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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229] 토니 퍼거슨 VS 앤서니 페티스, 맥그리거-하빕 난투극에 가려진 '진짜 명품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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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229] 토니 퍼거슨 VS 앤서니 페티스, 맥그리거-하빕 난투극에 가려진 '진짜 명품매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10.0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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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UFC 229가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와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러시아)가 경기 뒤 벌인 난투극으로 얼룩졌다. 더욱 주목받았어야 할 경기들이 묻히는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 특히 토니 퍼거슨(34)과 앤서니 페티스(31·이상 미국)의 라이트급 매치는 타이틀전이었던 하빕과 맥그리거의 경기를 제치고 파이트 오브 나이트에 선정될 만큼 인상적이었다.

퍼거슨과 페티스는 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 T 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29 메인이벤트 라이틀급 매치에서 격돌했다. 2위 퍼거슨이 8위 페티스의 도전을 받는 입장이었지만 결코 방심할 수 없을 정도로 페티스는 위협적이었다.

 

▲ 토니 퍼거슨(오른쪽에서 2번째)이 7일 UFC 229 라이트급 매치에서 승리를 거두고 패자 앤서니 페티스의 손을 들어올려주며 존중의 뜻을 표하고 있다. [사진=스포티비 중계화면 캡처]

 

1라운드는 퍼거슨의 근소 우위 속에 진행됐다. 퍼거슨은 사이드로 페티스를 몰아넣으며 압박했다. 그러나 둘은 침착했고 섣불리 상대를 향해 달려들지 않았다.

2라운드가 하이라이트였다. 먼저 기선을 잡은 건 예상 외로 페티스였다. 라이트 훅이 적중해 퍼거슨이 중심을 잃고 쓰러졌고 페티스는 정신없이 퍼거슨을 몰아쳤다. 퍼거슨의 얼굴은 피범벅이 됐다.

그러나 퍼거슨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피가 많이 쏟아져 경기가 잠시 중단됐고 치료를 마치고 온 퍼거슨은 선혈이 낭자하는 상황에서도 밝은 미소를 지으며 소름 돋는 파이터 기질을 보였다. 페티스도 입 주변에 피를 흘리면서도 웃음을 지어 둘이 얼마나 승부를 즐기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후 퍼거슨의 반격이 시작됐다. 1라운드처럼 페티스를 압박하며 코너로 몰아넣었고 유효타를 조금씩 적중시켜갔다. 페티스의 동작이 눈에 띄게 둔해졌고 퍼거슨은 침착히 펀치를 적중시켰다. 하지만 페티스 또한 물러서지 않고 킥과 주먹으로 맞섰다.

 

▲ 페티스(위 오른쪽)와 퍼거슨은 온몸에 피가 흐르는 상황에서도 웃음을 띌 정도로 경기를 즐기면서도 상대를 반드시 제압하겠다는 살기 어린 진정한 파이트의 면모를 보였다. [사진=스포티비 중계화면 캡처]

 

둘의 몸은 물론이고 온 몸에 피가 흘렀다. 공이 울리기 전 퍼거슨이 크게 공세를 높이며 페티스에 위협을 가했지만 페티스는 물러섬 없이 다음 라운드를 맞을 준비를 했다.

하지만 3라운드는 이어지지 않았다. 경기 의료진은 페티스의 출혈이 너무 심하다는 의견을 심판진에 전했고 승부는 퍼거슨의 2라운드 TKO 승리로 막을 내렸다.

더욱 감동을 안긴 장면은 경기 후였다. 서로를 향해 살기 넘치는 미소를 지었던 둘이지만 경기가 마무리되지 서로를 얼싸안았고 퍼거슨은 페티스의 손을 들어 올려주며 패자를 향한 존중을 보였다.

하빕과 맥그리거가 경기 후에도 분을 풀지 못하고 상대 스태프들과 난투극을 벌이며 옥타곤을 동네싸움터로 만들어버린 것과 대조돼 더욱 인상적이었다. 하빕과 맥그리거가 만들어 낸 저질 이슈에 묻혀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명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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