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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인물] 정인선이 '테리우스'를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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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인물] 정인선이 '테리우스'를 만났을 때
  • 이남경 기자
  • 승인 2018.10.19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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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남경 기자] "배우 정인선 어때요?" 취재를 위해 몇몇 시청자들에게 물었던 질문이다. 

이에 20대 남성 A씨는 "정인선 씨가 능청스럽게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KBS 2TV '매직키드 마수리', SBS '순풍산부인과' 시절 정인선을 기억하고 있는 대중으로서 "아역 이미지가 남아 있었는데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애 엄마 역할을 자연스럽게 소화한 것을 보고 감탄했어요"라며 정인선의 연기를 극찬했다.

시청자들에게 MBC '내 뒤에 테리우스'의 고애린이 마수리 여친, 미달이 절친이었다는 사실은 아직까지 놀라울 따름이다. 정인선이 벌써 몇 년째 성인 연기자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지만, "벌써 이만큼 컸어?"라는 말에는 '마수리'나 '미달이'가 항상 언급된다. 

성장한 것은 외모뿐만 아니다. 오랜 기간 경험을 통해 쌓은 연기 내공을 바탕으로 경험해보지 못한 배역마저도 실감나게 소화하고 있다. 20대 여배우 기근 현상 속에서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바쁜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신흥 대세' 정인선의 존재감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 결이 다른 '엄마' 연기...정인선의 섬세한 연기력

 

배우 정인선이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고애린 역을 맡았다. [사진= MBC '내 뒤에 테리우스' 방송화면 캡쳐]

 

현재 정인선은 '내 뒤에 테리우스'에서 고애린 역으로 극을 이끌고 있다. 고애린은 육아와 살림에 몰두하느라 경력이 단절된 '경단녀'다. 

방송 초반 정인선(고애린 역)이 쌍둥이 남매를 유치원에 등원시키기 위해 한 아이의 손을 잡고, 다른 아이는 품에 안고 달리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유치원을 보내야 하는 아이를 둔 엄마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법한 상황을 정인선이 실감 나게 표현하며 공감을 선사한 것이다.

옆집에 사는 김본(소지섭 분)이 쌍둥이 자매의 육아를 맡고, 고애린이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아이들과 함께 있는 장면의 비중은 줄었지만 '워킹맘' 고애린은 생활력 강한 엄마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50대 여성 B씨는 "극 중 고애린이 작은 체구에도 두 아이를 데리고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드라마를 볼 때는 배우의 실제 나이라던지 미혼이라는 점이 전혀 떠오르지 않을 만큼 빠져들어서 보게 된다"며 정인선의 흡인력 있는 연기를 칭찬했다.

정인선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러한 연기 비결에 대해 "정인선 씨가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맘 카페에 가입해서 중요한 정보를 얻기도 하고, 주변에 정보를 구했다"며 "특히 동료 배우 김여진, 정시아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정인선이 결이 다른 '엄마' 연기를 소화하고 있다. [사진= MBC '내 뒤에 테리우스',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 방송화면 캡쳐] 

 

말 그대로 정인선이 '글로 배운' 육아였다. 정인선은 전작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도 싱글맘 한윤아 역으로 열연을 펼친 바 있다.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청춘들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그려낸 드라마다. 여기에 망가짐을 불사하는 청춘 배우들의 연기 호흡이 시너지를 발휘했다.

정인선이 맡은 한윤아 역은 기구한 사연을 가진 미혼모였다. 가벼운 톤의 드라마 속에 '미혼모' 캐릭터가 잘 어울릴 수 있을지 우려를 안겼지만, 정인선은 캐릭터의 허당기와 사랑스러움을 활용해 극에 녹아들었다. 강동구 역의 김정현과는 설렘 가득한 로코 호흡으로 재미를 더했다.

한윤아 역을 통해 한 아이의 엄마이자, 한 명의 청춘으로서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고애린 역을 통해서는 이미 베테랑 주부이자 자신의 일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워킹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배우가 또 한 번 연기하는 '엄마' 역할이 자칫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지만 정인선은 섬세한 연기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 어느새 아역 티 벗은 정인선...데뷔 23년차 배우의 성장

 

배우 정인선 [사진= 스포츠Q DB]

 

정인선은 1996년 KBS 드라마 '당신'으로 데뷔했다. 다수 인기 작품에서 아역으로 활약했던 그는 지난 2013년 tvN '빠스껫 볼'에서 홍벼리 역으로 성인 연기를 시작했다. 거지촌의 10대 소녀가 20대 여성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정인선도 함께 성장했다.

이후 정인선은 영화 '한공주', JTBC '마녀보감', KBS 2TV '맨몸의 소방관' 등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으로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영화 '한공주'는 국내외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정인선은 극 중 이은희로 분해 한공주(천우희 분)가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먼저 친구가 돼 주는 등 작품에서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했다.

반면 '마녀보감'에서는 붉게 충혈된 눈과 증오 가득한 눈빛,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도 분노를 드러내며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인선은 서리(김새론 분)의 친모이자 강력한 신기를 가진 종무녀 해란 역을 맡아 대비 윤씨(김영애 분), 홍주(염정아 분) 등 선배 배우들과 대립했다. 

정인선은 차근차근 연기 경험을 쌓으며 자연스럽게 아역배우 출신이라는 한계를 넘었다. 아역 티를 지우고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 정인선은 지난해 '맨몸의 소방관'을 시작으로 안방극장에서도 주연으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배우 정인선 [사진= 스포츠Q DB]

 

정인선의 인상적인 행보는 아역배우 출신으로 연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또래 배우들과 비교하면 잘 드러난다.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한 남지현, 박지빈도 현재 tvN '백일의 낭군님', MBC '배드파파'에 출연하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는 11월에는 아역 시절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여배우 김새론과 김유정이 각각 영화 '동네사람들', JTBC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를 통해 대중을 만난다. 

하지만 이는 정인선의 최근 캐릭터와는 사뭇 다르다. 다른 아역 출신 배우들을 살펴보면 그 나잇대의 감성, 젊은 에너지 등을 내세워 캐릭터 변신에 도전하고 있다. 같은 아역 출신의 20대 배우지만 정인선은 이미 그 과정을 거친 배우다. 

정인선은 보다 성숙하고 깊은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배역에 계속 도전하고 있다. 차근차근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 온 정인선이 두 번째 '애 엄마' 고애린 역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20대의 감성, 젊은 에너지, 그리고 폭 넓은 연기력까지 갖춘 정인선의 흡인력 있는 연기가 매 작품마다 보는 이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잘 자란 아역배우'에서 신흥 대세로 떠오른 정인선은 앞으로 어떤 연기를 보여주게 될까? 스물여덟에 워킹맘을 연기하고 있는 정인선이 '내 뒤에 테리우스'를 마친 후 어떤 배우로 성장하게 될지 더욱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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