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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협상' 손예진 VS 현빈, 충무로 최고의 조합? 추석 극장가 점령할 '한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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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협상' 손예진 VS 현빈, 충무로 최고의 조합? 추석 극장가 점령할 '한방'은…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8.09.18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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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OWN

UP
- 손예진·현빈, 충무로 대표 남녀배우들의 연기력
- 이원 촬영 기법, 긴장감은 UP

DOWN
- 어쩔 수 없는 신파
- '협상'은 어디로?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손예진과 현빈. 두 충무로 '대표' 흥행 배우가 뭉쳤다. 멜로, 로맨스 장르가 아닌 두 배우의 '대결 구도'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영화 크랭크인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손예진은 영화 '덕혜옹주', '해적', '비밀은 없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로 흥행과 비평 양쪽 모두를 잡은 배우로 거듭났다. 현빈 역시 '공조'가 지난 2017년 설 명절에 큰 사랑을 받으며 새로운 연기변신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비주얼·연기 모두 '믿고 보는' 배우인 두 동갑내기 배우 손예진, 현빈이 선택한 영화 '협상'은 어떤 영화일까?

# 손예진 VS 현빈, 익숙한 배우들 그러나 색다른 구도

 

'협상' 손예진 [사진 = 영화 '협상' 스틸컷]

 

영화 '협상'의 두드러지는 점은 현빈과 손예진이 협력 관계가 아닌 대립 관계라는 사실이다. 충무로 대표 남녀배우의 숨막히는 연기력 대결은 그동안 극장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구도다.

실제 남성 배우들 간의 대립 구도는 관객들에게 익숙하다. 현빈은 영화 '공조'에서 故 김주혁과 선과 악의 대립을 보여줬다. 최근 충무로 영화에서 여자 배우들이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적다는 비판이 등장한 가운데, '협상'의 손예진이 현빈의 보조 역할이 아닌 대립자 역으로 출연한다는 소식은 영화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영화 '협상'에서 현빈, 손예진이 보여주는 캐릭터 역시 색다르다.

손예진은 '협상'에서 국내 최고의 협상가 하채윤 역을 맡았다. 미국 유학파 출신인 하채윤은 쉽지 않은 현장 상황 속에서 인질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지적인 협상가다. 냉철한 모습과 함께 경찰로서 뜨거운 가슴을 가진 하채윤은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강인하고 전문적인 여성 캐릭터다.

악역에 도전한 현빈 역시 '협상'의 중요 포인트다. 그동안 이지적이고 젠틀한 역을 맡아왔던 현빈은 극악무도한 악당 민태구 역을 맡아 악역에 도전했다. 인질극이라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현빈은 생동감 있는 연기력으로 관객에게 긴장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 이원 촬영, 한정된 공간이 자아내는 색다른 긴장감

 

'협상' 현빈 [사진 = 영화 '협상' 스틸컷]

 

'협상'의 또다른 특별한 점은 '이원 촬영' 기법이다. 하채윤과 민태구는 각각 다른 장소에서 영상을 보며 협상을 진행한다. 민태구가 있는 화면에서는 인질들이 촉각을 다투고 있고, 하채윤이 머무르고 있는 작전 통제실은 청와대, 국정원, 경찰 등 각 권력기관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인질극 상황 못지 않은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모니터 화면으로만 서로를 볼 수 있는 하채윤과 민태구는 한정된 정보로 심리전을 동원한 '협상'을 한다. 관객이 알 수 있는 것 역시 화면 너머의 민태구다. 좁은 화면 속에서 총을 들고있는 민태구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같은 위협감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이원 촬영 기법이 영화 '협상'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정우 주연의 영화 '더 테러 라이브'는 앵커인 윤영화가 뉴스 스튜디오에서 현장의 영상을 보며 범인과 협상을 하는 과정을 담았다. 스튜디오라는 한정된 공간 속 윤영화를 맡은 하정우의 연기력이 돋보였던 영화 '더 테러 라이브'는 생생한 액션 신이 없이 관객의 긴장감을 어떻게 자아낼 수 있는지 알려주는 영화다.

'더 테러 라이브'가 하정우란 배우의 연기력에 기댔다면 '협상'은 손예진, 현빈의 대립을 중심에 뒀다. 여기에 인질 협상극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청와대, 국정원까지 이어지는 거대 비리로 확장하며 '범죄 스릴러'로서의 재미뿐만 아니라 사회 고발 영화로서의 존재감도 확실히 했다.

# 민태구의 속사정, 또 가족 이야기?

 

[사진 = 영화 '협상' 스틸컷]

 

한국 영화, 드라마의 특징 중 하나를 '신파'라고 한다. 영화 후반부에는 관객들의 억지 동정을 얻어내기 위한 아쉬운 캐릭터 서사가 이어진다. 극악무도한 악역도 가족이 있고 악한 일을 저지르는 데 이유가 있다.

'협상'의 아쉬움 또한 이 지점에 있다. 이원 촬영 기법, 손예진과 현빈의 '똑똑한'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 '협상'은 민태구의 속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관객들을 설득해야하는 어려운 지점에 도달한다. 민태구는 악역이지만 '의로운' 악역이고 과거의 아픔이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대결 구도였던 한채윤과 민태구가 동료가 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민태구의 과거를 파헤치던 한채윤은 진실을 마주하게 되고, 민태구를 도와 더 거대한 '악'에 맞선다. 그러나 영화 '협상'에서 '선'인 한채윤과 '악'인 민태구의 대결을 보고 싶었던 관객들에게는 영화 중후반부 억지스러운 캐릭터 변화와 새로운 이야기들이 오히려 몰입감을 떨어뜨린다.

결국 영화 '협상'은 스마트하게 시작해 관객의 감수성에 호소하면서 막을 내린다. 신파적 결말이 한국 상업영화에서 '흥행 공식'이라고 불린다지만 날카로움과 새로움을 기대한 관객으로서는 조금 아쉬울 수밖에 없다. 

# 제목이 '협상'인데… 협상은 어디로?

 

[사진 = 영화 '협상' 스틸컷]

 

'협상'은 인질범 민태구와의 협상과 한채윤의 대립 구도를 이야기의 중심으로 삼은 영화다. 그러나 영화 내에 정작 '협상'은 없다.

초중반 민태구와 한채윤의 심리전과 협상으로 긴장감을 자아내는 '협상'은 영화 중반부터 더 큰 악의 세력, 권력이 이번 사건에 개입되어있다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알린다. 협상가인 한채윤 역시 민태구와 대립하는 것이 아닌 진실을 찾고 악을 벌하는 정의의 주인공으로 변신한다.

이 과정에서 한채윤의 캐릭터 역시 큰 변화를 맞이한다. 냉철한 협상가였던 한채윤은 정의를 쫓는 과정에서 의로운 경찰로서의 소명감을 앞에 내세운다. 한채윤은 이지적인 협상가의 면모보다는 열혈 경찰의 모습을 보여주며 민태구와 대립이 아닌 모종의 협력 관계를 가지게 된다.

열혈 형사가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한국 영화는 그동안 다수였다. 그런 점에서 '협상'의 이런 이야기 변화는 색다른 매력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실망감을 가져온다.

영화 '협상'은 올 추석 '안시성', '물괴', '명당'과 극장가 대결을 펼치게 된다. 유일한 현대극인 영화 '협상'이 색다름으로 영화 팬들을 잡을 수 있을까? 기대보다 새로움이 적었던 영화 '협상'이 올 추석 극장가에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추석 극장가 대전'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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