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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무엇이 선동열 감독 사퇴를 굳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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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무엇이 선동열 감독 사퇴를 굳혔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11.14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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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금메달의 명예와 분투한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한 데에 대해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었다.”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잡은 후 취재진에 밝혔지만, 감독직 사퇴는 예전부터 고려해온 사안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14일 오후 서울 도곡동 KBO 야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선동열 감독이 14일 야구회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운찬 KBO(한국야구귀원회) 총재와 회견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선 감독은 준비해 온 입장문을 발표했다.

선 감독은 입장문을 통해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이었음에도 변변한 환영식조차 없었고, 금메달 세리머니조차할 수 없었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 수도 없었다”면서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금메달의 명예와 분투한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한 데에 대해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때 저는 결심했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보호하고 금메달의 명예를 되찾는 적절한 시점에 사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선 감독은 아울러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했을 때 손예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 우승이(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사퇴 결심을 굳히는 데 한몫 했다고 덧붙였다.

선동열 감독은 병역 특례 논란과 관련해 시대의 비판에 둔감했던 점을 재차 사과하면서도 “선수 선발과 경기 운영에 대한 감독의 권한은 독립적이되,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14일 기자회견을 마친 선동열 감독이 웃으며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운찬 총재의 국정감사 발언도 선동열 감독의 사퇴를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선 감독은 국정감사 당시 “병역 혜택을 고려하지 않고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추렸다. 소신껏 뽑았다. 대표 선수를 뽑는 과정에서 불공정, 특혜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총재가 국정감사에서 “TV를 보고 대표 선수를 뽑은 건 선 감독의 불찰”이라고 공개로 선 감독의 방식을 반박했고, 선 감독은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총재는 공적인 자리에서 “개인적으론 전임감독이 필요 없다”고 답해 선 감독을 부정하기도 했다.

이미 위상에 큰 금이 간 선 감독은 이후 말을 아꼈지만, 마음으론 대표팀 감독 사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프로야구의 최대 잔치인 한국시리즈가 12일 끝나자 14일 신상 발표 형식의 기자회견으로 사임을 공식 발표하기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선 감독의 사퇴 기자회견문 전문에 따르면 그는 “전임감독제에 대한 총재의 생각, 비로소 알게 됐다. 저의 자진사퇴가 총재의 소신에도 부합하리라 믿는다”며 정 총재에 대한 인간적인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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