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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Guitar]⑤ 영혼의 울림을 창조한 재즈 기타리스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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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Guitar]⑤ 영혼의 울림을 창조한 재즈 기타리스트들
  • 김신일 음악평론가
  • 승인 2015.01.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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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김신일 음악평론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서 미국의 흑인 음악에 클래식, 행진곡 따위의 요소가 섞여서 발달한 대중음악. 약동적이고 독특한 리듬 감각이 있으며, 즉흥적 연주를 중시한다. 뉴올리언스 재즈에서 시작되어 스윙, 모던 재즈, 프리 재즈 따위로 발전하였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된 '재즈'에 대한 설명이다. 간단한 풀이지만 '독특한 리듬감각' '즉흥적 연주 중시'라는 특징이 눈에 띈다. '재즈'를 간단히 정의할 때 이보다 쉽게 풀이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재즈는 음악이지만 악보로 쓰기가 어렵다. 이런 특징 때문이다. 연주자의 '영혼의 울림'에 따라 매번 달라진다. 재즈 기타리스트는 손끝의 미세한 감각과 테크닉을 활용해 저마다 '영혼의 언어'를 '약동적'으로 읊는다. 때로는 손끝의 마법으로 아픈 영혼을 표현하기도 하고 기쁨과 환희를 엮어내기도 한다.  

▲ 전설적인 재즈 뮤지션 마일즈 데이비스(1926~1991)의 '비치스 브루(Bitches Brew)'는 재즈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명반이다. 1970년 4월에 발매된 이 앨범은 퓨전 재즈 장르의 출발점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이후 많은 재즈 뮤지션에게 영향을 미첬다. [사진= 스포츠Q DB]

 장고 라인하르트(Django Reinhardt - 1910~1953) 두 손가락의 전설

장고 라인하르트는 벨기에의 집시 출신으로 프랑스 파리 인근의 집시 캠프촌에서 자라며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집시들은 조기결혼과 결혼 후 여자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독특한 풍속을 갖고 있었는데 그들은 주로 유랑극단을 운영하며 이동이 용이한 포장마차에서 생활하였다.

그 풍습에 따라 장고 라인하르트는 조기결혼을 하게 되었고 아내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집시촌에서 조화를 판매하였다. 그런데 그가 18세 되던 1928년에 조화에 불이 붙어 캠프에 화재가 발생한다.

그는 부인을 구하러 화재현장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손가락이 눌러붙어 치명상을 당하게 되고 만다. 결국 그 사고로 인해 두 손가락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사고 후 기타를 물리치료의 일환으로 활용하게 되면서 그의 경이로운 두 손가락 기타 전설이 시작된다.

그가 만든 '퀸텟 오브 더 핫 클럽 오브 프랑스'(Quintet of the Hot Club of France) 밴드의 인기는 유럽을 넘어 재즈의 본고장인 미국까지 진출하게 되는데, 주로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과 '듀크 엘링턴'(Duke Elington)이 그를 맞이해 협연을 하곤 했다.

특히 듀크 엘링턴은 그를 솔로 주자로 활용하기도 했는데 당시 이들의 연주는 유러피안 재즈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었다.

자신의 이름조차 못쓸 정도로 무학무식이었던 장고 라인하르트는 전문적인 재즈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다.

루이 암스트롱의 음반 한 장을 수없이 듣고 복습하여 집시와 민속음악, 그리고 '광시곡'(기교적이면서도 형식이 자유로운 기악곡)을 재즈 감성으로 해석하여 자신만의 스윙재즈를 구축했다.

그가 추구하는 스윙은 미국의 거창하고 멋스러운 그것보다는 간결하면서 부담스럽지 않은, 살랑이는 재즈의 매력을 발산한다.

"손가락 4개가 있었을 때는 불필요한 음을 쳤는데 사고 후 두 개의 손가락으로 연주하니 불필요한 음을 자제하게 되어 음악이 더 좋아진 것 같다"는 그의 어록은 8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음악인들에게 기술 이전의 가치관으로서 귀감이 되기도 한다.

 케니 버렐(Kenny Burrell - 1931~) 재즈기타의 살아 있는 교과서

1931년 디트로이트 출생의 케니 버렐은 12살 때부터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1951년경 트럼펫 거장인 '디지 길레스피'(Dizzy Gillespie)가 그를 발굴하게 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1956년경 뉴욕으로 건너가 블루노트 레이블의 뮤지션들과 본격적으로 교류하기 시작했는데,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나 '스탠 게츠(Stan Getz)' '지미 스미스'(Jimmy Smith)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 '소니 롤린스'(Sonny Rollins) 등과 같이 협연하였다.

당시 빌리 홀리데이의 '레이디 싱즈 더 블루스'(Lady Sings The Blues), '쳇 베이커'(Chet Baker)의 쳇(Chet), '폴 챔버스'(Paul Chambers)의 '베이스 온 탑'(Bass On Top), '존 콜트레인과의 조인트 앨범' 등은 블루스와 재즈의 연결고리로 만든 감성과 그가 이룩한 재즈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명반들이다.

특히 1963년에 발매된 그의 솔로작인 '미드나잇 블루'(Midnigt Blue)에서 보여준 연주는 블루스풍에  쿨재즈의 정서가 고스란히 녹아내려 있으며, 타악기인 콩가를 도입해 이국적이면서도 더욱 더 깔끔한 사운드를 이룩한 재즈 입문서와도 같은 명반이다.

기타는 '초킹'이나 '비브라토'와 같이 현을 늘리는 주법으로 음을 미세하게 조정하고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그것이 피아노와 결정적인 차이점이 되기도 한다.

이같이 블루스 음악에서 무엇보다도 기타의 섬세한 초킹과 비브라토가 그 사운드의 중심을 이끌었을 때 비로소 그 존재감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케니 버렐은 그런 블루스에서 파생된 편안함과 여백의 산뜻함을 재즈로 승화한, 기타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감성적인 기타리스트다.

그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이 만든 일관성의 톤, 그리고 음악성은 재즈기타 역사의 살아 있는 교과서와도 같다.

◆ 팻 메시니(Pat Metheny - 1954~) 재즈 뮤지션이라는 통상적 의미가 아닌 거대한 재즈 대명사

1954년 미국 출생의 펫 메시니는 역사상 가장 감성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사운드를 이룩해낸 재즈 기타리스트이다.

1974년 비브라포니스트인 '게리 버튼'(Gary Burton)의 밴드에 들어가게 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후 천재적 베이시시트 '자코 패스토리우스'(Jaco Pastorius), 드러머 '밥 모제스'(Bob Moses)와 함께 트리오를 이루어 '브라이트 사이즈 라이프'(Bright Size Life)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솔로활동을 시작했다.

1978년에는 팻 메시니의 일대기 중에서도 전성기라고 평가되는 '팻 메시니 그룹'(Pat Metheny Group, 이하 PMG)을 그의 왼팔과도 같은 '라일 메이즈'(Lyle Mays)와 함께 결성하게 된다.

이때 만들어진 '오프램프'(Offramp) 앨범은 마일즈 데이비스의 비치스 브루의 그것(?)과 비견될 정도로 재즈 역사상 가장 변혁적이고 실험적인 앨범으로 평가 받기도 한다.

80년대 중반 'ECM'에서 '게펜'으로 레이블을 이적한 후 PMG 활동을 지속 하였으며 '원 콰이엇 나잇'(One Quiet Night) 같은 기타 솔로로만 이루어진 앨범을 발매하기도 하였다.

메시니는 또한 '찰리 헤이든'(Charlie Haden), '짐 홀'(Jim Hall), '브래드 멜다우'(Brad Mehldau)와의 듀오 활동, '래리 그레나디어'(Larry Granadier), '빌 스튜어트'(Bill Stewart), '크리스찬 맥브라이드'(Christian McBride) '안토니오 산체스'(Antonio Sanchez) 등과의 트리오, 그리고 영화 음악 작업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09년에 발표한 앨범 '오케스트리언'(Orchestrion)에서는 로봇 밴드와 함께 놀라운 협연을 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그의 음악은 독창성과 창작성을 떼어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재즈 기타리스트가 필자에게 전한 메시지

음악이라는 '물질없는 가상의 메시지'는 가히 대단한 것 같다.

감상자는 때론 창작자의 의도보다 더 미화하거나 그와 별개로 음악을 해석하는 경우도 있고, 또 그 감흥이 지나쳐 창작자가 의도하지 않은 의미로 착각할 때도 있다. 심지어 잘못 해석해 한 개인의 끔찍한 죽음으로까지 내몰기도 한다.

사실 음악이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권에 대한 결과였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필자 역시 불세출의 재즈 기타리스들에게 그와 유사한 감흥을 받은 적도 많았던 것 같다.

음악 뿐만 아니라 펫 메시니의 오프램프 앨범 재킷의 '턴 레프트'(좌회전)라는 문구마저도 그런 감흥을 불러 일으키는 장치가 되기도 했다.

필자는 그 문구를, 기존에 만연해 왔던 재즈의 중심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메시니의 이상적이고도 실험적 의미가 담긴 철학으로 해석했다. 그의 철학은 환각(?)처럼 필자를 지배하게 되면서 한동안 그 환상의 기억에 갇혀 지낸 적도 있었다.

창작자가 의도한 사실이든 아니든 필자에게 있어서 음악은 단순히 '들려지는 것' 이상의 철학적 의미로 다가온다. 감상자의 관점에서 창작자의 음악을 탐닉하는 하나의 방법이 바로 음악을 철학적으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kimshinil-_-@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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