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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물] 한승규 '16년만' 울산 출신 샛별 쾌거, 후반기 180도 변신 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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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물] 한승규 '16년만' 울산 출신 샛별 쾌거, 후반기 180도 변신 계기는?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8.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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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동=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이천수(37·은퇴) JTBC 축구 해설위원에 이어 16년 만에 울산 현대 소속 신인왕(현 영플레이어상)이 탄생했다. 바로 프로 2년차 윙어 한승규(22)다.

전반기에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한승규가 후반기에 맹활약하며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무엇이 한승규를 춤추게 했을까.

한승규 3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프로축구) 어워즈에 영플레이어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울산에 입단한 뒤 4월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으로 아쉬운 프로 첫 시즌을 보낸 뒤 이뤄낸 쾌거다.

 

▲ [홍은동=스포츠Q 주현희 기자] 한승규(오른쪽)이 3일 영플레이어상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본 행사 전 만난 한승규는 “아시안게임 명단에서 탈락하고 나서 ‘내가 왜 떨어졌을까’ 생각했다”며 몇 차례 좌절을 겪은 것이 “전화위복이 됐다”고 했다.

한승규는 올 1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김학범호’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명단 발표를 앞뒀을 때는 “나라를 대표해 뛰는 입장이다. 대회에 가게 된다면 발이 푹푹 파지는 일명 ‘떡잔디’와 습한 날씨를 극복하고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따고 싶다.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어필했던 그다.

하지만 한승규는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함부르크SV),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등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을 경험했던 해외파가 가세한 공격진의 경쟁은 첨예했고, 한승규는 자리를 내줘야만 했다.

한승규는 “내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전반기에 좀 더 빨리 적응하고 잘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랬으면 팀 성적도 좀 더 나았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탈락의 아픔은 약이 됐다. 한승규는 후반기 맹활약을 펼쳤고, 시즌 종료가 다가오자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급부상했다. 득점 3위 주니오(22골)와 이근호, 김인성, 황일수 등 국가대표급 선배들 틈에서도 리그 31경기에 나서 5골 7도움을 올렸다. 울산은 한승규의 활약에 힘입어 후반기 상승가도를 달렸고 3위로 시즌을 마치며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따냈다.

한승규는 시상식에 앞서 “공격포인트에서 강점이 있다”며 수상에 자신감을 보였고 보란 듯이 올 해를 빛낸 신인으로 선정됐다. 각팀 감독(30%)과 주장(30%), 기자단(40%)으로부터 얻은 득표수를 환산한 점수에서 56.39로 15.9를 획득한 강현무(포항 스틸러스)와 15.74의 송범근(전북 현대)을 따돌렸다.

 

▲ [홍은동=스포츠Q 김의겸 기자] 시상식에 앞서 대기실에서 만난 한승규(사진)는 수상을 자신하고 있었다.

 

단상에 선 한승규는 “작년에 이 상을 친구 (김)민재(전북)가 받았는데 그 때 TV로 보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부럽고 내년에 내가 받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 꿈이 오늘 이뤄져 기쁘다”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특히 “꾸준히 출전 기회를 주신 김도훈 감독님과 하늘나라로 가신 할아버지께 이 상을 받치겠다”고 덧붙였다. “어렸을 때부터 키워주신 할아버지가 작년에 돌아가셔서 힘들었다”고 했던 한승규다. 시상식에 앞서 김도훈 울산 감독에 대해선 “못할 때나 잘할 때나 꾸준히 믿고 기용해주셨고 기대에 부응하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본식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승규는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이 상을 받은 것 같다. 이천수 선배 이후로 울산에서 나온 영플레이어상 수상에 대해 영광으로 생각한다. 구단에서도 여러 차례 강조했기에 욕심을 냈다"고 했다.

그럼에도 한승규는 “보완할 점은 많다. 아직 완성된 선수가 아니다. 부족한 게 많아 비시즌 훈련을 통해 내년 시즌은 전반기부터 꾸준하게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겸허한 자세를 보이며 “내년 목표는 공격포인트 15개다.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면 A대표팀도 기회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당찬 포부도 함께 밝혔다.

내년이면 프로 3년차지만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터라 소포모어 징크스 같은 악재가 찾아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일찌감치 발목 부상과 가정사, 아시안게임 명단 탈락이라는 아픔을 극복하며 성숙해진 그다. 당찬 각오가 헛된 소망처럼만 들리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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