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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6강 PO 첫판 이기고도 웃지 못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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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6강 PO 첫판 이기고도 웃지 못한 이유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3.13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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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뛴' KT 전태풍·조성민, 6강 PO 체력 변수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너무 힘들었어요. 이렇게 많이 뛴 적이 없었거든요."
 
부산 KT 전태풍(34)이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마친 뒤 기자들 앞에서 한숨을 돌렸다. 자신의 당초 출전시간을 크게 넘겨 체력적인 부담이 있었음을 솔직하게 시인했다.
 
함께 뛴 조성민(31) 역시 크게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3쿼터 이후부터 급격하게 떨어지는 체력에 고생을 해야 했다. 4쿼터 6분22초에 리카르도 포웰이 3점슛을 넣었을 때는 아찔했다. 바로 앞에서 수비하고 있었지만 떨어진 체력에 제대로 막지 못했다. 나중에 자신이 이를 만회하는 3점슛을 넣었기에 망정이지, 두고두고 아픔으로 남을 뻔 했다.
 
KT가 지난 1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인천 전자랜드와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69-67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지만 적지 않은 숙제를 남겼다. 전태풍, 조성민의 체력적인 부담이 가장 큰 고민이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부산 KT 조성민(뒤)이 12일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원정경기에서 인천 전자랜드 함누리와 대결을 벌이고 있다.

KT 전창진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갈 것을 예상해 이들의 출전시간을 조절해줄 생각이었다. 1, 2쿼터에 넉넉하게 점수를 벌어놓은 뒤 3쿼터에는 비주전들을 내보내면서 전태풍, 조성민에게 휴식을 주려고 했다.
 
전 감독이 생각했던 이들의 출전시간은 30분 안팎이었다. 대략 29~31분 정도면 체력에 크게 지장받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꼬였다. 전자랜드가 포웰과 정병국, 이현호 등을 앞세워 맹렬하게 추격해왔기 때문이었다. 전자랜드의 공격을 1, 2쿼터 20분동안 30점으로 묶었으나 3쿼터 10분동안 26점을 내줬다. 전태풍과 조성민은 결국 3쿼터 10분을 모두 뛸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경기 막판 조성민과 김우람의 연속 3점슛이 터져 재역전승을 거두긴 했지만 전태풍과 조성민에 대한 출전시간 조절 실패로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큰 부담을 안게 됐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부산 KT 전태풍(오른쪽)이 12일 인천 전자랜드와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원정경기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이날 조성민은 37분 55초, 전태풍은 35분 23초를 뛰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5~7분을 넘긴 셈이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포스트시즌임을 감안한다면 5분 이상을 넘긴 것은 체력적으로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전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의 활용 폭이 크지 않다보니 늘 체력적인 부분이 걸린다"며 "(전)태풍이와 (조)성민이는 아꼈어야 했는데 전자랜드가 맹렬하게 쫓아오는 통에 3쿼터에 벤치로 불러들일 시기를 놓쳤다"고 안타까워했다.

문제는 이런 일이 1차전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KT는 올시즌 김우람(28) 등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주긴 했지만 기용할 수 있는 선수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 KT가 오랜 기간 선수들을 제대로 영입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젊은 피'를 수급하려고 했지만 5순위로 밀리면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전 감독 스스로도 "리빌딩하기 어렵다"고 토로할 정도다.

KT가 전태풍과 조성민에 대한 체력 안배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남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체력이 떨어지면 정신력으로 버틴다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막을 수 없다.

게다가 상대팀이 선수 대부분이 경험은 적지만 나이가 어려 체력 하나만큼은 자신있는 전자랜드라는 점에서 체력 부담은 앞으로 이들을 괴롭힐 전망이다.

6강 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이긴 팀이 4강에 올라간 사례가 34번 가운데 32번이다. 1차전을 잡은 KT가 일단 유리함을 안았다. 하지만 전자랜드와 5차전까지 생각하는 KT로서는 전태풍과 조성민의 체력 문제 때문에 1차전을 잡았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가 없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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