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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경기 침묵' 손흥민, 녹다운의 활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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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경기 침묵' 손흥민, 녹다운의 활로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1.21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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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서 조영철·남태희·이정협 릴레이 골…강호들과 녹다운 토너먼트선 골잡이 역할 중요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에이스는 손흥민(23·바이어 레버쿠젠)과 기성용(26·스완지 시티) 둘로 나뉜다. 손흥민이 공격의 에이스라면 기성용은 수비이자 중원의 핵심이다. 이 가운데 기성용은 꾸준한 경기력으로 아시안컵 조별리그 베스트 11에 뽑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손흥민은 조용하다.

아시안컵 뿐 아니라 벌써 반년이 넘게 골이 터지질 않고 있다. 지난해 여름 알제리와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월드컵 데뷔골을 넣은 후 A매치 골이 침묵이다.

소속팀에서는 벌써 독일 분데스리가 정규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두자리 득점을 올렸지만 대표팀만 들어오면 골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으로서는 손흥민의 득점포가 절실하다. 공격 트리오 가운데 이청용(27·볼턴 원더러스)과 구자철(26·마인츠05)가 부상으로 대회를 마감한 상황에서 22일 우즈베키스탄과 벌이는 아시안축구연맹(AFC) 아시아컵 8강전에서 손흥민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 한 경기 한 골의 득점력, 이젠 멀티골이 필요할 때

한국 축구대표팀의 아시안컵 성적은 3승에 무실점. 일본, 이란과 같다. 그러나 득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한국은 3경기를 통해 3골로 D조 2위로 8강에 오른 이라크와 최소 실점이다. 당초 예상한대로 득점력 빈곤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포함해 4경기 연속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은 슈틸리케 감독이 발굴한 선수들의 지원사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우디전과 호주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이정협(24·상주 상무)이 빛났고 오만전과 쿠웨이트전에서는 조영철(26·카타르SC)과 남태희(24·레퀴야)가 한 골씩 넣었다.

그러나 녹다운 토너먼트는 조별리그를 통과한 강호들과 붙는 치열한 전쟁이다. 그런만큼 조별리그처럼 무실점을 기대할 수 없다. 최소한 한 골은 내준다는 각오로 경기에 나서야 한다. 그러자면 멀티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또 다른 득점원이 필요하다. 득점력에 있어 대표팀내 최고를 자랑하는 손흥민이 터져야만 4강 진출이 더 수월해진다. 손흥민의 득점은 막혔던 대표팀 공격력의 혈(穴)을 뚫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더욱 절실하다.

그러나 4년전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을 통해 A매치 데뷔골을 넣은 손흥민은 지난해 6월 알제리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A매치 7번째 골을 넣은 뒤 10경기째 침묵하고 있다. 벌써 7개월째다.

손흥민이 소속팀에서 성장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대표팀에서 침묵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소속팀과 대표팀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레버쿠젠에는 스테판 키슬링(31)이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있고 하칸 찰하노글루(21) 등과 공격 루트가 분산되어 있다. 손흥민이 레버쿠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긴 하지만 에이스까지는 아니다.

이 때문인지 손흥민은 올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정규리그 15경기에서 5골을 넣었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예선 2골을 포함해 5골을 기록했다. DFB 포칼에서도 1골을 넣으며 여전한 득점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아직 시즌 전반기만 치렀을 뿐이지만 벌써 11골을 올렸다.

◆ 중앙 수비보다 측면에 허점, 우즈벡전이 골침묵 해소할 기회

반면 대표팀에는 걸출한 원톱 스트라이커가 없어 공격이 분산되지 않는다. 이청용과 구자철 등과 공격 트리오로 활약하고 있지만 손흥민에게 집중된다. 그는 결국 상대팀의 적극적인 견제에 걸려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제 그나마 이청용, 구자철도 없어 상대팀의 견제가 더욱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분투하고 있다. 오만전에서는 감각적인 칩슛이 골대를 맞고 나와 사우디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대 불운이 이어졌다. 또 뚝 떨어지는 무회전 프리킥까지 선보이며 상대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도 했다. 사우디전에서는 비록 상대의 자책골로 연결되긴 했지만 손흥민의 날카로운 프리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손흥민의 득점 감각이 여전히 유효한 상황에서 이정협의 등장으로 손흥민에 대한 집중 견제가 풀릴 수 있는 계기를 맞았다. 이정협이 앞선에서 상대 수비를 끌고 나와줄 경우 손흥민에 대한 견제가 분산되고 그만큼 공간이 넓어져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여기에 우즈베키스탄의 중앙수비진은 탄탄한데 비해 측면에는 허점이 있다. 손흥민과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올 가능성이 큰 남태희에게 측면을 공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올 수 있다. 중앙수비진이 장신이기 때문에 크로스에 이은 스트라이커의 마무리보다 측면 공격수가 직접 공을 몰고 들어가 득점을 올리는 것이 주 공격루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보통 야구에서도 3할 타자가 세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하면 네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손흥민같은 공격수가 10경기째 A매치 득점이 침묵하고 있다면 이제 터질 때가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손흥민의 발끝에 더욱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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