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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Q] 황교익은 항상 옳다? 과유불급 모르는 지루·지난한 논리에 누리꾼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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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Q] 황교익은 항상 옳다? 과유불급 모르는 지루·지난한 논리에 누리꾼 '싸늘'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8.10.08 0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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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백종원, 황교익 페이스북, 황교익 백종원, 황교익 sns, 백종원과 황교익. 

7일 오후 현재 N포털의 칼럼니스트 황교익 관련 연관검색어 10개 중 이번 '백종원의 골목식당'·'막걸리' 논란과 관련된 키워드다. 무려 절반의 비중을 차지한다. 

황교익 관련 키워드가 이렇게 바뀌기까지는 불과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수요미식회'의 '미식 박사'로 불렸던 황교익에게 현 시점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찾기란 쉽지 않다. 논란은 지난 2일 그가 페이스북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막걸리 테스트를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칼럼니스트 황교익 [사진=연합뉴스]

 

황교익은 "12개의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기를 했어도 '신의 입'이 아니고서는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다"며 "전혀 공정하지 않은 게임을 하여 백종원에게는 권위를, 막걸리집 주인에게는 굴욕을 안기는 방송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당시 누리꾼들은 그의 문제 제기에 호기심을 보였다. 적지 않은 누리꾼들이 황교익의 논리에 동조하는 모습이었다. "예능이니까 비상식적인 상황 연출이 가능하다고요? 그러면 백종원의 솔루션도 식당 주인들이 예능으로 알고 대충 들어도 되는 것이네요?"라던 그의 말도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논란 이틀째였던 3일, 황교익은 한 매체의 기사를 게시한 뒤 "내 말이 '확인되지 않은 발언'이라고 쓰고 있다"면서 "나는 여러 글에서 자료 등으로 이미 확인해주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에 이어 "내 글을 읽어보기나 하고 이딴 소리를 하고 있는가. 관련 학자들에게 전화라도 해봐라. 내 말을 확인해줄 것이다. 악플 퍼서 나르는 것은 기사가 아니라 악플일 뿐이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황교익은 대중이 다른 곳에 관심을 두기가 무섭게 그는 글을 연이어 게재했다. 특히 자신의 학력 등을 들먹이던 한 누리꾼에게 '중졸 정도의 지적 수준'이란 과격한 표현으로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해당 발언이 기사화 되자 황교익은 대중의 오해에 기자들도 일조했다며 일부 기자들을 향해 '기레기'라고 지칭한 뒤 "초딩 정도의 지적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4일에는 무려 다섯 시간에 걸쳐 다섯 차례의 글을 업로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당 글을 통해 자신은 지연·학연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이라며 과거 천일염 문제와 남도 음식을 들먹였을 때 적지 않은 대중들이 "한국의 고질병 지역감정으로 내 말과 글을 재단하려고 하였다"며 불편한 감정을 보였다.

서울 소재의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그는 자신의 전공분야와 무관한 일을 하고 있다면서 "나는 음식 전문 작가이다. 나만의 공부로 그만큼의 일을 하였다"고 강조했다.

논란을 일으킨 발언에 대해 황교익은 "나는 익명의 악플러에게 '중졸 정도의 지적 수준'이라 하였다"며 "실제로 가짜 정보의 내용이 형편없기 때문이다"는 이유를 들었다. 

자신이 관련 학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해당 악플러가 "학벌사회의 정서를 조장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발언은 "학벌에 찌든 이들의 정서에 꼭 맞게 내가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대접"이라고 못박았다. 

이밖에도 황교익은 네 차례나 글을 더 올렸다. 취재 차 일본 가고시마 흑돼지 산업 전문가와 만났던 일화,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크게 회자됐던 '골목식당' 막걸릿집 주인의 이야기 등으로 자신만의 논리를 펼쳤다.

황교익은 서두에 평소 '미식 박사'란 별명을 두고 자신을 박사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을 내세워 "난 학사에요"란 문장으로 자신의 글을 시작하는 멋도 부렸다.
 
이후에도 황교익은 페이스북에 꾸준히 관련 글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5일부터는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의 조작 논란에 중점을 두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백종원이 결국 막걸리 테스트에서 3개를 맞혔다는 사실에 집중하며 대중을 향해 퀴즈도 만들었다. "2명의 출연자가 있다"란 문장으로 시작한 이 질문은 "연출인가 조작인가"란 이지선다형 질문으로 끝이 났다. 적지 않은 누리꾼들은 어차피 '답정너'란 반응이다. '조작'이란 그만의 논리가 아니고서야 이런 글을 올리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주말의 마지막 날인 7일, 황교익은 누리꾼들의 댓글에 또 다시 날선 반응을 보였다. “맞는 말도 싸가지없이 해요”란 문장을 콕 집어 게시한 뒤, "싸가지없음은 내 마음에서 발생한 감성"이라며 "사실 확인이라는 이성적 작업에서의 후퇴나 번복을 두려워하여 발생시키는 감성이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황교익은 "인간은 싸움 구경을 좋아한다"면서 '공격본능', '구경꾼' 운운하며 자신의 논리를 펼쳤다.

일주일이나 계속된 지루하고 지난(至難)한 논리에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한 누리꾼은 6일 황교익의 페이스북에 직접 "몇 날 며칠째, 이 이야기"라며 "막걸리가 너무해"란 댓글을 남겼고, 비공감 없이 공감만 10개를 받았다.

관련 기사에서도 대중의 날선 반응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신의 말버릇이 싹수없는 건 생각도 않고 본인 '씹는 말' 싹수없다고 찡얼대네"(dmsq****), "더도 말고 '수요미식회' 때 라면 연구원들 앞에서 팩트로 쳐발려놓고도 끝까지 '뇌피셜'에 '거짓 정보'로 자기주장만 고집하는 모습을 보면 답 나온다. 저 인간은 답이 없다. 대한민국 대표 '꼰대'의 표상"(drai****)의 다소 과격한 발언이 2000회 이상의 공감을 얻으며 댓글 창 최상단에 자리했다. 

"말도 틀리고 싹수도 없고 보기 불편"(rj01****)이라던가 "이 사람은 타인에 대한 무례함을 직업적 특성으로 포장한다. 자신도 분명 알면서 이를 즐기며 쓸데없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 더욱 무례하고 권위적인 모습을 연출한다"란 반응도 베스트(BEST) 댓글에 올랐다. 

댓글의 사실 여부를 떠나 황교익의 발언에 지친 대중들의 피로도를 방증하는 반응이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지나칠 과(過), 오히려 유(猶), 아닐 불(不), 미칠 급(及)의 네 한자를 조합해 만든 사자성어의 풀이다. 춘추전국 시대의 사상가 공자(孔子)가 쓴 논어(論語)의 '선진편(先進篇)'에 실려 있다.

황교익에게 논어(論語)의 '위정편(爲政篇)'을 추천한다. 우주 만물을 지배하는 하늘의 명령이나 원리, 또는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가리키는 유교(儒敎)의 정치사상인 천명(天命)과 나이 쉰에 곧 하늘의 명령을 알았다고 한 공자의 말씀이 잘 담겨있다. 공자에 따르면 사람은 50세가 되면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세계인 성인(聖人)의 경지로 들어선다고 한다.

'중졸 정도의 지적 수준'의 누리꾼들과 '초딩 정도의 지적 수준'을 지닌 '기레기'도 아는 사실을 '대졸 정도의 지적 수준'을 지닌 '미식박사' 황교익이 지천명(知天命)이 지나도록 깨닫지 못하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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