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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 김성배 그리고 강지광, '룰5 드래프트에서 캐낸 진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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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 김성배 그리고 강지광, '룰5 드래프트에서 캐낸 진주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3.14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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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드래프트 통해 인생 역전…MLB 룰5 드래프트서도 스타 발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남이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 간혹 내게는 보물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물건 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가 이런 세상의 이치를 잘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가진 2014년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에서 넥센으로 자리를 옮긴 강지광(24)이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거포로서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한국의 푸이그가 등장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강지광은 시범경기 5경기에 출전, 14타수 4안타로 5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4개의 안타 가운데 3개가 홈런이다. 시범경기 첫 타석에서 두산 유희관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 [스포츠Q 노민규 기자]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의 유니폼을 입은 강지광이 시범경기에서 홈런 3개를 기록하는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8일 강지광이 두산 유희관을 상대로 시범경기 첫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아직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강지광이 정규시즌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30(홈런)-30(도루)'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 염경엽 감독은 강지광의 미래를 보며 기다려준다는 방침이다. 당장 조급하게 성적을 기대하는 것보다 충분히 경험을 쌓게 한다는 것이 염 감독의 복안이다. 강지광 역시 올시즌 2군에서 시작해도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한국판 '룰5 드래프트'라고 불리는 2차 드래프트는 NC 창단으로 인해 새로운 선수 수급의 방안으로 2011년 도입돼 지난해까지 두차례 시행됐다. 기존 프로야구 구단에 소속된 선수들 가운데 외국인선수, 군보류선수, 자유계약(FA) 신청 선수를 제외한 40명의 보호선수 명단에 들어있지 못한 선수들이 드래프트 대상이다.
 
어떻게 보면 2차 드래프트에서 나오는 선수들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원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경우다.

그러나 2차 드래프트에서 보석이 많이 나왔다. 2011년에 시행했던 2012년 2차 드래프트부터 '대박'이 터졌다.

이재학(NC)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2010년 두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5.01을 올렸던 것이 유일한 1군 기록이었던 이재학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의 유니폼을 입은 뒤 백조로 변신했다. 지난해 10승 5패 1세이브에 2.8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NC의 에이스로 우뚝 서며 신인상을 받았다.
 
롯데 마무리 김성배 역시 2차 드래프트의 좋은 예다. 김성배는 두산에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뛰면서 11승 13패 3세이브 13홀드에 그쳤던 평범한 투수였다. 하지만 롯데의 유니폼을 입은 첫 시즌인 2012년 3승 4패 2세이브에 14개의 홀드를 올리면서 중간 계투로 제몫을 다했고 지난해에는 31세이브를 기록, 정대현을 대신해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이런 성공 사례 때문에 지난해 실시한 2차 드래프트에서 뽑힌 선수에도 관심이 쏠린다.
 
강지광을 비롯해 김시진 감독의 지명을 받아 넥센에서 롯데로 팀을 옮긴 투수 심수창이 대표적인 예다. 심수창은 지난 8일 NC와 시범경기에서 2.1이닝동안 1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임재철도 두산에서 LG의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전수하는 '큰 형님' 역할을 도맡고 있다.
 
kt 역시 김주원, 이윤학, 김용성, 이준형, 김동명, 김사연, 김영환, 신용승 등 8명의 선수들을 2차 드래프트에서 데려와 2군에서 뛰는 올시즌과 1군에 진입하는 내년 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2차 드래프트의 본보기인 미국 메이저리그의 룰5 드래프트에서도 수많은 스타들이 양산됐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로베르토 클레멘테를 비롯해 지난 2012년 사이영상을 받은 R.A. 디키도 룰5 드래프트릍 통해 새로운 팀에 정착, 좋은 성적을 올렸다. 2004년과 2006년, 두차례 사이영상을 받은 요한 산타나도 룰5 드래프트의 좋은 사례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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