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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목소리 연기 도전한 다니엘 헤니, "나는 한국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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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목소리 연기 도전한 다니엘 헤니, "나는 한국 배우"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1.21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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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내 이름은 김삼순(2005)'으로 10년 전 혜성처럼 나타난 배우 다니엘 헤니(35)는 이후 스타로 떠올랐다. 드라마 '봄의 왈츠', '도망자 플랜비', 영화  '미스터 로빈 꼬시기' 등에 출연했다. 이후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 활동했고 국내에는 2013년 영화 '스파이'로 오랜만에 스크린을 찾았다.

이번에 그가 새롭게 도전한 분야는 목소리 연기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에서 주인공 '히로'의 형이자 로봇 박사 '테디'의 목소리를 맡아 연기했다.

[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노민규 기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그와 함께 '빅 히어로', 그리고 배우 다니엘 헤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 첫 목소리 연기, 섬세한 표현 어려워

- '빅 히어로' 오디션은 어땠나요?

▲ 오디션을 2시간 동안 봤는데, 무척 힘들었어요. 애니메이션 영화는 대본 없이, 콘티만 있는 상태여서요. 애드리브를 해 달라는 주문에 20분 정도 애드리브를 했는데, 매우 어려웠어요.(웃음) 어렸을때부터 디즈니 영화의 팬이었어요. '토드와 코퍼(1981)'를 좋아했고, '겨울왕국'도 재밌게 봐서, 정말 해 보고 싶었어요.

- 디즈니와 작업 소감은요?

▲ 사람들이 정말 착하고 좋아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곳이라서 그런지, 사람들도 애니메이션 캐릭터처럼 제스처가 크고, 진심어린 이야기들을 해요. 직접 작품을 만드는 분들뿐 아니라 비서, 주차요원 분들도 먼저 인사를 해주시고 다정해요. 어제는 디즈니의 감독분이 보고싶다고 연락을 주셨어요. 굉장히 높은 지위에 있는 분인데도 권위 없이 대해줘요.

 

- 더빙 연기의 어려움은 없었나요?

▲ 아직까지 연기는 모든 면에서 어려워요. 하지만 디즈니의 팬이었기 때문에 실수하고 싶지 않았고, 정말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녹음실에 들어가선 좀 긴장되고 무서웠어요. 마이크만 있는 방에서 혼자 연기하는데, 앞 방에서는 높은 지위의 감독들이 절 보고 있으니까요.(웃음) 아이처럼 아무 생각 없이 연기하려고 노력했고, 할수록 자연스러워졌어요. 오히려 혼자였기 때문에 다 내려놓고 할 수 있었어요. 대화 상대에 따라 사람의 목소리나 태도가 변하듯 그 차이를 표현하려 했는데, 저는 외동아들이라 형제에게 '따스한' 목소리를 낼 때의 표현이 좀 어려웠어요.

 

- 한국어 연기보다는 영어 연기가 편한가요?

▲ 아무래도 영어연기가 더 편해요. 한국어 연기는 감정기복이 많이 없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은 감정연기로는 많이 어려워요. 평소에는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대화해요. 기르는 강아지가 한국 개인데, 한국어만 알아들어서 한국어로 말을 하기도 하고요.(웃음)

- 더빙 연기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요?

▲ 목소리 톤이에요. 스토리를 전달하는 면에서도 그렇지만, 캐릭터가 극중에서 계속 움직이다보니 대화할 때의 거리라든지 하는 면에서요.

- 가장 연기하기 어려웠던 장면이 있다면요?

▲ 로봇 '베이맥스'를 테스트하는 장면이요. 상대방의 리액션 없이 혼자 연기를 하면서, 머릿속에 그 과정과 감정을 쌓는 과정이 어려웠어요. 그래서 녹음실에서 혼자 실제로 뛰어다니고 점프를 하는 등 미친 것처럼 연기했어요.(웃음) 한 대사를 50번씩 녹음하는 등, 이 장면을 찍는 데만 이틀 정도가 걸렸어요.

▲ 다니엘 헤니가 목소리 역을 맡은 '테디'. [사진=올댓시네마 제공]

◆ "나는 한국 배우" "동양 비하 캐릭터 캐스팅에 거절 여러 번"

- 국내 활동에 대한 계획은요?

▲ 항상 있어요. 한국 작품을 정말 하고 싶어요.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맡았던 젠틀한 모습을 연기하고 싶기도 하고요.

- 다니엘 헤니 씨에 대한 미국에서의 인식은 어떤가요? 한국 배우인가요, 미국 배우인가요?

▲ 한국 배우라고 보는 편이에요. 오디션을 보면 '영어 잘 하시네요' 하면서 놀랄 때도 있고요.(웃음) 그런데 이런 점에서 '한국인도 영어 연기를 하는 역을 충분히 맡을 수 있겠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어요.

- 요즘은 한국보다는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죠?

▲ 하지만 저는 한국 배우예요. '내 이름은 김삼순'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거고, 한국 덕분에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어요. 한국에서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고, 미국에서도 정점을 찍고 싶어서 작품을 기다리고, 노력 중이죠. 할리우드에서 많은 제의가 들어오지만, 한국 배우라는 자부심이 있어서 안 하게 되는 작품들도 있어요.

- 안하게 되는 작품이라면요?

▲ 동양인 역이 한정적인 면이 여전히 있어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동양인 캐릭터는 변화 없이 비슷한 면이 있어서요. 최근에도 유명 영화를 드라마화하는 작품에 주인공 캐스팅 제안이 왔어요. 그런데 그 원작 영화가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는 영화에서 동양인이 영어를 하면서 특유의 액센트를 쓰는 등, 동양인 캐릭터를 다소 비하했기 때문이었죠. 그 부분에 동의하기 어려웠어요.

- 차기작은 정했나요?

▲ 얼마 전 영화 두 편의 오디션을 봐서, 지금 연락을 기다리고 있어요. 좋은 모습으로 뵙게 되면 좋겠네요.

 

[취재후기] "한국 작품을 정말 하고 싶다"고 하니 조만간 다니엘 헤니를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아쉽게도 그의 모습은 나오지 않지만, 그를 그리워했던 팬들에겐 목소리를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듯하다. 다니엘 헤니가 목소리 연기를 펼친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는 21일 개봉한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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