이었다. 급격히 결성된 탓에 호흡을 맞춰볼 기회가 매우 적었다는 것도 시너지를 발휘하기 힘든 점이었다.

이번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어느 정도 주어졌고 사전에 진천 선수촌 등에서 최소한의 조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은 마련됐다.

카누 용선에서 단일팀으로 나선 여자 대표팀은 500m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국제종합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이 포디움 정상에 선 것은 처음이었다. 시상식에선 태극기나 인공기가 아닌 한반도기가 가장 높에 게양됐고 남북을 아우를 수 있는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용선 단일팀은 여자 200m와 남자 1000m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하는 감동의 레이스를 펼쳤다.

여자 농구 대표팀이 보인 성과도 의미가 컸다. 여자 농구 대표팀은 결승에서 중국에 65-71로 석패하며 은메달을 수확했는데 이는 구기종목에서 남과 북이 단일팀으로 나서 수확한 사상 첫 메달이었다.

 

▲ 여자농구 단일팀 로숙영(북 측)과 강이슬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 측 에이스 로숙영은 단연 단일팀의 가장 뛰어난 득점원이었다. 뛰어난 센스는 물론이고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슛으로 단일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활약하다가 뒤늦게 합류한 센터 박지수와 보인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이들이 보인 시너지는 진정한 의미에서 단일팀의 가치를 되새겨보게 만들었다.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단일팀 구성이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평화에 큰 의미를 담고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단일팀 구성을 적극 지지하고 있고 이번 대회를 통해 화합의 메시지를 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낼 수 있는 단일팀을 구성하는 데에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서 보인 카누와 여자농구가 벤치마킹 사례가 돼야 한다. 남북 단일팀은 결성 그 자체만으로도 화합의 의미를 주지만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은 행정은 반쪽짜리 단일팀이 될 수밖에 없다. 평화적인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는 동시에 서로의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는 상생의 측면까지 고려되고 이를 통해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때 진정한 단일팀의 가치가 살아날 수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대대적인 단일팀을 구성하기 위해서 반드시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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