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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플레이어' 송승헌의 연기 변신이 기다려지는 이유 "멋지게 나이 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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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플레이어' 송승헌의 연기 변신이 기다려지는 이유 "멋지게 나이 들고 싶어"
  • 이승훈 기자
  • 승인 2018.11.19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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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송승헌이 변한 걸까, 대중들이 송승헌을 아직 잘 몰랐던 걸까. 올해로 데뷔 23주년을 맞이한 송승헌에게 새로운 타이틀이 생겼다. 바로 송승헌의 ‘재발견’이다.

그동안 멜로 작품에 두각을 나타내며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찾았던 송승헌은 지난해 OCN ‘블랙’ 이후 ‘플레이어’까지 연달아 장르물에 출연하면서 연기 인생의 제2막을 열었다. 보는 이들은 물론 본인도 “왜 이제야 도전했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니,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었다.

[스포츠Q(큐) 이승훈 기자] 다양한 러브라인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완벽하게 소화하던 송승헌이 지난해부터 로맨스를 잠시 내려놨다. 송승헌 특유의 사랑이야기를 바라던 팬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일이지만,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야 한다는 숙명을 지닌 배우에게는 색다른 도전임이 분명하다.

때문에 자칫 위험한 ‘모험’일 수도 있었다. 처음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그러나 송승헌은 보란 듯이 해냈다. 비록 강력한 ‘한 방’은 아닐지 몰라도 ‘플레이어’는 어떤 작품보다 대중들의 뇌리에 천천히 스며들었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CN ‘플레이어’ 종영인터뷰에서 송승헌은 “강하리 역을 통해 ‘송승헌’이라는 배우를 좋게 봐주시는 시청자들에게 굉장히 감사하다”면서 “기분 좋게 마무리가 돼 시원하지만 정들었던 배우들과 헤어져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송승헌 [사진=더좋은 이엔티 제공]

 

◆ 비슷하면서도 완벽하게 다른 ‘플레이어 강하리’와 ‘배우 송승헌’

송승헌은 지난 11일 최고 시청률 5.8%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린 OCN ‘플레이어’에서 우월한 비주얼과 재치 있는 말솜씨, 여심을 사로잡는 스타일을 겸비한 강하리로 분했다. 극 중 정수정, 이시언, 태원석을 훌륭하게 이끄는 대장으로서 강한 리더십까지 장착했다.

분명 시청자들이 지금까지 지켜본 송승헌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그는 대체로 달콤하거나 가슴 아픈 로맨스 속 주인공으로 열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치 자신의 옷을 제대로 입은 듯 송승헌은 강하리와 높은 싱크로율을 선보였다. 평소 본인의 성격과 강하리가 비슷해서였을까?

송승헌은 “친구들이랑 있을 때 주로 의견을 내는 편에 속한다. 세월이 흘러 결혼한 친구들이 많아 사적인 모임을 갖기 힘들지만 반강제적으로 참석을 시키면서 고집을 피우기도 한다”며 강하리의 리더십과 상당 부분 닮아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러나 그는 “대중들이 송승헌을 생각했을 때 ‘차가운 이미지’로 기억하지만, 본래 송승헌은 밝고 개구쟁이같이 유쾌한 면이 많다. 단지 낯선 자리와 친한 사람이 있을 때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면서 극 중 캐릭터와 상반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코믹한 성격이 강조된 역할 설정도 빼놓을 수 없다. ‘플레이어’의 강하리는 사소한 말썽부터 주도면밀한 계획을 위해 배신도 마다 않는 사람이지만 도무지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다. 애초 ‘플레이어’ 기획 당시 “무거운 주제이긴 하지만 경쾌하고 재밌게 풀어내자”는 감독의 의도이기도 했다.

송승헌 또한 “능청스러우면서 가볍고, 날라리처럼 보일 수 있게 강하리를 표현하고자 했다. 지금까지 내가 보여준 적 없었던 캐릭터다”라면서 “감독님께서 평소 친한 사람들에게 짓궂게 장난치던 모습을 ‘그대로 강하리에 녹여냈으면 한다’고 했다”며 캐릭터 연구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송승헌 [사진=더좋은 이엔티 제공]

 

◆ 망가짐 불사한 연기 투혼부터 적재적소 아이디어 배치까지, 인생작품 등극한 ‘플레이어’

“송승헌 다시 봤다. 송승헌에게 저런 면이 있었어? 송승헌의 재발견이다. 드디어 인생 작품 만난 것 같다”

지난 9월 OCN ‘플레이어’가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각종 온라인 포털사이트에는 송승헌의 연기력을 극찬하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무려 23년의 연기 경력을 자랑하는 송승헌이지만 대중들이 이처럼 그의 연기력에 박수를 쳤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송승헌이 연기를 잘했다’라기 보다는 새로운 모습을 보인 것에 신선함을 느끼신 게 아닐까요? 장난기 넘치는 성격에 때로는 과격한 액션도 나오니까 기존의 송승헌 이미지와 많이 달라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송승헌은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며 다소 겸손한 태도를 보였지만, 오직 그동안 쌓아온 연기 내공으로 ‘송승헌’이라는 진가를 증명한 사실은 확실하기에 내심 기분 좋은 듯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나 또한 연기를 하면서 재미를 느꼈다. 어릴 때 힘줘서 촬영할 때는 이런 얘기들을 못 들었는데, 의외로 가볍게 놀 듯이 하니까 좋은 반응들이 생겨 신기하다. 색다른 즐거움을 느꼈다”면서 ‘플레이어’를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음을 시사했다.

그동안 격식이 갖춰져 있었던 자신의 이미지를 깨부순 점도 한 몫 했다. 송승헌은 지난달 21일 방송된 OCN ‘플레이어’ 8회에서 더벅머리 가발과 동그란 뿔테 안경을 쓰고 나와 안방극장을 폭소케 만들었다.

진한 쌍꺼풀, 오뚝한 코, 날카로운 턱선을 과시하며 대한민국 대표 미남배우로 자리매김한 송승헌의 망가짐이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제대로 저격한 셈이다.

사실 송승헌은 “감독님이 변장을 해보자고 처음 제안했을 땐 안 한다고 거절했었다”면서 파격 변신에 두려움을 표현했었다. 하지만 그는 “주변에서 하자고 해서 결국 했는데 반응도 좋았고 나도 재밌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다는 사실에 흡족한 웃음을 보였다.

이외에도 송승헌은 ‘플레이어’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도 반영하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이어 소소하게나마 작품에 힘을 보탰다. 대중들이 ‘플레이어’를 송승헌의 인생 작품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10회 방송에서 프로 골퍼로 변신하는 신이 있었는데, ‘플레이어’ 작가님이 젊은 남자라서 골프에 대해 잘 몰랐어요. 골프장을 가본 적이 없어서 룰이나 골프 매너를 모르시더라고요. 그래서 벙커에 공이 들어가면 손으로 던지는 상황 등 아이디어를 내며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어요”

 

송승헌 [사진=더좋은 이엔티 제공]

 

◆ ‘집돌이’ 송승헌, “정통멜로·악기·여행 등 앞으로 계획 많아”

외출을 즐기는 일부 스타들과 달리 송승헌은 본인을 ‘집돌이’라고 표현했다. 심지어 “운동 아아니면 집”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는 집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SNS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그의 SNS에는 수백 장의 사진이 게재돼 있지만 대부분이 촬영 현장 모습이다. 최근 자유롭게 게임을 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사진이 업로드 됐지만, 그마저도 배경은 집이다.

“밖에 잘 다니질 않아요. 친구들하고 카페를 가본 적도 없어요. 집에서 영화 드라마 보거나 음악 듣고 게임을 주로 하죠. 쇼핑을 하러 나간다거나 친구한테 ‘카페에서 차 한 잔 하자’라는 말을 해 본 적도 없어요”(웃음)

그렇다면 송승헌은 ‘플레이어’ 이후 또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걸까? 그는 “생각 중인 것은 있지만 결정된 건 없다”며 입을 연 뒤 “장르물에 이어서 과거 ‘가을동화’처럼 정통 멜로를 요즘 정서에 맞게 각색한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 겨울엔 배우고 싶은 게 많아서 일단은 쉬고 있다”면서도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처럼 “요즘 들어 해보고 싶은 게 많아졌다. 제주도를 포함한 대한민국 숨은 곳부터 세계일주도 해보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이번 기회에 악기도 배워보고 싶어요. 예전에 피아노랑 기타를 배우다가 실패했어요. 이번엔 진짜 큰 결심을 하고 선생님도 알아보고 있어요. 제2외국어도 배우고 싶고, 촬영을 떠나 여행다운 여행도 가고 싶어요. 게임도 잘했으면 좋겠어요. 매번 접속하자마자 죽어서...”

지난해부터 긴 공백기 없이 연달아 안방극장을 찾아 힘들 법도 하지만 송승헌은 아직 하고 싶은 게 무궁무진하다. 기회가 된다면 ‘플레이어 시즌2’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플레이어’를 통한 완벽한 연기 변신으로 ‘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오른 그의 행보에 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취재후기] 연기에 대한 생각뿐만 아니라 사소한 습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말할 때 ‘성숙해졌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 시간이었다. 비록 과거에도 어리숙한 이미지는 아니었지만, ‘이제야 송승헌 본연의 솔직담백한 모습이 빛을 발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마지막으로 송승헌은 미국 유명 배우인 ‘톰 크루즈’를 언급하면서 “멋지게 나이 들어가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송승헌은 벌써 그 꿈을 어느 정도 이룬 듯하다. ‘남자는 나이가 드는 게 아니라 멋이 든다’는 글귀를 보고 가장 먼저 송승헌이 떠올랐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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