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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신지애, 일본 진출이 긍정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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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과 집중' 신지애, 일본 진출이 긍정적인 이유
  • 신석주 기자
  • 승인 2014.03.13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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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투어 포기하고 일본투어 올인...짧은 코스 신지애와 찰떡궁합

[300자 Tip!] ‘선택과 집중이 최선이다’ 최근 미국여자골프(LPGA)투어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일본투어(JLPGA투어)에 전념하겠다고 밝힌 신지애에게 딱 맞는 표현일 것이다. 신지애는 지난 9일 JLPGA투어 개막전에 출전해 공동 2위라는 호성적을 받았다.

세계 정상에 있는, 선수생활을 접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은 신지애가 최고 무대를 벗어나 한 단계 낮은 일본무대에 전념하겠다는 것은 폭탄선언에 가까웠다. 그가 왜 이러한 선택을 하게 됐는지 알아보고 그 배경과 앞으로의 행보를 전망했다.

[스포츠Q 신석주 기자] 신지애(26)는 지난 1월 깜짝 놀랄 만한 선언을 했다.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세마스포츠를 통해, 하늘의 별따기인 ‘LPGA투어 시드권’을 포기하고 일본투어에 전념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세마스포츠 측은 “JLPGA투어는 풀 시즌 인정 조건은 ‘60% 이상 대회 출전’으로 규정하고 있어 규정대로 활동하려면 올 시즌 37개 대회 중 22개 이상을 출전해야 한다. LPGA투어와 병행하면서 활동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과감히 미국을 포기하고 일본에 올인하기로 결심한 것 같다”고 밝혔다.

▲ 신지애가 올시즌부터 LPGA투어를 포기하고 본격적인 일본투어 정복에 나섰다. [사진=KLPGA투어 제공]

두 마리 토끼를 잡느니 한 마리만이라도 확실히 잡겠다는 신지애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신지애는 올해 JLPGA투어에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다.

신지애는 지난 9일 JLPGA투어 개막전에 출전해 공동 2위를 차지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올 시즌 JLPGA투어를 선택한 신지애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신지애가 미국이 아닌 일본투어에 더 적합한 이유는 크게 4가지 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 아기자기한 일본 골프 코스, 신지애에게 적합

신지애는 2008년부터 LPGA투어에서 활약하면서 드라이버 비거리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신지애는 LPGA투어 드라이버 비거리 부문에서 239.5야드로 122위에 그쳤다. 1위였던 니콜 스미스(미국)의 274.8야드보다 무려 35야드 차이가 났다. 이는 세컨드샷 상황에서 두세 클럽을 더 길게 잡아야 하기 때문에 강점인 정확성을 발휘할 수 없다.

최근 들어 LPGA투어 코스의 전장은 더욱 길어지고 있다. 비거리가 짧은 신지애의 고민거리가 더욱 커진 이유다.

또한 LPGA투어는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대회를 치르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코스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동안 신지애는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코스 적응과 짧은 비거리를 만회하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펼쳐야 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다르다. 우선 일본코스는 전장의 길이보다 아기자기함에 치중하는 편이다. 특히 페어웨이와 러프의 차이를 확실하게 구분해 정확성이 떨어지면 불리하도록 코스를 세팅한 것이 특징이다.정확성만 놓고 따지면 신지애는 세계 정상급에 속한다.

일본코스는 또한 한국과 코스 스타일도 비슷해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일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중에서는 드라이버 비거리도 크게 뒤처지지 않아 자신감을 갖고 스윙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 쇼트게임에 강점이 있는 신지애는 아기자기한 일본코스에 최적화된 선수다. [사진=KLPGA투어 제공]

◆ 경쟁상대는 다름 아닌 한국 선수

일본투어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지만 LPGA투어에 비하면 아직 낮은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신지애가 경쟁하는 데 좀 더 수월할 수 있다.

신지애는 LPGA투어 진출 전에 일본무대에서 활약하면서 3차례 우승을 차지한 경험도 있다. 신지애의 가세로 JLPGA투어에서 뛰는 한국선수들은 지난해 모리타 리카코에게 내준 상금왕 탈환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일본무대에서 신지애가 경쟁할 상대는 다름 아닌 한국선수들이다. 2010~2011년 상금왕인 안선주(27)와 2012년 상금왕 전미정(32 하이트진로)이 강력한 경쟁자다. 여기에 지난해 파세이브율 1위와 평균타수 3위에 오르며 끝까지 상금왕 경쟁을 벌였던 이보미(26 코카콜라)도 만만치 않다.

신지애는 이들과 일본 상금왕을 놓고 경쟁을 펼친다. 하지만 외국선수들과 경쟁하는 것보다 친한 선후배들과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는 자체가 미국에서보다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요소다.

◆ 한국과 근접한 일본,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

2011년 이후 슬럼프를 겪은 신지애는 미국에서 홀로 생활하면서 외로워했고 심신도 많이 지쳤다. 게다가 최근 들어 LPGA투어가 미국 전역을 넘어 아시아, 유럽까지 투어를 확대하는 바람에 체력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 특히 신지애는 한국투어, 일본투어를 병행했기 때문에 피로가 더욱 가중됐다.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신지애는 휴식이 절실히 필요했고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일본투어 활동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신지애는 지난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LPGA투어에서 활동하면서 몸에 많은 무리가 생겼고 힘들었다. 내년부터는 일본에서 좀 더 즐겁게, 내가 원하는 골프를 하고 싶다”고 자주 말하곤 했다.

일본은 한국과 비행기로 1시간 남짓의 가까운 거리다. 때문에 자주 왕래하며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심적인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 스윙에 큰 문제가 없는 신지애가 그동안 외롭고 힘들었던 미국에서의 아픔을 빨리 털어낸다면 일본에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 한미일 상금왕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긴 신지애는 골프를 향한 열정을 다시 한 번 일본에서 불태우겠다는 각오다. [사진=KLPGA투어 제공]

◆ ‘한미일 상금왕’ 확실한 목표가 생겼다

신지애가 일본무대로 컴백하는 명분 중 하나는 바로 일본투어 상금왕이다. 만약 이를 달성하면 세계 최초로 ‘한미일 상금왕’이 된다.

신지애는 미국에서 모든 것을 다 해봤다. 세계 랭킹 1위도 경험했고 LPGA투어 상금왕도 차지했다. 많은 것을 이뤘기 때문에 새로운 목표를 찾기가 그만큼 더 어려웠다.

J골프 이신 해설위원은 “정점에 올랐던 선수들이 모든 목표를 이룬 뒤 허무함에 휩싸이면서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로 청야니(대만)를 들 수 있다. 그는 2011년부터 2년 1개월간 세계랭킹 1위를 고수하며 절대강자로 군림했지만 이후 목표가 사라지자 급격하게 경기력이 떨어지며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신지애도 2010년까지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하며 절정의 기량을 뽐냈지만 2011년 목표의식이 약해지고 허리 부상까지 겹치면서 2년간 무관으로 주춤했다. 올 시즌 스스로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던 것이다.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자존심이 생긴 신지애는 그가 활동할 수 있는 무대 중 유일하게 상금왕 타이틀 경험이 없는 일본투어로 눈을 돌렸다. 좋은 기억이 있는 ‘약속의 땅’ 일본투어에서 상금왕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겠다는 확실한 목표를 세운 것이다.

신지애는 “이미 한국과 미국에서 상금왕을 차지했기 때문에 올시즌 일본투어에서 상금왕에 올라 세계 최고 한미일 상금왕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 일본 진출은 현명한 선택, 상금왕 위해 첫 승이 중요

일단 일본무대를 선택한 신지애에 대해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우선 샷이 정확한 신지애가 정교함을 요구되는 일본 코스에 유리해 더 위력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지난날의 경험이다. 신지애는 일본에서 활약할 때 3승을 거두는 등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일본 코스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갖고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신 해설위원은 “슬럼프와 경쟁에 대한 피로가 쌓이면서 심적으로 편안함을 찾던 신지애가 일본 무대를 선택한 것은 현명한 판단이라 생각한다. 또한 정확성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을 감안하면 계속해서 전장이 길어지는 미국 코스보다 일본이 더 맞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 “그동안 일본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던 기억이 있으니 분명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펼쳐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 위원은 이어 “다만 올 시즌 얼마나 이른 시간에 첫 우승을 거두느냐가 관건이다. 전반기 중 빠르게 우승을 거둔다면 목표로 삼은 상금왕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임경빈 해설위원도 “일본무대가 뛰어나지만 미국LPGA무대보다는 한 단계 정도 낮다고 봐야 한다. 이미 세계 정상을 맛봤던 신지애가 부담을 덜고 편안하게 승부할 수 있는 좋은 무대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위원은 또 “선수들은 스스로에게 맞는 투어가 있다.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아시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처럼 신지애는 일본투어에 좋은 기억이 있고 편안함을 느낀다. 이는 그에게 좋은 효과로 나타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JLPGA투어 개막전에서 공동 2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기분 좋게 출발한 신지애는 14일부터 JLPGA투어 요코하마타이어 골프 토너먼트 PRGR 레이디스컵(총상금8000만엔)에 출전해 우승에 도전한다. 일본 상금왕 획득을 위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chic423@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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