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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망백(望百) 송해 선생, 전원주와 전통혼례 재연 '실버문화 지킴이'로 나서다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8.11.01 08:00 | 최종수정 2018.11.01 12: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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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홍영준·사진 주현희 기자] 미키마우스. 누구나 다 아는 디즈니의 상징이다. 데뷔작은 1928년 '증기선 윌리'로 올해 우리나라 나이 91살이 됐다.

우리나라에는 미키마우스보다 먼저 태어난 방송인이 있다. 송해 선생. 1927년 4월 27일,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났다. 망백(望百)을 넘어서도 활발히 활동 중인 대한민국 대중문화의 산 증인이다. 미키마우스만큼이나 귀엽고 호감형 이미지를 지닌 그는 여전히 '전국노래자랑'을 이끌고 있다.

 

 

 

2016년 5월, 송해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서울시 종로구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길을 지정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수표로. 일명 '송해 길'이다. 종로 2가에서 낙원상가 앞까지의 구간을 도로명주소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예도로로 지정했다.

종로구 낙원동은 송해 선생의 두 번째 고향이다. 50년 넘게 방송과 행사를 하면서 생활의 근거지로 활동했던 지역이며, 주민들과 강한 유대감과 낙원동에 대한 남다른 애착으로 실향민인 그의 제2의 고향이 됐다.

'송해 길'은 종로 금은방 거리 중간, 탑골공원 옆에 자리하고 있다. 송해 길을 따라 탑골공원 뒤편으로 가면 '락희 거리'가 나온다. 즐거울 락(樂), 기쁠 희(喜)와 영어(Lucky)의 의미를 모두 담아지었다. 우리나라 노인 특화 거리로 탑골공원 뒤편에서 낙원 악기 상가에 이르는 100m 구간이다.

서울시가 일본 스가모 거리를 벤치마킹해 만든 락희 거리에는 노인들을 위한 시설들이 배치돼 있다. 어르신 우선 화장실과 이정표, 큰 글자 메뉴판, 심장응급소, 지팡이 거치대는 물론 어르신의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상냥한 가게들이 자리 잡고 있다.

 

 

 

10월의 마지막 날, 락희거리의 시작점인 탑골공원 북문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국민 방송인 송해 선생이 새신랑으로 분해 장가가는 모습을 재연한 것이다. 꽃가마 타는 새색시로는 1939년에 태어난 띠동갑의 여배우 전원주가 깜짝 등장해 시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탑골공원에서 나온 어르신들이 대다수였지만 현장에는 30-40대 중장년 층은 물론 20대 초반의 어린 커플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송해 선생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단순했다. 실버의 상징인 그가 전통 혼례 법을 그대로 재연해 젊은이들에겐 부부의 연이 소중함을 강조하고 어르신들이 걸어온 길의 멋스러움을 넌지시 알림에 있었다.

이날 신랑 송해는 동편, 신부 전원주는 서편에 자리했다. 신랑과 신부의 집사는 각각 청초와 홍초에 불을 지폈다. 음양의 이치에 따라 푸른 색은 음을, 붉은 색은 양을 상징했다.

신랑과 신부는 혼례에 임하기 전에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기 위해서 맑은 물에 손을 씻었다. '서 관세우 남 부모 진수 세우 서', 먼저 신랑이 손을 씻으면 신부 측 집사는 신랑에게 수건을 내줬다. '부 관세우 북 서모 진수 세우 부', 이후 신부가 손을 씻고 신랑 측 집사도 수건을 건넸다.

신랑과 신부는 맞절을 하고 '락희거리' 및 '실버 문화'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신부가 신랑에게 배우자를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부선재배', 먼저 2번 절을 건넸다. 신부의 이배가 끝나자 '서답일배', 신랑이 답례로써 신부에게 한 번 절했다.

이후 '부우재배'와 '서우답일배'가 이어지며 같은 모습이 반복 연출됐다. 사회자는 "큰절하는 마음과 같이 우리의 실버 문화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평생 잊지 말라"며 덕담을 건넸다.

 

 

 

절의 횟수는 음양의 이치에 따른 것이다. 음수의 가장 작은 수가 2이고 양의 가장 작은 수가 1이기에 음의 상징인 여성이 두 번, 양인 남성이 한 번 절을 하게 된다.

신랑은 신부에게 읍하고 모두 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이 '서읍부구취좌' 하자, 시민들은 박수를 쏟아냈다.

'서부 종자 수 잔우 서부 침주', 각 종자는 신랑 신부에게 술잔을 건네고 술잔의 술을 채웠고, '서부 전잔 서천 하잔 제주 서지', 두 사람은 잔을 눈높이로 받들어 올려 하늘에 서약하고 잔을 내려 땅에 서약했다. 각 집사는 술잔을 세 번에 나누어 땅에 부었다.

이어서 신랑 신부는 배우자에게 서약하고 그 서약을 받아들이는 의식인 '서 배우례'를 거쳐 각각 술잔을 받아 술을 채우는 '서부 종자 수 잔우 서부 침주'를 행했다.

신랑 신부가 술잔을 가슴 높이로 받든 뒤, 서로에게 부부의 도리를 다할 것을 약속하고 술을 반쯤 마신후 술잔을 집사에게 전해주자, 각 집사는 술잔을 청실 홍실 사이로 교환해 두 사람에게 다시 건넸다.

잔을 받은 신랑 신부는 다시 술잔을 가슴 높이로 받들어 배우자 서약을 받아들이고 술을 마신 다음, 술잔을 수모에게 전했다.

이후 '근배례'가 이어졌다. 표주박을 통해 부부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는 의식이다. 원래 한 몸인 표주박은 바가지 둘로 나뉘게 된다. 이는 자기 반쪽이 아니면 짝을 맞출 수 없다는 의미로 이표주박에 술을 따라 마신 후 표주박을 합침으로써 비로서 한몸이 되었음을, 즉 부부로 다시 태어났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다.

근배례 이후에도 '서부 종자 취 근배 분 치우 서부 지전 잔반', '서부 종자 수잔 반우 서부 침주 우근배'에 이어 '서부 지 근배 음필 배치 우탁'과 '서부 종자 취 근배 합치 우근 배탁'까지 계속되며 표주박에 술을 따르는 의식이 거행됐다.

마침내 신랑 신부는 자리에서 일어서(서부 입 상향), 신랑은 신부에게 읍하고 신부는 허리를 굽혀 답례를 함(부 부굴신 답례)으로써 모든 절차를 마쳤다.

반 시간 남짓한 시간에도 전통혼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높았다. 예스러운 전통을 처음 접한 대다수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신랑 예쁘다", "신부가 좀 웃어달라" 등의 추임새로 흥을 돋웠다. 사회자도 때를 놓지지 않고 "박수를 쳐야 신랑 신부가 웃을 게 아니냐"며 호응을 유도했다.

 

 

 

이날 혼례 퍼포먼스는 이병관 큰 손님이 주관했고, 한국 전통문화 예절원에서도 관계자가 나와 절차를 도왔다.

멋진 혼례 퍼포먼스였음에도 아쉬운 점이 있었다. 본래 결혼식처럼 송해 선생이 조랑말을 타고 장가가는 모습을 재연하려고 했지만, 이 모습은 연출되지 못했다. 현장의 관계자는 "원래는 송해 선생님이 말을 타고 거리를 지나가는 모습을 연출하려고 했다. 하지만 건강 문제와 더불어 위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결국 취소됐다"고 전했다. 현장에 말이 준비돼 있어 더욱 아쉬운 순간이었다.

이번 행사는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축제인 '락희거리'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락희거리를 알리고 구도심 종로의 영광을 재현해 문화 1번지 도시로 만들어가기 위한 퍼포먼스의 일환이었다. 가상 혼례식 이후 송해 선생은 옆 무대로 옮겨 코미디언 원재로, 함재욱과 함께 옛 결혼 문화인 발바닥 때리기를 재연했다. 또한 송해, 조항조,현숙, 박일준의 축하공연이 이상벽의 사회로 진행돼 노년의 청춘들을 비롯한 현장의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망백(望百)의 송해 선생은 이날 열정을 쏟으며 실버 세대에겐 공감을, 젊은 세대에겐 울림을 선사했다. 뜨거운 관심을 받은 '송해 장가가기 퍼포먼스' 이후로 그의 이름을 딴 '송해 길'과 '락희 거리'가 구도심 종로의 영광을 재현하며 더욱 활성화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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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준 기자  hidden81@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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