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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변요한, "'최선 다한다'는 말, 독립영화에서 배웠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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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변요한, "'최선 다한다'는 말, 독립영화에서 배웠다"②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1.19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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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변요한① 변모하는 요한, '미생' 한석율을 입다 에서 이어집니다.

[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노민규 기자] 목사인 아버지는 성경에 쓰였듯 '가장 사랑받는 아들'이란 뜻에서 '요한'이란 이름을 지어줬고, 변요한은 첫 드라마 '미생'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가득 받았다. 그동안 쌓아온 연기력과 기회가 맞닿은 결과였다. 변요한은 "'미생'을 많이 사랑해주셔서 저까지 사랑받게 됐으니 이 사랑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 "어떤 것에도 흔들리고 싶지 않다", "촬영 현장과 자연인, 구분돼야"

- 요즘 기사도 많이 나오고 관심도 많이 받고 있을 텐데요. 본인 이름은 자주 검색해 보나요?

▲ 일부러 안 보려고 해요. 좋은 기사를 써주시는 것에 감사하고 저희 회사 홍보팀도 일을 하니까 당연히 봐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웬만하면 그 횟수를 줄이려고 해요. 그런 것들을 의식하게 되면 긴장하게 되는 부분이 있어서요. 어떤 것에도 흔들리고 싶지 않거든요. 미풍에 흔들리면 안 되잖아요. 늘 하던 대로 하고, 살던 대로 살고 싶어요.

 

- 한석율만큼 목소리와 동작이 크고 외향적인 편은 아니라고 했지만, 실제 성격도 캐릭터를 따라 변한 면이 있을 것 같아요.

▲ 인물을 받아들이고, 표현하기 위해 스스로 도와주려는 부분이 있었죠. 영향을 받은 점도 있어서 말이 빨라지거나, 좀 더 능글스러워진 변화는 있어요. 중심만 변하지 않는다면, 실제 변요한만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괜찮은 변화라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현장에서의 변요한과 자연인 변요한은 구분돼야 하니까요.

- 캐릭터와 본인과의 구분을 뚜렷하게 하는 편이군요.

▲ 연기가 변요한을 덮어버리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연기가 나 전부를 차지해서는 안된다는 거죠. 변요한은 변요한이어야 하고, 연기는 연기여야 해요. 촬영이 끝나면 한석율처럼 행동하지 않죠.

- 지금까지 맡았던 역 중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는 누군가요?

▲ 다요. 늘 아쉬워요. '목격자의 밤' 때는 지훈이에게, '들개'를 끝내고서는 정구에게, '소셜포비아' 후에는 지웅에게 애정이 갔어요. '미생'이 끝나고는 한석율에게 애정이 가고요. 이 친구들이 다음 차기작에 나오는 역할에 그 애정을 밀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애정이 점점 더 쌓여가고 있죠.

 
 

◆ 어학과 국제무역 공부한 유학시절, 음악에도 관심 많아

-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3년간 유학했죠. 어학과 국제무역을 공부했는데,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미생처럼 실제 상사맨이 됐을까요?

▲ 됐어도 얼마 못 갔을 것 같아요. 원래 꿈이 아니었으니까요. 제게는 언어를 배우러 갔던 것뿐이었어요, 만약 연기가 아니었다면 음악을 했을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많이 접하고 살아서, 말도 안 되는 곡이지만 곡도 써 보고 하는 취미가 있었거든요. 듣는 것도 좋아하고 피아노, 드럼같은 악기를 다루는 걸 좋아해요.

- 영화 '재난영화'에서는 드러머 역을 맡기도 했는데요.

▲ 사실 '재난영화'에는 캐스팅이 하루 전에 됐어요. 단편이라 대본도 긴 편이 아니어서요. 드럼을 친다는 생각에 신나서 즐기면서 했던 것 같아요. 음악을 좋아해서, 기량이 된다면 뮤지컬도 하고 싶어요.

- 예전 인터뷰에서 뮤지컬 '헤드윅'을 하고 싶다고 했었죠. 

▲ 네. '헤드윅' 좋아해요. '헤드윅'뿐 아니라 뮤지컬, 노래를 많이 좋아합니다. 노래방도 자주 가고요.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많지 않아서 여러 취미를 가지려 노력해요. 혼자 노래방에 가서 부를 때도 있고, 볼링도 치고, 음악도 듣고, 탁구도 치고요.

 

◆ 작품 선택의 기준은 '메시지', 연기 쉬고 싶었던 '시행착오' 거쳐 더 단단해졌다

- 첫 드라마로 '미생'을 선택한 데는 작품 선택의 기준이 확실한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 메시지, 진정성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대중들과 분명히 소통할 수 있는 작품. 캐릭터보다는 작품 전체가 주는 메시지를 생각하고요. 영화부터 시작했지만 좋은 메시지를 가진 드라마, 연극 등 연기로 소통할 수 있는 매체라면 모두 하고 싶어요.

- "연기를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기간이 있었다"고 했어요. 성격 짙은 출연작들 때문인지 자기만의 확신이 강한 것 같았는데, 그런 위기가 있었다는 게 의외였거든요.

▲ 영화를 서너편 정도 찍고 나서 결과물을 다 같이 봤을 때, 제가 제 연기를 보고 실망했던 적이 있어요. 이건 저만 아는 사실이에요. 작품과 작품의 메시지를 이해했어야 했는데, 작품보다는 연기를 잘 하고 싶어서, 나를 위해서 연기하는 내 모습을 본 거죠. 좋은 영화도 있고 작품을 생각하며 찍은 영화도 있지만, 현장 분위기가 별로 안 좋았을 때라든지, 그랬을 때 나오는 제 모습을 보고 잠깐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물론 절대 포기는 아니었고, 잠깐 쉬어야겠다는 생각이었죠. 이후 '목격자의 밤'을 만났고, '들개', '소셜포비아', '감시자들', '미생'을 찍게 됐어요.

시행착오였던 것 같아요. 모두가 자신의 꿈을 좇아갈 때, 자기를 점검하는 시간 같은. 보다 롱런하기 위해서 그런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고, 그걸 인지한 게 된 게 다행이에요.

- 올해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 최선을 다하면서 살고 싶어요. '최선을 다한다'는 말은 누군가는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겐 굉장히 맹세고 큰 말이에요. 저는 이 말을 독립영화를 하면서 배웠거든요. 열악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유에서 무를 창조하고, 쓰러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 모습에서요. 저 또한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최선을 다해, 더욱 발전하려고 해요.

 

[취재후기] 후기 하나. 변요한은 정확하다. 질문의 키워드를 하나하나 곱씹어 대답했고 답변에 따르는 추임새 하나 두루뭉술하게 넘기는 법이 없었다. 후기 둘. 한석율과 달리 차분하고 조용하다, 는 말은 변요한의 인터뷰 기사에 한번씩은 언급되니 생략한다. 물론, 아주 활발한 성격은 아니지만 초기의 낯가림을 지나면 활기가 돈다. 대화 중 소소한 웃음 코드(어떻게든 인터뷰에 살리고 싶었지만 글로 적으면 영 맛이 안 산다)가 통하면 더 좋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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