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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여자농구 퓨처스리그, '뛰는 것 자체가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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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여자농구 퓨처스리그, '뛰는 것 자체가 희망이다'
  • 권대순 기자
  • 승인 2014.03.14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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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2군 현황과 과제](3) 퓨처스리그 MVP 김소담, 우승팀 KDB생명 코치, WKBL 신선우 전무의 2군 스토리

[300자 Tip!] KDB생명 김소담(21)은 하루에 69분을 뛰어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퓨처스리그 선수들에게는 출전시간이 보약이다. 그런 선수들을 보는 코치들은 “미안하면서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며 지켜본다. 여자농구연맹(WKBL)은 지속적으로 선수들의 발전 및 리그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오고 있다. 그중 2군리그는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Future)가 걸려있는 ‘진짜’ 퓨처스리그(Future’s League)다운 모습이다.

[구리=스포츠Q 글 권대순 기자·사진 이상민 기자] 3년 만에 부활한 WKBL 퓨처스리그(2군리그)가 지난 13일 구리 KDB생명과 춘천 우리은행의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KDB생명은 김소담의 극적인 버저비터 3점슛으로 66-63으로 승리, 부활한 퓨처스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선수들은 뛰쳐나와 기쁨을 만끽했고, 경기 내내 긴장한 모습으로 선수들을 지휘하던 최명도(42) 코치와 유영주(43) 코치도 활짝 웃었다. MVP를 차지한 김소담도 그 순간을 만끽했다.

▲ KDB생명 선수단이 13일 여자프로농구 퓨처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자축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선수부족으로 청주 KB가 중도 하차하긴 했지만 3년 만에 재개된 퓨처스리그 2013~2014시즌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언론의 주목도, 팬들의 관심도 많이 받지 못했지만 WKBL은 미래를 바라보고 다시 한번 퓨처스리그를 시작했다.

“뛸 수 있어 행복해요” MVP 김소담

김소담의 손에서 떠난 공은 종료 버저와 함께 림을 통과했다. 이번 시즌 여자프로농구 마지막 경기의 마지막 골. 그리고 KDB생명의 우승을 결정짓는 골이었다. 김소담은 동료들과 그대로 코트 바닥에 누워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농구를 하면서 이런 결승골을 넣은 것이 처음이라 더 기쁜 것 같아요. 머리가 하얗고, 그냥 눈물이 막 났어요.”

이날 24득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한 김소담은 경기 후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부상으로 받은 100만원으로 선수들에게 쏘기로 했다는 김소담은 ‘원래 상 받아서 쏘면 상금보다 지출액이 더 많다’는 말에 “소름끼치네요”라고 대답하면서도 얼굴은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 "결승골 넣은건 처음이예요." 농구를 시작한 후 첫 결승골을 넣어본 김소담은 경기 후 MVP에도 선정됐다. 이날 1·2군경기 합쳐 69분이나 소화했지만 김소담은 "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김소담은 옥천상고를 졸업하고 2010년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KDB생명에 입단했다. 꿈에 그리던 프로무대에 왔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2011~2012시즌에 데뷔한 그는 2시즌 동안 고작 14경기에 출전했다.

“처음 입단했을 때 언니들이랑 비교해서 웨이트나 체력적인 면에서 훨씬 떨어진다고 느껴졌어요. 또 입단 당시 센터에 (신)정자 언니, (홍)현희 언니 등 7명이나 있어 뛸 자리가 없었어요.”

김소담은 낙담하지 않았다. 비시즌 때 열심히 하면 어차피 기회가 올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렇게 계속 훈련하던 그에게 퓨처스리그는 단비 같은 존재였다.

“퓨처스리그를 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2군 경기에서 두각을 보이니까 1군 경기에도 투입됐고요.”

김소담이 퓨처스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던 지난해 12월. KDB생명의 골밑을 책임지는 신정자(33)가 부상을 당했다. 지난 시즌 국내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3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는 등 팀 내에서 굉장히 비중이 높은 스타였다. 그 자리에 대체선수로 들어온 것은 바로 김소담이었다.

“생각보다 기회가 저한테 일찍 왔어요. 정자 언니가 부상을 당한 것도 있고, 감독님도 바뀌었고요. 퓨처스리그가 없었다면 경기 감각이나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을텐데 퓨처스리그를 통해 계속 경기를 뛴 것이 1군에 쉽게 적응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렇게 1군 경기 출장까지 늘린 김소담은 이번 시즌 1군 경기에 24경기나 출전했다. 출전시간도 지난 시즌에 비해 2배 늘어나 경기당 8분 26초를 소화하고 있다. 김소담은 2군뿐 아니라 1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제2의 신정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 결승전은 어느 때보다도 치열했다. 선수들은 공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13일 결승에서 우리은행 이선영(왼쪽)과 KDB생명 구슬(가운데), 노현지(오른쪽)가 치열한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전 정말 정자 언니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자기관리 같은 면이 철저해요. 그래서 ‘제2의 신정자’라는 별명은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스스로 ‘언니보다 더 잘 해야겠다’ 하는 동기 부여도 되는 것 같아요”

이날 오후 3시에 벌어진 결승전에서 연장전 포함 38분39초를 소화한 김소담은 오후 7시에 시작된 1군 경기에서도 31분4초나 소화했다. 하루에 69분43초나 뛴 것.

그래도 김소담은 “젊으니까, 그리고 뛸 수 있으니까 행복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선수들 발전하는 모습 흐뭇” 최명도 코치&유영주 코치

KDB생명 2군을 우승으로 이끈 최명도 코치와 유영주 코치는 이구동성으로 “지금까지 고생한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우승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지난해 3월 KDB생명 코치로 선임돼 처음 여자농구를 접한 최명도 코치는 “지난 4월보다 2군 선수단 전원이 훨씬 실력이 늘었다. 이번 우승을 통해 더 많이 발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선수들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했다.

▲ 13일 퓨처스리그 우승이 확정된 후 KDB생명 선수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유영주 코치 역시 “선수들이 자신감과 실력을 키워서 1군에서 1~2분이라도 버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 (박)혜련이, (노)현지, (김)소담이가 언니들의 체력을 많이 보충해 줬다. 내년에는 조금 더 출장시간을 늘리게 만들겠다”며 퓨처스리그를 통해 선수들이 성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KDB생명은 빡빡한 체육관 대관일정 때문에 따로 2군 선수들이 훈련할 시간이 없는 것.

유영주 코치는 “체육관 사정상 30분 먼저 나와서 연습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쉬는 시간을 쪼개서 조금씩이라도 더 연습해보려고 한다”며 열악한 사정을 얘기했다.

또 항상 오후 7시 1군 경기의 오프닝 경기로 오후 4시에 열리다보니 선수들이나 코치진의 대기시간이 굉장히 길어지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고 밝혔다.

“4시 경기의 경우 2시30분에 도착해 경기 준비를 한다. 그리고 1군 경기까지 끝나면 9시쯤 된다. 나도 오랫동안 벤치에 앉아있으려니 힘들고, 선수들도 지친다.”

유 코치는 행정적인 부분에서도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운영 측면이나 심판, 스태프들이 2군 경기라고 안일하게 대처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퓨처스리그는 대한민국 여자농구의 미래가 자라는 리그라는 것을 인식해 조금 더 긴장감을 가지고 임했으면 좋겠다”

▲ 구리 KDB생명 2군 선수단. 왼쪽부터 최명도 코치, 이정현, 김채은, 전보물, 정유진, 김소담, 박혜련, 구슬, 노현지, 김시온, 유영주 코치.

그래도 최명도 코치와 유영주 코치는 희망에 차있었다.

유영주 코치는 “선수들이 1군에서 잘 뛰는 모습 보면 보람차다. 1, 2군을 함께 뛰는 선수들이 조금 힘들어하긴 하지만, 지금은 많이 뛰는 것 자체가 행복할 때다” 라며 어린 선수들이 뛰면서 발전하는 모습이 흐뭇하다고 전했다.

최명도 코치는 “비시즌 때 했던 고생과 땀이 시즌에서 기쁨의 열매로 열린다”며 “일단 (선수들이)고생한 만큼 (기쁨을)누리고, 다음 시즌 다시 호되게 훈련해야겠다”고 말했다. 어조는 단호했지만 입가에 띈 미소는 감출 수 없었다.  

“전향적 소통으로 발전 꾀하겠다” 신선우 WKBL 전무이사   

“지난 몇 년 간 여자농구 선수단을 관찰했다. 많은 선수들이 드래프트 등을 통해 입단하지만 4~5년 후 남는 건 10명 정도밖에 없는 것을 보고 굉장히 안타까웠다. 프로에서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선수가 많은 반면, 여전히 여자농구 선수층은 얇았다.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뛰는 기회를 부여 받고, 감독들은 선수 발굴을 할 수 있는 수단으로 퓨처스리그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

2012년 취임한 WKBL 신선우(58) 전무이사는 퓨처스리그가 다시 시작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신선우 전무는 “내년에는 (구단 측에서)퓨처스리그 기간을 늘리자고 할 만큼 선수와 구단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다”며 “평상시 시합을 못 뛰는 후보선수들뿐 아니라 주전 중에서도 재활 후 컨디션 점검 차원이나 연습량이 부족한 선수들의 경기 감각을 위해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쉬운 부분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청주 KB스타즈의 경우 부상자 속출에 이은 선수단 관리 차원에서 중도 기권했다. 결국 기본적인 선수 수급이 잘 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신선우 전무는 여자농구의 얇은 선수층 해소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었다.

“고려대 여자 농구부를 2년 후 창단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그는 “고려대 여자농구부가 창단 되면 '고려대'라는 목표의식을 가지고 농구하는 선수들이 더 많아 질 것이다”라며 고대 여자농구부 창단을 통해 더 많은 대학 여자농구부의 탄생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 "언제들 팬들과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다." 전향적인 자세로 소통에 임할 준비가 되어있는 신선우 전무이사. 개인이 이끌어가는 것이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여자프로농구연맹을 구상하고 있었다.

신 전무는 퓨처스리그가 단순히 2군리그가 아닌,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리그가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특히 터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9월 27일~10월 5일)는 국가대표 1.5진이 출전하는 만큼 퓨처스리그 선수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전망이다.

“올해 우리 여자대표팀은 터키 세계여자농구선수권과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세계선수권대회 대표는 퓨처스리그 출신도 1~2명 정도 뽑을 계획이다. 퓨처스리그 출신 국가대표라는 상징성이 선수들에게 더 많은 동기부여를 심어줄 것이다.”

신선우 전무의 머리 속에는 여자농구 발전을 위한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가 들어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는 “WKBL은 나 혼자 의견으로 운영하는 단체가 아니다”라며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하다면 공청회도 가능하다”며 “선수가, 구단이, 팬들이, 연맹이 느끼는 온도에는 다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좋은 제안은 어디서든지 나올 수 있다”고 밝히며 여자농구발전에 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구단과 선수, 연맹, 팬이 모두 만족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연맹이 열린 자세로 대화에 나선다면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는 기본 틀이 마련될 것이다.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WKBL과 퓨처스리그의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다.

[취재후기] 2군 경기였지만 선수들에게서 어두운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1군에 뽑히지 못한 ‘패배자’가 아닌 미래를 바라보는 ‘꿈나무’들의 모습이었다. 선수들의 미소가 1군에서도 이어지길 기대한다. 

iversoon@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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