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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어우두' 두산베어스? 또 'SK와이번스 포비아'에 울었다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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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어우두' 두산베어스? 또 'SK와이번스 포비아'에 울었다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11.13 1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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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포비아(phobia). 특정한 물건이나 환경 또는 상황에 대해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피하려는 불안장애의 일종을 일컫는 말이다. 두산 베어스이 또 한 번 ‘가을 SK 포비아’에 울고 있다.

이번엔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시리즈가 시작하기 전까지 그 상대가 SK 와이번스라는 것은 크게 신경도 쓰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막상 맞붙은 상대는 당시와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더욱 강력해진 대포를 결정적인 순간마다 터뜨렸고 베테랑들의 ‘가을 DNA’는 여전했다.

14.5경기 차 1위라는 기록이 무색할 만큼 두산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4차례 가을 시리즈에서 모두 패했고 안방에서 2번이나 라이벌의 우승 세리머니를 바라봤다.

 

▲ 두산 베어스가 또다시 홈에서 SK 와이번스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봐야했다. [사진=스포츠Q DB]

 

첫 시작은 11년 전 2007년 한국 시리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두산은 김경문 감독의 지휘 속에 달리는 야구를 표방하며 정규리그 우승팀 SK를 위협했다.

두 팀은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고 두산은 다니엘 리오스와 맷 랜들 원투펀치의 호투 속에 원정에서 2승을 쓸어 담았지만 안방으로 돌아와 1-9 대패를 당했고 4차전에서 깜짝 선발 당시 만 19세 김광현의 호투에 무너지며 완전히 흐름을 빼앗겼다. 2승 뒤 4연패. 허망하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내줬다.

두산은 이듬해에도 한국시리즈에서 SK를 만나 이번에도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지만 내리 4연패를 당하고 좌절해야 했다.

2009년엔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당시 두산은 또 문학에서 2연승을 거두고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그러나 3차전 연장 승부 끝에 1-3으로 패했고 또다시 리더스 스윕의 굴욕을 맛봐야 했다.

 

▲ 두산은 심각한 타선의 부진과 병살타 등 시리즈 내내 두산답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사진=스포츠Q DB]

 

다만 두산이 도전자의 입장이었던 당시와 올해는 큰 차이가 있었다.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이라는 말이 떠돌 만큼 두산은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고 정규리그 최다승 타이 기록까지 거둔 터였다.

그러나 포비아는 쉽게 극복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분명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계획한 대로 풀린 것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시즌 팀 타율과 최소실책 1위팀 두산은 각각 6위, 9위에 머문 SK를 만나 방망이는 침묵했고 수비에선 실책을 속출했다. 전혀 ‘두산스럽지 않은’ 경기력이 시리즈 내내 이어졌다.

SK의 기세는 무서웠다. 앞선 3차례 시리즈에서 공포 그 자체였던 SK에는 두산에 자신감을 가진 타자들이 즐비했다. 박정권은 타율 0.458(24타수 11안타) 3홈런 8타점, 최정은 타율 0.272(55타수 15안타) 3홈런 9타점으로 결정적인 순간마다 대포를 날렸고 이재원(타율 0.454)과 김강민(0.281)도 가을야구에서 두산을 상대로 매우 강했다.

 

▲ 수비가 강점인 오재원은 평소답지 않게 실책을 범하며 중심을 잡아주지 못했다. [사진=스포츠Q DB]

 

이들은 이번에도 두산을 상대로 날아다녔다. 전반적으로 타율은 높지 않았지만 박정권(4타점)과 이재원(2타점), 최정(1타점)은 승부처에서 대포로 두산을 괴롭혔다. 김강민도 5타점으로 팀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김광현도 4차전 호투에 이어 마지막 순간 마운드에 올라 압도적인 피칭으로 승부를 매조지었다.

반면 두산 타선은 긴 휴식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부진했다. 마찬가지로 당시 SK를 상대했던 오재원과 김재호는 타율 0.227, 0.167로 부진했고 강점인 수비에서도 실책을 범하며 흔들렸다. 주루플레이도 매끄럽지 못했다.

잠실 악몽도 이어졌다. 두산은 SK와 가을에 총 16경기에서 만났는데 이 중 잠실에서 치른 8경기에서 전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홈 이점이 무색했다.

이번에도 잠실에서 치른 1차전에서 지며 연패는 9경기로 늘어났다. 세스 후랭코프의 호투 속에 2차전을 승리하며 홈 트라우마를 벗어나는 듯 했지만 원정을 치르고 돌아온 6차전 다 잡은 승리를 놓치며 다시 한 번 홈에서 SK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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