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0:58 (금)
허재 사임, 허웅-허훈 국가대표 제외... 농구 3부자 '비극'
상태바
허재 사임, 허웅-허훈 국가대표 제외... 농구 3부자 '비극'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8.09.05 1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농구 대통령’ 허재(53)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이 결국 두 아들 논란을 견디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허재 감독은 5일 국가대표 농구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고 대한민국농구협회가 이를 수용했다. 내년 2월까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2년 3개월 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허재 감독은 허웅(25·국군체육부대), 허훈(23·부산 KT) 발탁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내내 구설수에 올랐다. 동 포지션에 아들 둘보다 나은 자원이 있음에도 고집을 부렸다는 여론이 대세였다. 

 

 

아시안게임은 금메달을 획득시 군 면제 혜택이 주어지는 중요한 대회다. 허웅, 허훈은 프로농구(KBL)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긴 했지만 태극마크를 달 정도로 역량이 압도적인가에 대한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재 감독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의견, 팬심과 부딪히는 결정을 내렸다. 결과는 동메달.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챔피언으로 대회 2연패를 노렸던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허재 감독이 신장 180㎝인 차남 허훈을 활용하지 않자 문제는 더욱 커졌다. 농구팬들은 필리핀, 이란 등 피지컬에서 월등한 우위에 있는 나라들과의 토너먼트에서 차남 허훈이 벤치를 지킨 걸 두고 “엔트리 낭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국가대표 지휘봉을 내려놓은 허재 전 농구대표팀 감독. [사진=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허웅, 허훈은 야구대표팀 이정후(넥센 히어로즈)와 비교되기도 했다. 이종범 대표팀 코치의 아들로 KBO리그(프로야구) 타격 1위를 질주 중이라 아시안게임 최종명단 승선에 이견이 없었던 이정후와 처지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전날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을 비롯한 대한민국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들은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성적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했다. 또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예선에 나설 국가대표 명단을 새로 꾸리며 허웅, 허훈을 제외시켰다.

인도네시아에서 귀국한 현장에서 감독직을 유지할 뜻을 내비쳤던 허재 감독도 사태가 커지자 더는 버틸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6년 7월부터 시작된 ‘허허허’ 3부자의 국가대표 동행은 이로써 막을 내리게 됐다.

월드컵 예선, 나아가 2020 도쿄 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한국 농구는 수장을 잃게 됐다. 일단 김영기 전 프로농구연맹(KBL) 총재의 아들 김상식(50)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사령탑 역할을 수행한다.

 

■ 2019 FIBA 월드컵 아시아예선 남자농구 국가대표 명단

△ 감독대행 – 김상식
△ 선수 – 김선형 최준용 안영준(이상 SK) 박찬희 정효근 강상재(이상 전자랜드) 이정현(KCC) 전준범 김준일 이승현(이상 상무) 최진수(오리온) 라건아(현대모비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