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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손흥민 14G 무득점, 적장도 감탄-걱정은 사치? (한국 파나마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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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손흥민 14G 무득점, 적장도 감탄-걱정은 사치? (한국 파나마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10.14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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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은 월드컵과 비교해 상당히 성장했다. 특히 손흥민은 톱클래스 수준을 보여줬다.”

‘선생님’이라는 별칭을 얻고 있는 베테랑 감독 오스카르 타바레스(71) 우루과이 사령탑이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를 향해 남긴 말이다.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최근 14경기에서 골 소식이 없지만 손흥민을 향한 걱정은 부질없어 보인다.

손흥민은 지난 12일 우루과이와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선발 출장해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2-1 승리에 일조했다.

 

▲ 손흥민(왼쪽)이 12일 우루과이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장면. 손흥민은 이 상황을 돌아보며 "자존심이 상한다"고 말했다. [사진=스포츠Q DB]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제대로 된 슛 찬스를 잡아보지 못했고 후반엔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섰지만 상대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갈라타사라이)의 선방에 막혔다.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빠르게 쇄도해 밀어 넣지 않았더라면 더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손흥민은 “좋은 팀과 경기를 했다. 만원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해 좋았다. 팀으로의 결과, 주장으로 나간 것은 자랑스러웠다”면서도 “단, 경기력에 대해서는 반성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선 페널티킥 실축이 마음에 걸렸다. 손흥민은 “골키퍼가 딱 막기 좋은 코스로 찬 것 같다. 계속 생각하면 조금 짜증이 난다”며 “나보다 더 잘 차는 선수가 있다. 앞으론 안 차려고 한다. 운이 좋게 실축할 때마다 이재성, 황의조가 골을 넣어 구사일생했지만 자존심이 많이 상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손흥민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부터 소속팀, 대표팀 경기를 거치며 14경기 연속 골 사냥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월드컵, 아시안게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거쳐 다시 대표팀을 오가며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손흥민은 14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렸다. 16일 파나마전은 골 갈증을 해소할 좋은 기회다. [사진=스포츠Q DB]

 

그러나 경기력 자체가 나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도 마르세유 턴으로 가볍게 벗어났고 공격 진영에선 끊임없이 동료들에게 기회를 연결해줬다.

직접적인 기회가 적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반 중반 역습에 나서자 그를 향해 수비수 3명이 한꺼번에 달려드는 등 집중 경계 대상이 됐다. 공격에서 손흥민이 공을 잡으면 상대는 손흥민에게 슛을 내주지 않기 위해 바짝 달려 붙었고 손흥민으로선 패스를 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그 정도로 크게 성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적장도 손흥민의 기량을 인정했다. 손흥민은 이에 대해 “물어봐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다”고 겸손해 하며 “부족하고 가야 할 길이 멀다. 승리로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이 팀에 있어 더 잘해야 하는 선수다. 이겨서 좋지만 내게 많이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주장 완장을 달며 책임감은 더 커졌지만 공격에서 직접 해결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져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손흥민이다.

 

▲ 경기 전 에딘손 카바니(오른쪽)과 반갑게 인사하는 손흥민(왼쪽). 경기 후엔 상대 감독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사진=스포츠Q DB]

 

그러나 조급해할 건 없다. 앞선 3차례 경기에서 한국은 손흥민의 골 없이도 2승 1무로 뛰어난 성과를 냈다. 상대의 경계대상 1호 손흥민이 있기에 동료들에게 더욱 많은 기회가 생겨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게다가 리더로서 팀원들을 독려하는 공로도 있다.

오는 16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맞붙을 파나마는 손흥민이 굶주려 온 골 사냥에 나설 절호의 기회다. 한국(55위)은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 랭킹에서 파나마(70위)보다 15계단이나 앞서 있다. 파나마는 일본과 평가전에서 0-3으로 무릎을 꿇었을 만큼 전력이 세지 않다.

손흥민은 “승리만큼 좋은 건 없다. 좋은 경기,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파나마전은 손흥민의 올 시즌 마지막 A매치라는 점에서 각오가 남다르다. “마무리는 승리로 장식하고 싶다. 올해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많은 일이 있었다. 한국에서 하는 올해 마지막 경기인 만큼 축구 팬 분들께 좋은 인상을 남겨 아시안컵까지 그 분위기 이어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남다른 각오와 약한 전력의 상대. 손흥민이 올해 태극마크를 달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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