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1-22 22:37 (금)
'파격 실험' 노원구, '키 높이' 야구로 성적까지 키운다
상태바
'파격 실험' 노원구, '키 높이' 야구로 성적까지 키운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1.16 1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틀야구 팀 탐방] 27년 노원맨 '이중달호', 경쟁자 경계 속 은근한 자신감

[스포츠Q 글 민기홍·사진 이상민 기자] 노원구는 리틀야구계 전통의 강호다. 서울권 대표 주자다.

2012년에는 두산베어스기, KBO총재기, 속초시장기 등 굵직한 대회들을 모두 제패했다. 2013년에는 3위를 두차례 차지했고 , 지난해에는 용산구청장기 준우승과 세차례 3위 입상의 성과를 냈다. 지난 2년간 우승컵만 없었을 뿐 늘 4강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중달 감독은 ‘우승’이란 단어를 쉽게 입에 올리지 않는다. 그저 “올해도 꾸준히 상위권에 머무르는 것이 목표”라며 “정상에 오르는 것은 운이 따라줘야하는 것”이라고 발톱을 숨겼다.

▲ 노원구는 불암산 스타디움이라는 양질의 시설을 어렵지 않게 빌릴 수 있어 5년째 전지훈련을 가지 않고 있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불암산 스타디움 야구장에서 시즌을 대비중인 노원구 리틀야구단을 만났다.

◆ 노원구의 파격 실험, 키 크기 프로젝트 

“올해부터 바꾼 게 있어요. 잘 먹여서 키를 키워달라 주문했습니다. 아이들 성장에 중점을 둘 겁니다. 엄마들 만나면 늘 그 이야기를 강조합니다. 키 크는 식단을 의논하고 잠도 일찍 재워라. 키 크는 스트레칭 시켜라 등등이요.”

파격적인 시도다. 이 감독은 오전 훈련을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훈련을 시키고 아이들을 귀가시키기로 마음먹었다. 4명이 전국에서도 내로라 할 정도로 야구를 잘하는데 체격이 좀 작아서다. 그는 아이들이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해 무럭무럭 자라나기를 바라고 있다.

전지훈련도 가지 않는다. 불암산 스타디움 시설이 좋기 때문에 5년 연속 남쪽으로 떠나지 않았다. 노원구 중앙에 있는 작은 구장도 마음껏 쓸 수 있다. 이 감독은 “동계훈련 때는 1개월 동안 대여해 쓰고 시즌 때는 팀 플레이와 전술을 다질 때만 단기로 대관한다”고 설명했다.

▲ 노원구는 '키 크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중달 감독은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훈련시간을 줄이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27년째 한 팀을 맡고 있는 베테랑 지도자이기에 내릴 수 있는 과감한 결정이다. 벤치에서도 런앤히트 말고는 사인도 잘 안 낸다. 이 감독은 “애들이 좋아하고 즐거워하면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며 “아이들이 잘못하더라도 스스로 느끼면 된다고 생각한다”는 지도 철학을 전했다.

◆ 은근한 자신감, 늦추지 않는 경계심 

“타력, 투수력, 수비력 모두 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래 한 팀을 가르치다보니까 어떻게 시즌을 대비해야할지 노하우가 조금은 생긴 것 같아요. 전통이 있으니 팀에 큰 흔들림은 없습니다. 선수들 일부가 시즌 중에 대표로 차출될텐데 아무래도 전력이 약해지겠죠.”

이 감독이 걸어온 길이 곧 노원구의 역사다. 1988년 도봉구에서 분리되면서 생긴 노원구 리틀야구단의 초대 사령탑. 산전수전 모두 겪은 그에게 2015년은 또 새로운 도전이다. 조심스러웠지만 그의 한 마디에는 은근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선수들은 방망이를 전혀 잡지 않았다. 이 감독은 “투수력, 디펜스가 우선이다. 방망이는 뒷전이다. 시즌 중에도 감을 얼마든지 끌어올릴 수 있다”며 “포수, 키스톤 등 센터 라인도 좋다. 전체적으로 전력이 고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리시, 광명시, 군포시, 수원 영통구, 부산 서구, 인천 남동구, 경남 양산시, 용인 수지구, 청주시 등이 만만치 않다. 후배 감독들이 잘한다”면서 “겨울 훈련을 다들 열심히 하니까 봄이 돼봐야 알 수 있다. 분명 복병도 나올 것”이라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 왼쪽부터 정태웅, 오창현, 조건희. 중학교에 진학하는 이들은 "우승을 위해 열심히 내달리겠다"고 약속했다.

◆ 조건희-정태웅-오창현, “올해는 기필코 우승” 

노원구는 지난해 권규현이라는 스타를 배출했다. 그는 12세 이하 국가대표팀에 승선해 한국 리틀야구가 29년 만에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올해는 조건희, 정태웅, 오창현이 졸업한 형의 공백을 메운다.

조건희는 부드러운 투구폼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직구가 일품인 좌완투수다. 그는 “구대성, 류현진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마운드에 올라서면 최대한 점수를 내주지 않겠다”며 “타석에서도 홈런 2개를 쳐내고 싶다. 우승을 5번 하고 싶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이를 듣던 정태웅은 “5번 우승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3개 대회서 우승하고 싶다”고 친구를 다그쳤다. 센스가 수준급이라는 평이다.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는 그는 “데릭 지터같은 대선수가 되고 싶다. 수비를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했다.

오창현은 노원구 디펜스의 주축이다. 중견수인 그는 좌중간, 우중간으로 향하는 타구를 빠른 발로 걷어낸다. 정수빈이 롤모델이다. 중학교에 진학하는 선수치고는 매우 작은 그는 “잘 먹어서 키부터 키우겠다”며 “올해는 지난해 못한 우승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노원구 리틀야구단 

△ 감독 = 이중달
△ 코치 = 이정인 김범주
△ 선수(25명) = 조건희(주장) 정태웅 조성준 오창현 김재두 이호근 박상현 김유태(이상 6학년) 문현진 이승한 이건호 김동현 최동희 구교원 박겸(이상 5학년) 이승원 이승민 홍현우 임동현 배수빈 김찬호 이승훈(이상 4학년) 김재익 이가은(이상 3학년) 서동희(2학년)

▲ 불암산 기운을 받으며 훈련중인 노원구 리틀야구단. 전통의 강호 소리가 부끄럽지 않게 올해는 우승컵을 들겠다는 각오다.

sportsfactor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