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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원조 신데렐라' 이정협이 본 한승규-조영욱, 아시안컵 승선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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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원조 신데렐라' 이정협이 본 한승규-조영욱, 아시안컵 승선 가능성은?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8.12.1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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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이정협(27·쇼난 벨마레)은 울리 슈틸리케 전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의 ‘황태자’였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을 앞두고 훈련 소집명단에 이름을 올리더니 주전을 꿰찼다. 6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한국이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내년 1월 열리는 2019 AFC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을 앞두고는 한승규(22·울산 현대)와 조영욱(19·FC서울)이 이정협의 뒤를 이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정협은 이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 이정협(등번호 18)은 3년 전 2015 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깜짝 발탁돼 본선을 통해 A매치에 데뷔했다. 6경기를 소화하며 2골을 넣고 준우승을 도왔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지난 15일 경기도 용인 경희대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2018 미소(MISO) 자선축구 현장에서 시즌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온 이정협과 만나 두 신예의 잠재력에 대해 물었다.

이정협은 “대표팀에 갈 때마다 항상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훈련할 때도 그런 마음이 컸고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며 4년 전 처음으로 대표팀에 입성했던 때를 떠올렸다.

당시 이정협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14시즌 K리그1(프로축구 1부) 상주 상무에서 25경기 4골에 그쳤던 그였기에 이러한 논란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러나 수비적 역할을 마다하지 않으며 동분서주한 그는 대표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자리잡았고 지난 시즌에는 부산 아이파크에서 7경기 연속골을 터뜨렸고 그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일본에도 진출할 수 있었다.

아직은 소속팀에서 막내 축에 속하는 조영욱과 한승규 또한 이러한 신데렐라 스토리를 꿈꾼다. 이정협은 “조영욱과 한승규의 경기를 많이 보면서 어린 친구들답지 않게 자신감도 좋고 영리하게 공을 찬다고 느꼈다. 어리지만 충분히 두 선수도 아시안컵에 갈 수 있는 실력”이라며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한승규는 올 시즌 신인상 격인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그는 올 1월 2018 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김봉길호’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함부르크SV),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등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을 경험했던 해외파가 가세한 공격진의 경쟁은 치열했고, 한승규는 자리를 내줘야만 했다.

 

▲ 지난 3일 K리그 어워즈에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한승규(왼쪽)는 이튿날 성인 대표팀에 처음 소집되는 겹경사에 올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탈락의 아픔이 약이 됐을까. 한승규는 후반기 맹활약을 펼쳤다. 득점 3위 주니오(22골)와 이근호, 김인성, 황일수 등 국가대표급 선배들 틈에서도 리그 31경기에 나서 5골 7도움을 올렸다. 울산은 한승규의 활약에 힘입어 후반기 상승가도를 달렸다. 리그 3위로 마치며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따냈고 대한축구협회(FA)컵 준우승에 올랐다.

조영욱은 프로 첫 해를 보냈다. 지난해 국내서 열린 2017 FIFA U-20 월드컵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뛰며 두각을 나타냈다. 올 시즌 극도의 부진에 빠진 서울에 입단, 30경기에서 3골 2도움을 올렸다. 기록은 아쉽지만 중앙 공격수와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가리지 않고 팀이 필요로 하는 자리를 소화했다.

한승규와 마찬가지로 U-23 챔피언십에서 주전으로 활약했지만 아시안게임 무대는 밟지는 못했다. 그러나 후반기 U-19 챔피언십에선 4골을 뽑아내며 전세진(수원 삼성)과 U-20 월드컵 본선행을 쌍끌이했다. 소속팀에서는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는 등 프로 데뷔 원년에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 만 19세인 조영욱(사진)은 2단계를 월반해 성인 대표팀에 입성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승규와 조영욱은 시즌 막바지 발표된 아시안컵 대비 소집 훈련 명단에 포함돼 울산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승규는 드리블 능력을 바탕으로 공간 침투력이 좋고, 예리한 패스와 골 결정력까지 두루 갖췄다. 조별리그에서 수비적으로 나올 상대 밀집 수비를 파헤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조영욱은 영리하게 공을 차는 스타일로 1, 2선 전 포지션이 소화가능하다. 실제로 올 시즌에도 각급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많은 포지션을 소화했다. U-19 대표팀에 해당하는 나이지만 2단계 월반해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만큼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전지훈련 ‘스파링 파트너’를 넘어 신데렐라가 되겠다는 각오다.

물론 현재 대표팀에선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그리고 벤투 부임 이후 A매치를 소화했던 선수들이 경쟁에서 한 발 앞서 있다. 하지만 10일간 집중훈련에서 존재감을 어필한다면 이번 대회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일 오전 U-23 대표팀과 연습경기를 치른다. 같은 날 오후 아시안컵 최종 명단이 발표된다. 한승규와 조영욱이 4년 전 이정협처럼 벤투호에 승선해 신데렐라 후보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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