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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환향' 박항서 귀국 인터뷰 "베트남 히딩크란 별명 부담, 모두 합심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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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환향' 박항서 귀국 인터뷰 "베트남 히딩크란 별명 부담, 모두 합심한 결과"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9.0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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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연일 베트남 축구사를 새로 쓰고 있는 박항서(59)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 감독이 귀국했다. 공항엔 팬들과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베트남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베트남 히딩크’를 향한 시선이 180도 달라졌다..

박항서 감독은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 휴식 차원에서 조국을 찾은 것.

지난해 10월 베트남 U-23 감독으로 부임한 박 감독은 순식간에 현지의 인기스타가 됐다. 남다른 리더십으로 주목받았다.

 

▲ 박항서 베트남 U-23 축구 대표팀 감독이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베트남 축구는 상대적으로 뛰어난 기술과 달리 불리한 신체조건 탓에 국제대회에서 고전해왔다. 타고난 체격을 한순간에 바꿀 수 없기에 박 감독은 이들의 식습관을 바꾸고 체력을 길러 국제대회에서도 상대팀에 밀리지 않을 만한 경쟁력을 갖추게 했다.

체력이 늘어나자 자신감도 커졌다. 베트남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서도 접전을 벌인 끝에 연장에서 아쉽게 졌다.

대회 이후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은 영웅이 됐다. 종전 베트남 축구가 국제무대에서 세운 최고 기록이 8강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박 감독은 ‘베트남 히딩크’, ‘쌀딩크’ 등의 별칭을 얻었다.

박항서 감독의 진가는 계속해서 빛났다.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최초로 일본을 꺾는 등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뒀고 바레인, 시리아를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U-23 체제로 바뀐 이후 16강이 최고 성적이던 베트남 아시안게임사에 또 한 번 족적을 남겼다.

준결승에서 한국에 1-3으로 지고 3·4위전에서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승부차기 끝에 석패하며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베트남 내에서 박항서 감독을 향한 찬사는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베트남 현지 언론에서 일제히 박항서 감독이 받고 있는 연봉이 너무 적다는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2020년 1월까지 계약돼 있는 박 감독의 월급은 2만2000달러(2461만 원)인데, 동남아시아 경쟁국 사령탑들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라는 것이다. 박 감독이 베트남 축구를 놀라울 만큼 뛰어나게 바꿔놓고 있는 만큼 더 좋은 조건의 재계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그를 향한 호평 세례에 박항서 감독은 다소 부담스러움을 나타냈다. YTN에 따르면 박 감독은 귀국 인터뷰에서 “제가 베트남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좋은 별명들로 불리는데 다소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날 공항의 뜨거운 취재열기와 한국에서 열광적인 반응에 대해서도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언론과 많은 국민들이 반갑게 맞아줘서 대단히 감사하다.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조국에 다시 오게 된 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국민들께서 아시안게임에서 응원을 보내주신 것에 대해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베트남에선 이미 국민 영웅이다. 만나는 베트남 국민마다 감사 인사를 한다는 것. 실제로 박항서 감독으로 인해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좋아졌고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어떤 연예인과 비교해도 박 감독의 인기를 넘어설 수 없을 정도다.

그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했다”며 “50년 이상 만에 처음 4강에 진출한 것으로 안다. 조금이나마 베트남 축구에 발자취 남긴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이내 고개를 숙인 박항서 감독이다. 그는 “단기간에 성과 원동력은 모두가 함께 했기 때문”이라며 “10월 25일이면 1년이 되는데 이영진 코치와 스태프들이 모두 각자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주고 선수들도 제가 관리하는 부분을 훈련할 때 잘 따라줬다. 모두가 합심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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