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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형제 리베로 이지훈-이지석 '동시 지명', 운동선수 가족 DNA 어디 안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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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형제 리베로 이지훈-이지석 '동시 지명', 운동선수 가족 DNA 어디 안가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10.08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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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이 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넥센 히어로즈)는 프로야구 신인상을 받은 데 이어 2년차인 올해에도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도마 금메달리스트인 여서정(경기체고)은 ‘원조’ 도마의 신 여홍철의 딸이다.

운동을 잘하는 부모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자녀가 부모 못지않은 업적을 내는 건 이제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다.

 

▲ 이지석(오른쪽)이 8일 삼성화재의 지명을 받은 후 신진식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8일 서울 청담동 호텔리베라 3층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18~2019 프로배구 남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 현장에서는 역대 최초 사례가 나왔다. 형제가 같은 시즌 남자 프로배구 드래프트에 뽑힌 것.

중부대 리베로 이지훈(23)과 한양대 리베로 이지석(20)이 그 주인공이다. 동생 이지석이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대전 삼성화재로부터 지명 받았고, 형 이지훈은 2라운드 1순위(전체 8번)에서 인천 대한항공의 선택을 받았다.

이지석은 “이렇게 앞 순위에 뽑힐 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내가 이 자리에 서도 되나’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정말 기뻤지만, 형이 지명을 받기 전이라서 감정 표현을 하기 어려웠다. 함께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아 기쁘다”고 웃어보였다.

이지훈은 “솔직히 동생이 1라운드에서 뽑힌 건 부럽다. 하지만 결국 우리 둘 다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 8일 2라운드 1순위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이지훈(오른쪽). [사진=KOVO 제공]

 

같은 해 2명이나 프로에 보낸 이들 부모의 정체(?)가 궁금했다. 형제의 아버지 이재호 씨는 흥덕초교에서 코치, 감독을 역임한 배구인이다. 어머니도 육상 선수 출신이다.

부모님의 ‘운동 DNA’를 받은 지훈-지석 형제는 프로의 좁은 문을 통과했다.

이지훈은 “아버지를 따라 배구를 하다가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지석은 아버지와 형이 배구하는 걸 보며 자연스럽게 공을 만지게 됐다.

이지훈은 중학교 때 잠시 유니폼을 벗었다. 동생은 멈추지 않고 배구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이지훈은 “중학교 3학년 말에 다시 공을 잡았고, 그때부터는 동생에게 많이 배웠다”고 했다.

남성고교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하던 둘은 형이 중부대로 진학하고, 동생은 한양대에 들어가면서 서로를 마주보며 대결하기 시작했다.

이지훈은 “올해 중부대가 한양대를 만날 때마다 졌다. 너무 아쉬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형제 사이지만 코트 안에서는 ‘적’이었다.

둘은 프로에서도 서로를 상대한다.

이지석과 이지훈은 “선배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열심히 배우겠다. 수비 실력을 더 키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뛰어난 선수로 키우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부모님께 효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지훈은 “두 형제가 모두 운동을 하니, 부모님이 두 배로 고생하셨다”면서 동생을 바라보며 “우리, 부모님께 효도하자”고 했다. 동생도 “형, 우리 효도합시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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