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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불가' 기성용 정녕 보내야 하나, 아시안컵 이후 공백 대비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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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불가' 기성용 정녕 보내야 하나, 아시안컵 이후 공백 대비 절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8.09.0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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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코스타리카와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뽐낸 한국 축대표팀의 대들보 기성용(29·뉴캐슬 유나이티드)을 정녕 보내줘야 하는 걸까. 

기성용은 지난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친선경기에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45분을 소화했다.

기성용은 정우영(알 사드), 남태희(알두하일)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특유의 시야로 공격에 숨통을 틔웠다. 이따금씩 상대 수비 배후를 침투하는 공격수를 겨냥하는 패스는 일품이었다. 

 

▲ 기성용(사진)은 지난 7일 코스타리카전에서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사진=스포츠Q DB]

전반 32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문전으로 파고드는 남태희를 향해 정확하게 찌른 롱볼은 압권이었다. 코스타리카 크리스티안 감보아(셀틱)가 이를 제지하다 파울을 저질렀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처리한 페널티킥이 골대에 맞고 나오면서 이재성(홀슈타인 킬)의 선제골로 연결됐다. 기성용의 발끝에서 시작한 장면이었다. 

기성용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마치고 국가대표 은퇴를 시사했다. 대회 직후 JTBC 뉴스룸에 출연 “사실 지난 10년 동안 해외에서 한국을 오가면서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며 “팬들에게 늘 100%의 모습을 보여주려 희생하고자 노력하다보니 지금 몸이 많이 망가진 상태다. 무릎 수술도 두 차례 받았다. 이젠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기성용의 마지막 무대는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유력하다. 코스타리카전을 마치고 공동취재구역에서 그는 “주장으로서 내 일은 다했다. 4년 뒤를 내다보면 (손)흥민이가 (주장을) 하는 것이 맞다”며 한 발 물러섰다. 

2008년 요르단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기성용은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시작으로 3회 연속 월드컵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2012 런던 하계 올림픽에선 한국 축구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와 경기에서 기성용은 무릎에 이상을 느끼며 경기를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기성용은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무릎 부상을 입어 대회를 일찌감치 마감했다. 월드컵을 위해 수술을 미뤘지만 버텨주지 못했다. 손흥민이 독일전 두 번째 골을 넣었을 때 그는 마지막 월드컵 경기를 벤치에서 치른 것에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듯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기성용은 코스타리카전까지 대표팀을 위해 105경기나 뛰었다. 2009년 스코틀랜드 셀틱에 입단한 뒤로 영국과 한국을 수없이 오갔다. 잦은 장거리 비행으로 무릎은 과부하에 걸린 지 오래다. 전문가들과 팬들이 이제 그를 쉬게 해줄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이유다. 스스로도 여러 매체를 통해 커리어에서 가장 명문클럽인 뉴캐슬에 입단하며 소속팀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기성용이 여전히 대표팀에서 대체 불가인 자원이라는 게 확인됐다. 4년 뒤 월드컵을 위해선 그가 없는 대표팀에 대비해야 한다. 기존에 활약을 이어온 정우영과 주세종(아산 무궁화), 황인범(아산 무궁화), 이강인(발렌시아) 등 젊은 피가 잠재적 대안이 될 수 있다.

 

▲ 박지성과 이영표의 은퇴 이후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도 흔들렸던 한국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참패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7년 전 2011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박지성과 이영표가 은퇴했다. 대표팀은 두 사람의 공백을 메우지 못해 한동안 애를 먹었다. 런던 올림픽에서의 성공을 잇지 못하고 월드컵에서 두 차례 내리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 축구가 긴 터널을 지나 월드컵 독일전 승리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비로소 다시 희망을 보고 있다. 새로 부임한 파울루 벤투 감독을 향한 대한 기대 역시 크다. 박지성-이영표 은퇴 이후 맞았던 침체기를 다시 겪지 않으려면 기성용 공백에 대한 그림을 지금부터라도 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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