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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스트라이트 기자회견] 이석철, "이 악물고 맞았다" 미디어라인 가혹행위부터 김창환 폭언·갑을관계까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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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스트라이트 기자회견] 이석철, "이 악물고 맞았다" 미디어라인 가혹행위부터 김창환 폭언·갑을관계까지 (종합)
  • 이승훈 기자
  • 승인 2018.10.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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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이승훈 · 사진 주현희 기자] “꿈이 망가질까봐 두려웠어요. 음악을 계속 하지 못할까봐...”

세월이 흘러도 ‘갑을 관계’는 여전했다. 오히려 심해졌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미성년자 멤버들로 구성된 더 이스트라이트의 이석철이 그간의 고충을 고백하면서 연예계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더 이스트라이트의 리더이자 맏형인 이석철은 1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변호사회관 10층 조영래홀에서 진행된 ‘폭행 피해 기자회견’에서 지난 4년 간 김창환 회장과 프로듀서 A 씨로부터 당한 가혹행위와 폭언, 협박에 대해 털어놨다.

 

미디어라인 김창환으로부터 폭언을 당했다고 말하는 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 [사진=스포츠Q(큐) DB]

 

더 이스트라이트의 이석철은 다소 수척해진 모습으로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남강 정지석 변호사와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지난 2015년부터 최근까지 지하 연습실, 녹음실, 옥상 등에서 야구방망이로 수십 대를 맞았다”면서 조심스럽게 말문을 연 이석철은 “이성현은 5층 스튜디오에서 감금을 당한 상태로 폭행을 당해 엉덩이와 허벅지, 머리가 터지고 피멍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성현은 이석철의 친동생으로 2001년생, 올해 나이 18살이다.

이어 이석철은 “같은 날 더 이스트라이트의 보컬인 이은성도 머리를 맞아 피를 많이 흘렸다. 미디어라인의 김창환 회장은 해당 현장을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살살하라고 방관했다”면서 참고 있던 눈물을 쏟았다.

가혹행위를 넘어 엄연한 폭행이다. 평균연령이 17.6세인 더 이스트라이트는 그동안 김창환 회장과 더불어 프로듀서 A 씨에게 폭행과 폭언, 심지어 전자담배까지 강요받았다.

지난 2013년 3월을 시작으로 더 이스트라이트는 야구방망이, 쇠마이크대, 철제 봉걸레 자루로 엉덩이와 머리 등을 수십 차례 맞았다. 특히 이석철은 지난 2016년 데뷔곡인 ‘홀라(Holla)’를 연습할 당시 A 씨로부터 목에 기타 줄이 감긴 채 목 조름을 당했다. 무려 새벽 3시까지.

이유도 가지각색이었다. 지난 2016년 11월, 이석철의 동생인 이승현 군은 미디어라인 옥상에서 본인 SNS를 팔로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A 씨에게 손바닥으로 뺨을 서너 차례, 야구방망이로 명치를 맞았다. 지난해에는 A 씨의 지시대로 SNS 활동을 하지 않았다며 알루미늄 배트로 엉덩이를 30대 맞았다.

 

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 [사진=스포츠Q(큐) DB]

 

현재 더 이스트라이트는 합숙 생활을 하고 있지 않다. 회사 근처의 자그마한 원룸에서 각자 살고 있다.

이에 이석철은 “학교생활도 해야 하기 때문에 고향이 지방인 멤버들도 회사 근처로 원룸을 얻었다. 회사의 지원은 전혀 없다. 월세는 부모님이 내고 계신다”면서 회사로부터 지원을 받은 사실이 일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음악방송부터 콘서트 수익 등 아직 회사로부터 정산 받은 내용도 없다. 우리가 지금 쓰는 악기들도 모두 개인 악기다. 부모님들이 사비로 구입해주셨다. 회사에서 레슨을 통해 교육을 받고 실력이 늘 줄 알았는데 아무런 교육 시스템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더 이스트라이트는 지난 5월까지 두 번째 미니 앨범 ‘설레임’을 발매하면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데뷔 이후로 더 이스트라이트는 무대 위에서 항상 밝게 웃고 즐거워보였다. 하지만 그 뒤에는 이처럼 참혹할 정도로 힘든 시간이 있었다.

“우리는 무대 위에서 대중들에게 보여 지는 사람들이다. 폭행으로 인한 상처가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대기실에서 먹던 햄버거로 얼굴을 맞아도 무대에선 웃었다. 팬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자 멤버들과 마음을 맞췄다. 뒤에선 이렇게 폭행을 당했는데 앞에선 웃는다는 게 지금으로서도 많이 힘들고 속상하다”

나이만 어릴 뿐,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부터 음악에 대한 열정은 일반 성인 못지않았다.

하지만 1-2년도 아니고, 무려 4년 간 폭행이 지속됐는데 주변의 만류는 없었을까? 이에 이석철은 “우리에겐 트레이너가 따로 없다. 프로듀서가 모두 맡아서 곡 작업, 연습을 한다. 그러다보니 다른 직원들은 잘 몰랐다”면서 “구 지하 연습실에서는 프로듀서가 CCTV를 가리고, 거울에 비치거나 밖에서 볼 수 없게 블라인드를 모두 내린 채 폭행을 이어나갔다”고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심지어 이석철은 다른 층에서 동생인 이승현이 감금 당한 채 폭행으로 괴로워하는 비명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러나 이석철은 친동생을 도와주지도, 볼 수도 없었다. 프로듀서가 올라오지 말라고 했던 명령을 어길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몇 시간 뒤 프로듀서 A 씨는 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이 보는 앞에서 이승현을 또 때렸다고 한다. 이석철은 “이은성은 몽둥이로 머리를 맞아 피를 많이 흘렸다. 그러면서도 A 씨는 속상하다며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마셨다. 음악 방송 등 다른 스케줄이 있어서 병원도 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더 이스트라이트 이석철 [사진=스포츠Q(큐) DB]

 

앞서 더 이스트라이트의 소속사인 미디어라인 측은 해당 폭행 사건에 대해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한 뒤 “부모, 멤버들과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했다”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석철은 “부모님이랑 우리랑 협의한 내용은 전혀 없다”면서 미디어라인의 공식 입장을 반박했다. 또한 그는 “얼마 전 이승현이 건강상 문제로 스케줄에 불참했다는 공지가 나왔다. 하지만 그 전날 승현이가 김창환 회장을 찾아 ‘난 힘들다. 프로듀서 A 씨와 접촉하지 않게 해준다더니 왜 방치하냐’고 말했다가 쫓김을 당한 것”이라면서 당시 건강상 문제가 거짓이었다고 밝혔다.

때문에 현재 이승현은 김창환 회장에게 프로듀서 A 씨와 관련해 항의를 했다는 이유로 더 이스트라이트에서 퇴출된 상태다.

이석철은 더 이스트라이트에서는 맏형이고 리더이지만, 사회와 가요계에서는 한 없이 어린 한 사람에 불과하다. 19살 소년이 견디기에는 다소 무겁고 조심스러운 자리이기도 하지만 이석철은 한 시간 가량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차분하면서도 용기 있게 모든 사실을 고백했다.

또한 앞으로 법정 대응이 진행될 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모두 말 할 것이다. 단순히 우리 멤버들에게서만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보다 이런 일 자체가 아예 사라져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깊은 한숨을 내신 뒤 “팬분들에게 항상 좋은 모습 보여드린다고 약속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너무 죄송스럽다”고 말을 마쳤다.

더 이스트라이트의 소속사인 미디어라인 측은 지난 18일 오후 발표한 공식입장 이후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갈수록 첨예해지는 갈등과 엇갈린 시선 속에서 앞으로 더 이스트라이트와 미디어라인 양 측이 어떤 대립된 상황을 이어나갈지 대중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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