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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임상협에 박치기' 권순태 인터뷰, 무엇이 그리도 당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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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임상협에 박치기' 권순태 인터뷰, 무엇이 그리도 당당할까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8.10.04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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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권순태(34·가시마 앤틀러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축구 선수로서 불필요한 행동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음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인터뷰로 논란을 키우고 있다.

권순태는 3일 일본 가시마 사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 1차전에 선발 출전해 팀이 1-2로 뒤진 전반 43분 골라인 바로 위에서 공을 두고 수원 삼성 임상협(30)과 경합을 벌이는 과정에서 충돌했다.

문제는 다음 장면이었다. 권순태는 접촉 직후 발로 차려는 시늉을 하더니 임상협에게 다가가 욕설과 함께 박치기를 했다. 임상협이 고통을 호소하며 넘어졌지만 권순태는 운 좋게 경고만을 받았다. 레드카드를 받아도 할 말이 없는 반칙이었다.

 

▲ 권순태(오른쪽)는 수원 삼성 임상협과 공을 놓고 경합한 뒤 흥분하며 입상협에게 발길질을 하고 박치기까지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순태는 경기를 마치고 공동취재구역에서 “해선 안 될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팀을 위해서라면 필요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상대가 한국 팀이라서 지고 싶지 않았다. 승리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반성의 기미가 부족해 보이는 이 인터뷰에 많은 축구팬들이 분노하고 있다. 권순태는 승부욕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승부와 별개로 축구 선수로서 용납되지 않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2006년 국제축구연맹(FIFA) 독일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 지네딘 지단은 경기 도중 이탈리아 마르코 마테라치의 가슴을 머리로 들이 받아 즉각 퇴장 명령을 받았고 프랑스는 결국 승부차기 끝에 우승 트로피를 놓쳤다. 자신의 누이를 모욕하는 말에 참을 수 없었던 지단이지만 상황이 어떻든 간에 상대 선수를 폭행하려는 행동은 용납받지 못했다.

폭력성을 떠나 승부를 위해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것 또한 결코 박수를 받지 못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루과이 루이스 수아레스는 비어있는 골문으로 향하는 상대의 슛을 손으로 막아 퇴장당했다. 이후 페널티킥에서 상대가 실축하며 우루과이가 승리했지만 수아레스는 이후에도 가혹한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승리빼고 모든 걸 잃은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 권순태의 비매너 행동과 인터뷰가 축구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다. 수원에서 펼쳐지는 2차전에서 큰 야유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날 권순태와 임상협이 신경전을 벌인 이후 가시마는 후반 막판 2골을 넣으며 역전승에 성공했다. 권순태가 밝힌 본인의 의도가 먹혀들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국내 축구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일본 누리꾼들은 이에 대한 일본 매일경제 기사에 “일본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이 한국 팀을 상대로 달아오른 장면을 보면 (팀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댓글을 달았고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그러나 “아시아 수준의 심판이 아니었다면 즉시 퇴장감”, “팀은 달라도 같은 한국인인데...”라는 댓글 역시 못지않게 큰 호응을 얻었다. 권순태를 향한 비판의 시각이 국내 축구팬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1차전 비매너에 이어 반성이 부족한 인터뷰로 논란을 낳은 권순태는 오는 24일 국내서 열리는 2차전에서 수원 홈팬들의 야유를 직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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