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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명당' 역학 3부작·소재 신선하지만 아쉬움 남아… 배우들 연기가 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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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명당' 역학 3부작·소재 신선하지만 아쉬움 남아… 배우들 연기가 다 했다
  • 이남경 기자
  • 승인 2018.09.17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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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OWN

UP
- 역사적 사실 바탕으로 재구성
- 신선한 소재
- 탄탄한 배우들의 연기력

DOWN
- 지루한 전개
- 뻔한 궁중 암투

[스포츠Q(큐) 이남경 기자] "무슨 터가 알고 싶어 오셨소?" 

흥미를 자극하는 소재, 묵직한 권력 암투, 화려한 캐스팅까지. 역학 3부작의 마지막 영화 '명당'이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영화 '명당'(감독 박희곤)은 시대를 불문하고 사람들의 관심사에 오르는 풍수지리를 소재로 한다. 흥선대원군이 지관의 조언을 받아 2명의 왕이 나오는 묏자리로 남연군의 묘를 이장했다는 역사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이 흥미를 끈다.

 

 

 

작품은 자녀들의 학업 증진을 위해 명당을 찾는 부모들, 사업 증진을 도모하는 상인 등 평범한 이들도 땅의 기운을 받길 원하는 모습을 담는다. 이렇게 남녀노소, 지위에 관계 없이 풍수지리를 중요시 여기는 모습은 명당으로 왕권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궁중 암투가 어색하지 않게 만든다.

그러나 왕권을 차지하고 싶은 인물들이 보여주는 장황한 서사가 지루함을 더한다. 이제는 사극의 필수 요소처럼 돼 버린 '권력 암투' 역시 뻔한 이야기로 관객들을 확실하게 자극하지 못한다.

지난 11일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박희곤 감독은 "전작 '관상'과 '궁합'의 인물들은 주어진 운명에 따르고 인정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명당'에서는 인물들이 자신의 운명을 선택하게 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감독의 설명대로 김좌근(백윤식 분)은 왕의 묏자리를 빼앗고 권세를 누리는 인물이다. 그러나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결국 명당이나 흉지에 따라 정해진 운명을 살게 되는 인물들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감독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영화 '명당' 스틸컷 [사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이러한 아쉬움 속에서도 배우들의 연기력과 감독의 연출은 탁월했다. 천재 지관 박재상으로 극의 중심에 선 조승우는 이미 입증된 연기력으로 126분에 달하는 러닝 타임을 밀도 있게 채운다. 온갖 풍파를 겪게 되지만 묵직한 감정선으로 배우들과의 앙상블을 이룬다. 

백윤식은 왕권을 뒤흔드는 세도가 김좌근으로 분해 시선을 압도한다. 헌종(이원근 분) 앞에서도 흔들림 없는 표정과 말투, 날카로운 눈빛까지. 백윤식이 연기한 김좌근은 존재감만으로도 작품에 긴장감을 높인다.

이밖에도 지성, 김성균, 문채원, 유재명, 이원근 등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모으는 배우들이 입증된 연기력으로 제 몫을 해냈다. 여기에 드론, 크레인 등을 이용한 촬영 기법으로 지리적 특성을 생생하게 담아내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특히 갈등의 대척점에 선 김좌근과 헌종의 관계를 담아낼 때는 줌 렌즈와 트랙킹을 활용해 인물들의 감정을 더욱 실감나게 전달했다. 또한 인물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음향효과 역시 긴장감을 부각시키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소재는 다르지만 역학 3부작 중 '권력 암투'가 메인 플롯이라는 점에서 '명당'은 '관상'과 비교된다. '관상'이 이리와 호랑이의 싸움이었다면 '명당'은 왕족과 세도가의 보물찾기에 비유할 수 있겠다. 참신한 소재와 배우들의 열연이 빛나는 '명당'에는 얼마나 관객이 모일지, '관상'의 기록을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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