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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뷰티풀 데이즈' 이나영이 돌아왔다…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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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뷰티풀 데이즈' 이나영이 돌아왔다…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
  • 강한결 기자
  • 승인 2018.10.07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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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 탈북 여성의 아픔 섬세하게 표현한 이나영의 연기
- 충무로 블루칩 장동윤의 발견
-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전한 신선함 

DOWN
- 왕가위 식 화려한 연출… 의도된 불협화음?

 

[스포츠Q(큐) 강한결 기자] 이나영이 돌아왔다.

6년만의 복귀작, 노개런티 출연, 탈북자 캐릭터, 2018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라는 키워드는 이나영과 영화 '뷰티풀 데이즈'를 상징하는 말들이 됐다. 이나영의 섬세한 연기와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는 장동윤의 조합은 영화에 신선함을 더하는데 한 몫 했다.

 

[영화='뷰티풀 데이즈' 스틸컷]

 

제 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뷰티풀 데이즈’(감독 윤재호)는 이나영과 장동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특히 영화는 장동윤(젠첸 역)의 시선을 따라가며 자신이 처한 상황과 이나영(젠첸 모)의 과거와 현재를 살핀다.

직선적으로 진행되던 스토리는 장동윤이 엄마의 일기장을 받는 순간부터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으로 변주된다. 일기장에는 1997년부터 이나영의 이야기가 기록돼 있다. 그가 왜 오광록(젠첸 부)를 떠나 한국으로 내려왔는지를 설득력있게 전달한다.

'하울링‘ 이후 6년 만에 복귀한 이나영은 굴곡지고 아픈 탈북민 여성의 삶을 잘 보여줬다. 서울말, 연 변 사투리, 중국어까지 세 가지 언어를 사용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또한 탈북 직후의 순수한 여성, 자신을 탈출하게 해준 이유준(황 사장 역)에게 돈을 갚기 위해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모습, 술집 마담으로 변해 담배를 피우는 모습까지 파격적인 변신을 한 이나영은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영화='뷰티풀 데이즈' 스틸컷]

 

영화에서 유일하게 배역의 이름이 있는 장동윤의 호연도 칭찬할만 하다. 엄마를 보고 느낀 혼란, 분노, 그리움 등 복합적인 감정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연기로 섬세하게 표현했다. 또한 장동윤은 2017년, 2003년, 1997년으로 시점에서 변화하는 과정에서 작품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무난하게 수행했다.

'뷰티풀 데이즈'에서는 식사 장면이 반복된다. 이때 과거와 현재, 미래에 따른 서사적 구조가 담기고 가족 구성원의 변화가 점층적으로 드러난다. 과거의 식사에서 엄마가 떠난 후, 현재의 식사는 오광록(젠첸 부)의 죽음를 조명한다.

마지막 식사를 통해 영화는 관객에게 핵심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5년의 시간이 흐른 후 장동윤은 이나영, 서현우(엄마 애인 역)와 함께 밥상에 둘러앉는다. 여기에 장동윤의 이복동생까지 함께하면서 이들은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구성하게 된다. '뷰티풀 데이즈'에서 식사는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소재다.

윤재호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마담B'를 통해 생계를 위해 탈북한 여성이 브로커에게 속아 중국의 가난한 농부에게 팔려간 인물을 보여줬다. 윤 감독은 '마담B의 이야기를 확장해 '뷰티풀 데이즈'를 만들었다. 그러나 '뷰티풀 데이즈'는 기존에 탈북민을 소재를 다룬 윤재호 감독의 전작과 결이 다르다.

 

[영화='뷰티풀 데이즈' 스틸컷]

 

'마담B'는 다큐멘터리 영화 특유의 담백하지만 다듬어 지지 않은 듯한 느낌을 살렸다. 반면 '뷰티풀 데이즈'는 다양한 색체와 촬영 기법을 통한 화려한 영상미를 자랑한다. 

'뷰티풀 데이즈'에서는 인물들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사실적으로 전하기 위해 클로즈업을 많이 사용했다. 또한 중국의 왕가위 감독이 '해피투게더'에서 보여줬던 슬로우 모션과 유사한 고속촬영 기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왕가위가 떠오르는 스타일리시한 연출은 오히려 이질적인 느낌을 더하며 관객의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다. 가족의 해체를 극복해나가며 서로의 상처를 치유한다는 감독의 의도가 화려한 연출로 인해 희석된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첫 공개된 '뷰티풀 데이즈'는 오는 11월 중 전국 극장에 정식 개봉할 예정이다. 6년 만에 복귀한 이나영과 돋보이는 신인배우 장동윤이 만들어낸 가족의 의미를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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