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45 (화)
[SQ현장] '평생 가수' 약속한 태연, '향기'로 기억될 세 번째 콘서트
상태바
[SQ현장] '평생 가수' 약속한 태연, '향기'로 기억될 세 번째 콘서트
  • 이승훈 기자
  • 승인 2018.10.22 08: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이승훈 기자] “공연이 향기로도 오래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오감을 자극하는 콘서트를 계속해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좋은 향과 함께 끝까지 재밌게 즐겨주세요.”

태연이 보는 재미와 듣는 즐거움에 이어 은은한 향기로 팬들의 후각까지 사로잡았다. 이미 눈을 뗄 수 없는 퍼포먼스와 달콤한 보이스를 인정받은 그는 공연의 새로운 장치로 ‘향기’를 선택했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아포스트로피 에스... 태연 콘서트(’s...TAEYEON CONCERT)'에서 태연은 감미로운 목소리와 화려한 퍼포먼스에서만 그치지 않겠다는 듯 공연장 곳곳에 설치된 발향 장치로 자신만의 향기를 마음껏 내뿜었다.

 

소녀시대 태연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소녀시대에서 태연으로... ‘1人8色’ 매력 발산한 독보적인 아티스트

세 번째 단독 콘서트다. 소녀시대 멤버 중 음악적으로 단연 돋보이는 행보를 펼치고 있는 태연은 그간의 내공을 어김없이 과시하면서 홀로 150분을 꽉 채웠다.

올라이브 밴드 연주에 맞춰 ‘히어 아이 엠(Here I Am)’과 ‘아이 갓 러브(I Got Love)’, ‘파이어(Fire)’, ‘러브 유 라이크 크레이지(Love You Like Crazy)’를 연달아 부른 태연은 거친 숨을 몰아 내쉬며 공연의 서막을 알렸다.

“콘서트에 오신 여러분들 환영한다”면서 첫 인사를 건넨 태연은 지난해 5월 개최한 두 번째 단독 콘서트 이후 1년 반 만이다. 때문에 팬들은 한층 더 성숙해진 그의 모습에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고, 태연 또한 “어제보다 함성소리가 크다”며 더 큰 호응을 유도했다.

“오늘 하루를 정말 알차게 보내고 싶다”면서 앞으로 펼쳐질 공연에 기대감을 더한 태연은 오직 ‘김태연’을 목 놓아 외치는 ‘소원’을 향해 “기존에 있던 곡들뿐만 아니라 신곡들도 보여드릴 테니 함께 즐겨 달라”면서 본격적인 퍼포먼스를 시작했다.

특히 태연은 세 번째 단독 콘서트인 만큼 정규 1집부터 미니 1~3집, 일본 디지털 싱글 등을 조화롭게 매치시키면서 세트리스트에도 힘을 줬다. 지난 6월 발매한 세 번째 미니 앨범의 타이틀곡 ‘썸띵 뉴(Something New)’를 시작으로 콘서트에서 처음 선보이는 ‘두 유 러브 미?(Do You Love Me?)’, 감성을 자극하는 가사가 인상적인 ‘레인(Rain)’을 부른 태연은 파워풀한 가창력만큼 콘서트의 열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소녀시대 태연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어 강렬한 레드 드레스에서 화이트 스팽글 원피스로 갈아입은 태연은 ‘저녁의 이유(All Night Long)’를 시작으로 ‘바람 바람 바람(Baram X 3)’, ‘스테이(Stay)’를 열창하며 돌출 무대, 리프트 등으로 2, 3층에 있는 팬들까지 살뜰히 살폈다.

또한 태연은 소녀시대 정규 6집 타이틀곡인 ‘홀리데이(Holiday)’와 ‘올 나이트(All Night)’에 자신의 솔로곡인 ‘커버 업(Cover Up)’과 ‘패션(Fashion)’을 조합해 오직 태연의 콘서트에서만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완성시켰다.

앞서 “어제 밤부터 긴장돼 생각이 많은 밤을 보냈다”는 그의 떨리는 모습은 어느덧 온데간데없었다. 태연은 공연이 점차 진행될수록 데뷔 11년차 가수답게 농익은 무대 매너를 자랑했다.

한 편의 서커스가 연상되는 와이어 퍼포먼스도 한몫했다. 자칫 위험해보일 수도 있는 무대 연출이었지만, 태연은 당당한 눈빛과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으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이어 그는 “우리한테 지금은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다. 그동안 아껴뒀던 에너지와 힘, 흥, 땀, 눈물, 열정 등을 모두 표현해줬으면 좋겠다. 나 또한 멋진 밴드, 댄스팀들과 준비한 무대들을 무사히 잘 보여드리겠다. 제대로 놀아보자”라면서 팬들을 기립하게 만들었다.

이외에도 태연은 감미로운 발라드인 ‘너의 생일(One Day)’, ‘쌍둥이자리(Gemini)’, ‘비밀(Secret)’에 이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라는 ‘그래비티(Gravity)’와 ‘파인(Fine)’, ‘날개(Feel So Fine)’로 잠실 실내체육관을 핑크 물결로 가득 채웠다.

 

소녀시대 태연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보고, 듣고, 맡고... 공연의 新 패러다임 제시한 공연의 神

“들어오실 때 그윽한 향기 났죠? 조향사와 함께 제가 향을 직접 제조했어요. 다들 좋아하는 향이었으면 좋겠고, 이번 공연에 잘 어울리는 향이에요.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

태연의 전략이 팬들의 심리를 관통했다. 지난 20, 21일 양일간 1만 관객의 심장을 뒤흔든 그는 단 하나의 향기로 ‘소원’의 마음속에 단번에 스며들었다.

실제로 2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콘서트장 내부에는 한시도 쉬지 않고 특유의 향긋한 냄새가 가득했다. “내가 향에 굉장히 민감한 향 ‘덕후’다. 좋은 향기가 나면 덩달아 기분도 좋아진다”는 그의 말처럼 팬들 또한 그의 향기에 흠뻑 취했다.

이른바 태연의 ‘큰 그림’인 셈이다. 태연이 직접 만든 향기는 호소력 짙은 그의 목소리와 빈틈없는 무대 구성이 만나 콘서트의 여운을 극대화시켰다.

공연이 끝난 직후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태연의 ‘향기’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올랐고, 심지어 ‘눈호강’ ‘귀호강’에 이어 ‘코호강’까지 했다는 팬들의 콘서트 후기가 쏟아지면서 태연의 향기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소녀시대 태연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지금은 가수, 앞으로도 가수, 영원히 가수... “평생 가수 약속해”

태연이 지난 11년간 자신의 곁을 한결같이 지켜준 팬들 앞에서 “영원히 노래 하겠다”고 특별한 약속을 했다. ‘태연아 노래해줘서 고마워’라는 플래카드를 손에 든 팬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운 그는 “몸과 목 관리를 열심히 해서 평생 가수로 오래오래 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태연에게도, ‘소원’에게도 의미가 깊은 다짐으로 앞으로 펼쳐질 태연의 음악 인생에 희망찬 메시지를 담은 맹세였다.

앞서 그는 공연을 시작하면서 팬들에게 “잘 지냈어? 반말해도 되지?”라는 특유의 재치 있는 화법으로 농담을 건넨 뒤 “장난이에요. 공손하게 할게요. 지금 너무 흥분되고 기분이 좋아요”라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팬과 아티스트 사이에 웬만한 믿음이 없으면 섣불리 선보일 수 없는 농담일 수도 있지만, 태연은 ‘조련탱’이라는 타이틀답게 듣는 이들로 하여금 훈훈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그는 무대마다 바뀌는 팬 라이트 컬러에 “예쁘다”면서도 “그래도 역시 핑크가 제일 아름답다”며 남다른 ‘소원’ 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태연은 전날 공연장을 찾은 팬을 기억하듯 사자탈을 쓴 관객을 향해 “어제도 오시지 않았냐. 저쪽 구석에서 본 것 같다. 각자의 개성을 살려서 오시는 분들이 너무 좋다. 다 존중해드리겠다”며 ‘팬바보’ 면모를 뽐냈다.

끝으로 그는 데뷔 11년차에 세 번째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 만큼 덤덤하게 공연을 마무리 짓는가 했지만, 결국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리며 “너무 감사하다”고 허리 숙여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연기와 예능 등 다방면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는 아이돌들이 주를 이루는 가요계 속에서 오롯이 음악 외길 인생을 걸어온 태연이다. 앞으로 그가 1만여 명 팬들 앞에서 약속한 ‘평생 가수’ 꿈을 지키며 대한민국 명실상부한 여자 솔로 아티스트로 거듭날 수 있을지 팬들이 관심이 뜨겁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