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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FC서울 강등" 바란 한 마음 전북-수원-울산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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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FC서울 강등" 바란 한 마음 전북-수원-울산 팬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8.12.09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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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분명 FC서울과 부산 아이파크의 K리그(프로축구) 승강 플레이오프였다. 그런데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서울과 부산 팬뿐만 아니라 전북 현대, 수원 삼성, 울산 현대 유니폼을 착용한 이들이 포착됐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원정석은 절반 이상 찼다. 특이하게도 부산을 상징하는 빨강으로 넘실댄 것이 아니라 초록, 노랑, 파랑, 검정까지 형형색색의 모자이크를 이룬 응원단이 한 마음으로 '서울 강등'을 외쳤다.

발단은 지난 6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이었다. 부산은 서울 이외 구단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는 팬들에게 티켓을 50%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원정석에는 부산 아이파크 팬뿐만 아니라 타 구단 팬들이 형형색색의 유니폼을 입고 찾아와 부산을 응원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벤트는 성황을 이뤘다. 많은 팬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클럽의 유니폼을 입고 현장을 찾아 부산에 힘을 실어줬다. 서울에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는 많은 구단의 팬들이 자발적으로 부산에서 ‘연합군’을 형성한 셈이다.

올 시즌 서울은 부진하긴 했지만 리그에서 수원, 전북, 인천 유나이티드와 라이벌 매치업을 형성, 매 경기마다 뜨거운 열기를 자아내곤 했다. FC안양과는 연고 이전 문제로 갈등이 첨예하다. 지난해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서울과 안양이 만나자 안양 팬들은 홍염을 터트리며 쌓아왔던 반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날도 경쟁 팀의 몰락을 소망하는 팬들이 모여 서울 서포터즈 ‘수호신’에 맞서 응원전을 벌였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지켜보는 색다른 재미였다. 서울 홈팬들은 이에 대응하듯 1차전에서 서울 김원식의 뺨을 밀치는 행동으로 논란을 일으킨 부산 김치우가 공을 잡을 때면 열렬한 야유를 쏟아냈다.

연합군의 응원을 등에 업고 부산은 경기를 주도하며 맹공을 퍼부었지만 결국 1-1로 비겨 승격에 실패했다. ‘공공의 적’ 서울의 하락을 한 목소리로 기원하는 흔치 않은 광경이 펼쳐졌지만 서울은 결국 살아남았고 최후에는 홈팬들의 함성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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