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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역도 기대주 이선미 "겸손은 기본" 역시 '포스트 장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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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역도 기대주 이선미 "겸손은 기본" 역시 '포스트 장미란'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8.12.14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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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포스트 장미란'으로 불리는 한국 역도의 기대주 이선미(18·경북체고)는 2018년 압도적인 한해를 보냈다. 

2018 세계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에서 인상과 용상, 합계까지 3관왕에 오르며 한국주니어신기록을 수립했다. 전국체전 여고부 최중량급(75㎏ 이상)에선 16년 만에 장미란의 한국학생기록도 넘어섰다. 그럼에도 이선미에게선 겸손은 기본 미덕이라는 듯 좀처럼 들뜨거나 하는 기류를 감지할 수 없었다.

이선미는 13일 서울 동대문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에서 당당히 신인상에 이름을 올렸다.

 

▲ 이선미(오른쪽)이 13일 2018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 상패를 건네받고 있다. [사진=여성신문 제공]

 

시상식을 마치고 만난 이선미는 “솔직히 제가 잘했다고 생각은 안하는데 이렇게 큰 상을 주시니 감사하다. 이제는 제법 상을 많이 받아봐서 조금 익숙해진 것 같다”며 담담해 했다. 단 경북 경산에서 학교를 다니는 그는 서울에 올라와 TV에서 보던 선수들을 만나는 것에는 제법 들떠 보였다. “지방에 있다 보니 국가대표선수들 볼일이 많지 않았는데 오늘 대표선수들과 메달리스트들을 보니까 멋있고 신기하다”며 웃었다. 

라이벌이자 절친인 같은 경북체고 출신의 김지현(20)이 축하해줬느냐고 묻자 “친한데 스스로가 평소에 워낙 연락을 안하는 성격이라 말을 안했다. 쉴 때는 귀찮아서 다른 것은 잘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성격이 묻어나오는 대답이었다. 운동에 모든 것을 쏟아서일까. 다른 것에는 크게 여력을 두지 않는 듯했다.

김지현은 이선미에 앞서 2016 전국체전 여고부 최중량급(75㎏ 이상)에서 인상, 용상, 합계까지 3개 부문을 휩쓸었다. 같은 학교였던 두 사람은 엎치락뒤치락하며 서로의 기록 향상에 도움을 주는 선의의 경쟁상대다. 

이선미는 경북체고에 입학한 해였던 2016년 리우올림픽 대표선발전 겸 남녀역도선수권대회 여고부 최중량급에서 당대 고교 최강자였던 김지현을 누르고 우승했다. 그러나 10월 전국체전에선 김지현이 여고부 최중량급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이선미는 김지현에 이은 전종목 은메달이었다.

연말 계획 역시 따로 없다. “휴식이다. 일반 고등학교 3학년생들이 수능을 마치고 쉬듯이 집에만 계속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 고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전국체전 때 용상에서 미끄러진 것 빼고는 괜찮았다. 고등학교 생활 마무리를 잘 한 것 같다”며 한해를 돌아봤다.

 

▲ 이선미는 지난 7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3관왕을 차지하며 한국주니어신기록을 수립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선미는 지난 10월 전국체전 용상 1차 시기에서 142㎏를 들어올렸지만 2차 151㎏, 3차 155㎏에 실패했다. 개인 최고 기록은 153㎏다. 용상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우승에는 문제가 없었다.

내년 계획을 묻자 “소속팀과 계약한지 얼마 안돼서 잘 모르겠지만 국제 시니어 대회를 많이 뛸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강원도청에 둥지를 튼 이선미다. 주니어 무대를 섭렵한 그가 내년 시니어 대회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가 모아진다. 2020 도쿄 올림픽을 향해 본격적으로 발걸음을 내디딘다.

이선미의 롤 모델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미란이다. “소년체전 때 메달을 직접 걸어주신 것 빼고는 뵌 적이 없다. 연락처를 주고받고 싶었지만 말을 잘 못 걸기도 하고 중학교 3학년 이후로 장미란 선배가 미국 유학을 가셔서 뵐 일이 없었다”며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

“장미란 선수처럼 겸손하고 대단한 선수가 되고 싶다. 나중에 운동을 그만두고도 세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잇는 사람으로 멋있게 남고 싶다”는 당찬 포부도 들려줬다.

이선미는 다른 인터뷰에서도 그렇고 늘 겸손을 강조했다. “부모님과 선생님, 주변 분들 모두 그렇게 말씀하셨다. 너무 자만하지 말라고 늘 강조하신다”는 그의 말에선 진정성이 묻어났다. 몸에 밴 겸손함이 왜 그가 장미란의 뒤를 이을 재목인지 말해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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