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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자의 반 타의 반' 플래툰 중앙수비, 슈틸리케 실용축구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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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자의 반 타의 반' 플래툰 중앙수비, 슈틸리케 실용축구의 완성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1.18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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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3경기서 조합 제각각임에도 무실점…토너먼트부터 고정될지 관심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수비가 달라졌다. 불안한 모습은 아직까지 보이지만 그래도 어쨌든 무실점으로 막아낸다.

물론 골키퍼의 선방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치르면서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다면 3연승이 아니라 1승 2무 또는 3무가 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3연속 무실점으로 끝냈다. 평가전까지 포함하면 4경기 연속 클린시트 퍼레이드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호주와 AFC 아시안컵 A조리그 3차전에서 이정협(24·상주 상무)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승리,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호주는 8골을 넣고도 2승 1패로 조 2위에 그쳤지만 한국은 단 3골만으로 3승을 거뒀다.

대표팀의 최근 4경기를 보면 한 골씩만 넣고 이겼다.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전 2-0 승리 역시 상대의 자책골이 있었기 때문에 한 골만 넣고 이긴 셈이다.

▲ 장현수는 지난해 11월 이란전부터 5경기 연속 출전하고 있다. 17일 호주전에서는 경고 누적 우려 때문에 선발로 나서지 않았지만 후반 교체 투입되며 슈틸리케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사진=뉴시스]

4경기 연속 한 골씩만 넣고 이겼다면 수비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이른바 슈틸리케식 실용축구다. 일각에서는 '늪 축구'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목할 것은 4경기에서 나온 중앙수비 조합이 거의 바뀌었다는 점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했던 A매치 8경기에서 2경기 연속 같은 조합으로 나온 것은 사우디전과 오만전의 김주영(27· FC서울)-장현수(24·광저우 푸리) 뿐이었다.

◆ '자의 반, 타의 반' 계속 바뀌는 중앙 수비

슈틸리케 감독이 치렀던 8경기에서 7개의 중앙수비 조합이 나왔다. 거의 대부분 경기에서 얼굴이 바뀌었다는 얘기다.

첫 A매치 4경기에서는 테스트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의 뜻이었다.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을 2경기 연속 넣어보기도 하다가 곽태휘(34·알 힐랄)를 두차례 기용해보기도 했다.

새해 들어서는 김주영-장현수 조합을 즐겨쓰는 분위기. 특히 장현수를 지난해 11월 18일 이란전부터 13일 쿠웨이트전까지 4경기 연속 중앙수비로 내보낸 것은 의미심장하다.

▲ 김주영은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 이어 10일 오만전에서도 장현수와 함께 중앙수비 조합을 맞췄다. 김주영은 이후 건강과 발목 부상 등으로 선발로 나서지 않았지만 녹다운 토너먼트부터 기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17일 호주전은 장현수가 경고 하나를 안고 있어 카드 관리 차원에서 선발로 내보내지 않은 것이고 그나마도 호주의 파상공세에 밀리던 후반 30분에 교체 투입시켰다.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도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호주에 와서 치른 A매치 4경기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의 뜻대로 바꾸는 것은 아니다. 몇몇 선수들을 테스트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부상 때문이다. 김주영이 왼쪽 발목 염좌상으로 쿠웨이트전부터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쿠웨이트전에서는 김영권-장현수 조합으로 바뀌었고 호주전에서 다시 김영권-곽태휘 조합으로 변경했다.

◆ 어느 누가 나오더라도 경기력 유지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0월 첫 훈련을 시작하면서 수비수들의 간격을 유지하도록 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구령에 맞춰 왼쪽과 오른쪽으로 간격을 유지하며 한몸처럼 움직이게 했다. 첫 훈련부터 수비 조직력을 강조했다.

이는 슈틸리케 감독의 시스템 수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취임 초기부터 "공격을 잘하는 팀은 승리할 수 있지만 수비를 잘하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는 지론을 펴왔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수비 조직력을 강조해왔고 촘촘한 간격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철저한 대인마크와 지역 방어를 적절하게 혼용하는 수비를 계속 쓰고 있다. 이처럼 시스템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어떤 수비수가 나오더라도 시스템 수비의 큰 틀은 변하지 않는다.

▲ 곽태휘(가운데)는 장현수의 카드 관리와 김주영의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17일 호주전을 통해 메웠다. 이날 곽태휘는 김영권과 호흡을 맞추며 2경기 연속 4골을 넣은 호주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사진=뉴시스]

초반에는 호흡이 잘 맞지 않아 대량실점(코스타리카전 1-3 패)하기도 했지만 이후 6경기에서 1실점(이란전 0-1 패)에 그치고 있다. A매치 8경기 가운데 6경기가 무실점인 점도 눈에 띈다. 5경기 연속 무실점도 슈틸리케호의 시스템 수비의 승리다.

2경기 연속 4골을 넣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주는 호주를 상대로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는 것은 현재 슈틸리케호의 수비가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중앙수비수가 고정되는 것도 중요하다. 조별리그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불가항력으로 선수를 바꿨기 때문에 그 역시 중앙수비수가 고정되는 것을 바라고 있다. 센터백이 계속 바뀌는 문제에 대해 지적하자 그도 "그럼 다치거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선수를 내보내란 말이냐"며 되묻기도 했다.

중앙수비수가 고정된다면 그만큼 더 수비의 안정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녹다운 토너먼트부터 더 욱 강력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사우디, 오만전에 2연속 나왔던 김주영-장현수 조합이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주영의 컨디션을 다시 살펴봐야겠지만 일단 발목 부상은 털어냈다.

현재 슈틸리케호는 누가 나서도 일정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호주전을 허허실실로 치르면서도 승리도 중요다고 얘기한 것도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선수가 나오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선수들에게 심어주기 위함이었다. 시스템화된 중앙수비 역시 어떤 선수가 플래툰 출전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 김영권은 김주영의 건강과 부상 문제로 출전하지 못한 쿠웨이트전과 호주전에 연속 출장했다. 장현수, 곽태휘와 번갈아 호흡을 맞추면서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끌었다. [사진=뉴시스]

■ 슈틸리케호 A매치 8경기 라인업

날짜 상대팀 라인업 (교체 시간)
2014.10.10 파라과이
2-0승

김진현-이용 곽태휘 김기희(89 김영권) 홍철-기성용(80 박종우) 한국영
이청용(46 손흥민) 남태희(77 이명주) 김민우(71 한교원)-조영철(60 이동국)

2014.10.14 코스타리카
1-3패
김승규-차두리(86 이용) 김영권 김주영 박주호(20 김민우)-기성용 장현수
이청용 남태희(66 한국영) 손흥민(83 한교원)-이동국
2014.11.14 요르단
1-0승
정성룡-차두리(46 김창수) 김영권 홍정호 박주호(46 윤석영)-한국영
한교원(65 이청용) 남태희 조영철(46 장현수) 김민우(71 손흥민)-박주영
2014.11.18 이란
0-1패
김진현-김창수 곽태휘 장현수 윤석영(89 차두리)-기성용 박주호
손흥민 구자철(83 남태희) 이청용(83 조영철)-이근호(72 박주영)
2015.1.4 사우디
2-0승
김진현(46 김승규)-김창수 김주영 장현수 김진수(46 남태희)-박주호 한국영
이근호(72 이정협) 구자철(46 이명주) 손흥민(89 김민우)-조영철(46 한교원)
2015.1.10 오만
1-0승
김진현-김창수(19 차두리) 김주영 장현수 김진수-기성용 박주호
이청용(78 한교원) 구자철 손흥민-조영철(71 이정협)
2015.1.13 쿠웨이트
1-0승
김승규-차두리 김영권 장현수 김진수-기성용 박주호
남태희(86 한국영) 이명주(46 조영철) 김민우(76 이정협)-이근호
2015.1.17 호주
1-0승
김진현-김창수 김영권 곽태휘 김진수-기성용 박주호(40 한국영)
한교원(75 장현수) 구자철(48 손흥민) 이근호-이정협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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