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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장학영 승부조작, 최성국-김동현이 보여주는 배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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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장학영 승부조작, 최성국-김동현이 보여주는 배드 엔딩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10.16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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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장학영(37)이 아산 무궁화 이한샘에게 승부조작을 제안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이미 불법 도박과 채무 관계 등에 시달리던 장학영은 2007년 결혼한 미스코리아 출신 아내와 이혼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승부조작은 스포츠 종사자들은 물론이고 팬들까지도 기만하는 중범죄다. 한국 축구에는 다시 발을 들여놓기 힘들다. 과거 사례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한국의 마라도나’라는 평가를 받은 최성국(35)과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김동현(34)이 대표적인 예다.

 

▲ 장학영(오른쪽)이 승부조작에 가담해 구속됐다. [사진=스포츠Q DB]

 

최성국은 현란한 드리블과 빠른 스피드, 천부적인 센스로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주목을 끌었다. 정조국(강원FC)과 함께 듀오를 이뤘고 둘은 함께 2002년 한일 월드컵 예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며 한국 축구의 미래로 평가를 받았다.

울산 현대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최성국은 2006년 K리그 컵 대회에서 득점왕에 올랐고 성남 일화(현 성남FC)에서 리그 준우승을 이끄는 등 많은 주목을 받았다. 대표팀에서도 26경기(2골)에 나섰고 피자와 치킨 브랜드 광고까지 찍으며 화제를 모았다.

2011년엔 수원 삼성으로 이적해 주장 완장까지 달며 무난히 커리어를 이어가던 그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승부조작 사건 연루설이 나왔다. 처음엔 결백을 주장했으나 결국 자진신고하며 범죄 사실을 실토했다. 상무 소속 시절 승부조작 사건에 가담했다는 것.

최성국의 죄질이 더욱 나쁜 것은 단순히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이 아닌 직접 주변 선수들을 권유해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거짓말을 하며 자신의 범죄 규모를 줄이기 급급했다는 점은 그를 옹호하던 소수의 팬들 조차도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영구제명을 당한 최성국은 이후 마케도니아 FK 라보트니치키에서 선수 생명을 이어가고자 했으나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나서 그의 선수 활동을 정지시키는 영구제명을 결정해 더 이상 피치로 돌아올 수 없게 됐다.

 

 

이후 최성국은 음주운전에 적발되기도 했고 축구해설위원으로 복귀하기도 했으나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잊혀져 갔다. 개인 사업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현도 마찬가지다. 수원 삼성과 성남 등에서 활약했던 그는 대표팀에도 발탁되며 주목을 끌었다.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활약하며 ‘한국의 비에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2011년 대규모 승부조작 사건에 가담해 징역을 선고받고 축구계를 떠났다. 이듬해엔 한 여성을 협박해 납치한 뒤 차량을 탈취해 이동하던 중 극적으로 탈출한 여성의 신고로 도주 중 붙잡혀 또다시 징역형을 받고 구속됐다.

한 때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들이지만 승부조작을 한 이후엔 평범한 삶을 사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만큼 대중의 주목도는 높았지만 이는 오히려 싸늘한 시선으로 바뀌어 이들을 옥죄어갔다. 마음을 잡지 못한 이들은 피치 밖에서도 물의를 일으키며 좋지 못한 길을 걸었다.

어리석은 선택을 한 장학영 또한 앞으로의 삶이 평탄치 않을 것이다. 주변의 시선은 차갑기만 할 것이고 생계를 위한 마땅한 길도 찾기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승부조작이라는 씻지 못한 죄를 저지른 것에 대해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무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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