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21:45 (목)
[SQ인터뷰] '최고의 한해' 쇼트트랙 김아랑, 베테랑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상태바
[SQ인터뷰] '최고의 한해' 쇼트트랙 김아랑, 베테랑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8.12.14 16: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전성기는 ‘언제’라고 딱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김아랑(고양시청)이 올 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23세의 나이로 팀 맏언니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쇼트트랙에서 23세는 전성기가 지난 나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시상식에서 만난 그에게 생각을 직접 들어봤다.

13일 2018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의 영예도 안았던 그는 올림픽을 통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게 돼 부담도 따르지만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 [동대문=스포츠Q 김의겸 기자] 시상식을 마치고 만난 김아랑은 인터뷰에 친절히 응해줬다. 차분히 올 한해를 돌아봤다.

 

“여러 가지 주위 상황들이 있겠지만 해야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멀리 있는 목표보다는 월드컵, 대표선발전 등 눈앞에 있는 목표를 한 단계씩 차근차근 이겨내고 싶다. 한 마디로 말해서 ‘보다 나은 선수’가 될 수가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아랑은 올해 활약한 많은 여성 스포츠인들 중에서도 가장 밝게 빛났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과 ISU(국제빙상연맹) 세계선수권 여자 계주 3000m에서 거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1500m 결승에서 3위와 0.107초 차 아쉬운 4위에 올랐을 때도 환한 미소로 우승한 최민정을 축하해줬던 장면은 그녀에게 ‘미소천사’라는 국민적 별명을 선사하기도 했다.

김아랑은 특히 계주 결승에서 상대팀들의 집중 견제에 좀처럼 선두권으로 나설 기회를 잡지 못하자 바통 터치 대신 2바퀴를 홀로 더 달리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도중 냉철한 판단력을 발휘하는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다.

성적으로만 따지면 최민정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당연했지만 이러한 리더십과 모범적인 스포츠 정신은 그의 가치를 빛나게 해줬다. 

김아랑은 “대상이라는 큰 상을 주셔서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평창올림픽을 시작으로 2018년을 너무 뜻 깊게 보냈다. 한편으로 기쁘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더해져서 앞으로 부끄럽지 않도록 발전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 김아랑(가운데)이 올림픽 내내 보여준 미소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사진=연합뉴스]

 

당장은 연말에 있는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2019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파견선수 선발대회에 출전한다. 

“일단은 이번 달 말에 있는 시합부터 준비 중이다. 오늘 (행사에서) 먹은 만큼 또 가서 힘을 써야 한다. 내일도 새벽운동이 있다”며 단기적인 목표에 임하는 각오를 알렸다. 장기적인 목표는 당연히 2022 베이징 올림픽이다. “그 때까지 제 자리에서 묵묵히 하다보면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아랑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서 “포상금으로 아버지에게 새 트럭을 사드리고 싶다”며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트럭으로 전국을 누비며 김아랑이 운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했다. 결국 트럭 대신 아버지의 바람대로 승용차를 사드린 효녀 김아랑은 올해 정말 전국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

“(부모님께서) 좋아하시지만 워낙 티를 잘 안내신다. 가족들끼리는 몰라도 밖에서는 먼저 나서서 자랑하시는 스타일은 아니다. 저한테도 항상 ‘겸손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시는 편이다. 부모님도 크게 들뜨시거나 하진 않으신다. 2018년은 큰 변화를 겪은 한해였지만 이전과 변함없이 대해주신다”며 부모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전주(집)에 정말 자주 못 간다. 올림픽이 끝나고 집에서 좀 쉬는 시간도 가질 수 있겠다 생각했지만 여전히 바빴다”며 가족과 자주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데 아쉬움도 드러냈다.

 

▲ 김아랑은 고향 전주를 연고지로 하는 프로축구 전북현대 홈경기에 시축자로 나서기도 했다. [사진=전북현대 공식 인스타그램 켑처]

 

김아랑은 올해 축구장에 두 차례 나타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천안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을 ‘직관’했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선 K리그(프로축구) 전북 현대 홈경기의 시축자로 나섰다.

“모든 스포츠를 좋아한다. 같은 스포츠인으로서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훈련하면서 같은 운동선수로서 응원하는 마음이 컸다. 어떻게 해서든 경기장에 가서 응원하면 그 마음이 전달되지 않을까 싶어서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선수촌에서도 그렇고 TV를 챙겨볼 시간이 잘 나지 않는다. 볼 수 있을 때 보려고 하지만 자주 챙겨보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대표팀 동료 곽윤기는 김아랑을 ‘동생이지만 배울 점이 많은 아이’라며 치켜세웠다. 이 사실을 전하자 김아랑은 “(곽윤기) 오빠는 한참 선배다. 올림픽 준비할 때부터 여러 가지 조언을 바탕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나도 오빠처럼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선배”라며 동료를 치켜세우는 겸허함도 잊지 않았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