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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롯초점Q] 논란 자초하는 '끝까지 사랑'..."'미투'라도 하던가" 대사에 시청자들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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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롯초점Q] 논란 자초하는 '끝까지 사랑'..."'미투'라도 하던가" 대사에 시청자들 눈살
  • 이남경 기자
  • 승인 2018.11.1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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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남경 기자] 공영방송 KBS는 '미투'를 어떻게 보고 있는 것일까. 성폭력 사건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현재까지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KBS 드라마에서는 이를 희화화한 대사가 등장해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일일드라마 '끝까지 사랑'에서 이민지(장해리 역)는 한기웅(박재동 역)에게 "아니 그럼 뭐 '미투'라도 하던가"라고 말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해당 장면은 이민지가 최성민(박지훈 역)의 엉덩이를 툭 치는 모습을 보고 한기웅이 "지금 뭐 하는 거냐"고 묻자, 한기웅에게도 같은 행동을 했다가 이어지는 대사다. 

 

[사진= KBS 2TV '끝까지 사랑' 방송화면 캡쳐]

 

이민지의 돌발 행동에 한기웅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에 이민지가 '미투'를 운운하는 대사로 시청자들까지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포털사이트 '끝까지 사랑' 톡 게시판에는 "여기서 '미투'가 왜 나오냐",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예민한 주제인 거 뻔히 알면서 대사를 넣었냐"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미투'라도 하던가"라는 대사가 꼭 필요했을까. 한기웅은 이민지가 최성민과 부쩍 가까워진 모습을 견제했고, 이민지는 이를 여유롭게 받아친다. 굳이 그 대사를 하지 않더라도 조소를 띤다거나 무시하는 모습으로도 충분했던 장면이었다. 

올초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을 폭로하며 국내 '미투' 운동이 촉발됐다. 이는 법조계 뿐만 아니라 영화계·문학계 등으로 확산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연예계만 하더라도 지난달까지 조재현의 성폭행 고발이 이어졌다.

'끝까지 사랑'에서는 이러한 사안을 가벼운 대사로 소비하며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미투' 운동을 희화화했다가 논란이 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 음식 배달 대행업체 '배달의민족'은 배민신춘문예 이벤트에서 일부 참여자들이 '미투'를 인용해 "Meat Too", "저도 당했어요", "제 다리를 보더니 침을 삼키면서" 등의 문구를 남겨 곤욕을 치렀다.

당시 '배달의민족' 측은 "배민신춘문예 응모페이지를 이용해 악의적인 내용을 작성, 개인 SNS에 올려 불쾌감을 주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며"불쾌감을 주거나 이벤트 취지에 맞지 않는 시는 발견 즉시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SNS]

 

MBC '나 혼자 산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만화가 기안84는 지난 4월 한 여성 팬이 "입담이 정말 재밌었다"며 "'미투' 때문에 멀찍이 서서 찍어야 한다고 하신"이라는 글을 남겨 논란이 됐다. 기안84가 '미투' 운동을 농담 소재로 삼아 이를 가볍게 치부했다는 점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대해 기안84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러한 논란은 기안84의 과거 여성혐오 논란과 맞물려 누리꾼들의 거센 비난이 이어졌다. 

그동안 실제 피해자들이 존재하는 '미투' 운동을 가볍게 치부하고, 폭로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용기를 희화화하는 발언들은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왔다. 그럼에도 '끝까지 사랑'에서는 "'미투'라도 하던가"라는 대사를 사용하며 빈축의 대상이 됐다. 

홍수아(강세나 역)의 악행으로 막장 전개가 이어지고 있는 '끝까지 사랑'은 '에어시티', '가시나무 새', '순금의 딸', '다 잘될거야'를 집필한 이선희 작가와 '명성황후', '무인시대', '대왕의 꿈', '꽃피어라 달순아'를 연출한 신창석 PD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향후 제작진이 이번 논란을 딛고 어떻게 극을 전개해나갈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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