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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전망] 양의지 놓친 두산베어스, 박세혁은 제2의 민병헌-김재호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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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전망] 양의지 놓친 두산베어스, 박세혁은 제2의 민병헌-김재호가 될 수 있을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12.1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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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두산 베어스가 또 하나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놓쳤다. FA 최대어 포수 양의지(31)를 NC 다이노스에 내준 두산은 이제 박세혁(28)에게 기대를 건다.

양의지는 11일 NC와 FA 계약을 맺었다. 4년 총액 125억 원. 두산이 120억 원을 제시했지만 양의지는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자세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옵션 등 세부 조건 등에서 차이 등이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양의지를 붙잡지 못했다는 건 놀랄만한 일이지만 과거를 돌이켜보면 새삼스럽지는 않은 일이기도 하다.

 

▲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가 11일 NC 다이노스와 총액 125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스포츠Q DB]

 

두산은 과거 이종욱과 손시헌, 민병헌, 김현수까지 다양한 스타들의 FA 이적을 지켜봐야 했다. 늘 구단에선 붙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가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두산이 타 구단에 비해 좋은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적지 않은 이들이 서운함을 표출하며 팀을 떠나갔다.

두산이라고 팀의 스타들을 붙잡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닐 것이다. 다만 그 절박함에선 타 구단들과 차이가 있었다. ‘화수분’이라고 불릴 정도로 탄탄한 선수층이 밑바탕에 있다. 다른 구단들이 두산 출신 스타들을 데려갈 정도로 두산으로선 많은 돈을 쓸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들을 대체할 만한 자원들이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민병헌(롯데 자이언츠)과 김재호다. 2000년대 중반 두산의 발 빠른 야구의 중심엔 이종욱이 있었다. 그는 국가대표 톱타자로도 활약하며 두산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외야수 골든글러브도 3차례나 수상했다.

외야에 이종욱이 있었다면 내야의 핵심은 손시헌이었다. 안정적인 수비로 유격수 골든글러브 2차례를 수상했고 국가대표로서도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이종욱과 손시헌은 NC로 이적해서도 뛰어난 활약으로 신생팀이 빠른 시간 내에 강팀으로 자리잡도록 도왔다.

 

▲ 박세혁은 양의지가 떠난 상황에서 주전 1순위 포수다. 얼마나 빈 자리를 잘 메우냐에 따라 두산의 올 시즌 스토브리그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사진=스포츠Q DB]

 

그러나 두산은 아쉽지 않았다. 이들의 존재를 잊게 할 만한 이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종욱과 손시헌에 가려져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던 민병헌과 김재호였다. 둘은 2014년 이후 주전자리를 꿰찼고 팀에 2차례 우승 트로피를 안기며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같은 기간 이종욱과 손시헌보다 이들의 존재감이 더욱 빛났다. 심지어 민병헌은 지난해 겨울 4년 총액 80억 원의 FA 대박을 일으키며 롯데로 이적했다.

이 같은 사례는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두산은 내부 FA를 잡지 못하고도 그때마다 훌륭한 대체 자원들을 발굴해왔다. 그러나 양의지를 떠나보낸 현 상황은 과거와는 다소 다르다. 물론 박세혁도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기대가 되는 자원이다. 최근 3시즌 동안 양의지의 뒤를 받치며 충분한 경험을 쌓았고 2시즌 평균 타율은 0.283에 달할 정도로 좋았다. 100타석 이상 들어선 포수 중 전체 5위였다. OPS(출루율+장타율)도 0.762로 6위.

하지만 양의지는 타격과 수비에서 모두 S급 평가를 받는 리그 최고 포수다. 특히 올 시즌 타율 0.358로 전체 2위에 오를 정도로 뛰어난 타격감을 보였다. 게다가 포수는 팀의 핵심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 트레이드 등으로 이적시키길 가장 꺼려하는 포지션인 만큼 2010년대 줄곧 두산의 안방을 지킨 양의지의 이탈은 팀 투수들에 대한 정보 유출 등 단순 선수 이적 이상의 타격이 될 수 있다.

물론 이종욱과 손시헌, 민병헌과 김현수 등이 FA로 타구단과 계약을 맺을 때만 하더라도 이토록 빈자리를 잘 메워낼 것이라고 예상치는 못했다. 박세혁이 혹은 이흥련 등이 얼마나 급성장할 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반복되는 선수 유출과 그 존재감 차이로 이번 만큼은 두산 팬들의 실망의 목소리가 유독 크게 들리고 있다. 두산과 박세혁의 어깨가 더욱 무거운 오프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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